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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리웹에 올라온 동물의숲 북미판 유저의 글을 읽고 으햣 소리를 절로 질렀다.

이거, 무지 심각하다.


불법 만능 에디터 사용자의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무한로딩의 늪에 빠지거나 옷가게에 들어가면 화면이 새까맣게 변해요 식의 이야기는 예전부터 있어왔고, 에디터 배포자도 그 점을 사전에 경고를 해왔다. 게임의 재미 반감은 사실상 두 번째다. 세이브 파일 원본이 훼손되면 초기화밖엔 방법이 없다. 두 달이고 석 달이고 차곡차곡 쌓아둔 파일이 삽시간에 공중분해되는 것이다.


빨간장미의 코드가 501R이고 검정장미의 코드가 500R, 황금장미의 코드가 510R라고 단순하게 가정을 해보자. 에디터로 빨간장미 코드를 5010R로 잘못 고치면 null이 강림하게 된다. 이것이 어떤 효과를 가져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집앞으로 건물이 나타나 당신은 영원히 외출을 못 할 수도 있다. 삽으로 땅파기가 아예 불가능해지거나, 특정 아이템이 목록에서 증발할 수도 있다. 심즈2에서 우체통이 사라지고, 산 고양이가 땅에 파묻히는 증상과 마찬가지다. 말썽이 된 핵을 지우지 않는 이상 게임은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문제는 뭐가 발원성 핵인지 파악이 어렵다는 거다.


여기서 정품 사용자는《불법기기 사용자니까 마을이 망해도 어쩔 수 없지》라는 차가운 반응을 보였는데,「내가 가지고 있는 닌텐도가 이상혀요」라는 호소에 회원레벨 강등조처가 내려졌을 정도라는 건 다 아는 사실. 짝퉁은 그에 걸맞는 대우가 있다. 따라서 이게 뭐늉? 흥분할 꺼리도 안 된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와파의 기능으로 네트워크를 따라 짝퉁 아이템이 전파되면서《불량코드》역시 퍼지기 시작했다는 거다. 일부 에디터 사용자들은 황금 아이템이나 마리오템 같은 희귀성 아이템을 무한 복제해서 비싼 가격에 팔아치웠다. 더러는 선심을 쓰는 척하며 무료로 나눠주기도 한 모양이다. 이걸 잘 모르는 정품 사용자들은 기쁜 마음으로 자신의 마을에 발원성 핵을 안고 돌아갔고, 게중 일부가 null님을 강림시켰다. 속칭《마을이 썩었다!》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그리고 다시 이들 정품 사용자가 와파에 접속... 이하생략.


두 명의 선원부터 시작해서 미국에 에이즈가 번진 것과 흡사하구나 생각한 건 나 혼자인가.

에디터를 사용해 성별이 뒤바뀐 동물들이 와파를 타고 마을에 마을로 이사를 다닌다고 해보자.

어떤 문제점을 불러올지 아무도 모른다. 별 문제가 없다면 다행이지만 코드가 속수무책으로 뒤엉키면 눈물을 머금고 마을을 초기화 시켜야 한다. 더 이상 불법기기 사용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러시안 룰렛은 이미 시작되었다.

당신도 모르는 사이에 눈에는 보이지도 않는 발원성 핵이 마을에 침투할 수 있다.

Posted by 미야

2008/04/16 09:46 2008/04/16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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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엘리바스 2008/04/16 12:40 # M/D Reply Permalink

    와파 아직 안샀는데;;;
    무섭네요~

  2. 미야 2008/04/17 20:16 # M/D Reply Permalink

    저도 아직 구입을 안 했는데요... 안 사려고요.
    http://ruliweb.empas.com/ruliboard/read.htm?main=animal&table=gr_animal_qa&page=1&find=name&ftext=까니&time=0&num=3787
    이거 읽어보면 억 소리 나와요.

  3. 2009/11/30 20:21 # M/D Reply Permalink

    저도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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햐쿠닌잇슈를 전부 외운다고 뽐내듯 선언한 소녀에게 주위에 있던 아이들이 와, 진짜? 대단한데 하고 경탄하는 것을 미쓰노리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두리번두리번 둘러보고 있었다.
미쓰노리는 이제 초등학교 4학년 후반에 접어들려고 하지만, 이미 에도 시대까지의 고전을 거의 전부 외우기 때문이다. 그의 집에서는 당연한 일이었으므로, 그는 주위 아이들도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이곳으로 이사왔을 때, 왜 그런지 부모는 절대 다른 사람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면 안 된다고 단단히 다짐을 받았다.
"왜 말하면 안 되는 건데?"
현관문을 열고 집안에 들어서자마자, 그는 책가방을 등에 맨 채 안을 향해 불만스레 소리쳤다.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니?"
먼저 돌아와 아카네 앞에 앉아있던 누나 기미코가 장지문을 열고 복도로 상반신을 내밀더니 미쓰노리를 흘겨보았다. 그 무서운 눈초리에 미쓰노리는 한순간 주춤했지만, 그래도 제 깐에는 열심히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설명했다.
"너 바보니? 그러다 죽는다."
기미코는 싸늘한 눈으로 미쓰노리를 깔보듯 쳐다보았다.
"어어, 왜. 걔는 그렇게 칭찬받았는데."
미쓰노리는 모두들 치켜세워주자 우쭐해서 상기되어 있던 소녀의 얼굴을 떠올리며 반문한다.
"그렇다고 학교에서 헤이케모노가타리를 줄줄이 암송하진 말아줘. 내 말 잘 들어. 일본은 민주주의 국가란 말이야.
민주주의라는 건 즉 다른 사람보다 쓸데없이 더 많이 가지고 있음 안 된다는 뜻이야. 알겠어?"


민주주의란 그런 뜻이라고 합니다. 헷갈리지만 그런 것도 같군요.

Posted by 미야

2008/04/12 23:22 2008/04/12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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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코돌 - 홀리나이트

크항. 나더러 어쩌라는 거야. 눈이 휘둥글 벌어지는 플래티넘 실버, 그리고 산타 드레스... 허억, 허억. 저 오묘한 표정! 아름다운 각선미!

세키구치 모모코의 홀리 나이트. 가격은 128,000원이고 다수의 판매 사이트에 입고가 되었다.

지르고 싶어라.
하지만 비싸구리.

머리 리본이 검정색인 건 마음에 안 든다.

Posted by 미야

2008/04/10 14:53 2008/04/10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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