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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급여 신청하러 갔다가

실업급여를 신청하기 위해 고용안정센터를 방문했습니다.
예전에는 근방 부평역에 있었는데 지금은 계양구까지 가야 해서 제법 불편했습죠.
각설하고 부정수급에 대한 주의사항을 말씀하신 분의 내용에 오랜만에 낄낄거리고 웃었습니다.
당사자가 된다면야 당연히 웃을 일은 아니죠. 실업급여가 취소되는 건 물론이거니와, 곱하기를 해서 토해내야 하는데다, 상황에 따라선 검찰 조사까지 받는 일도 생긴다고 하니까요.

제가 웃은 부분은 이겁니다. 자진 퇴사를 한 경우에는 수급 자격이 없는데요, 이걸 회사 동료에게 (4대보험 신고 담당자겠죠?) 잘 부탁한다고 해서 회사 사정으로 퇴사 사유를 고친다거나 하는 일이 있습니다. 이런 은밀한 일이 어쩌다 들통날 것 같습니까? - 설명회에 참석한 공무원이 지친 투로 마이크를 잡고 회중에게 물었습니다. 설명으로는 1시간 전까지 부정수급으로 말다툼이 심하게 있었답니다. 머리카락까진 잡히지 않았어도 지친 기색이 역력하더군요.

- 제보가 있거든요. 제보가 있는 겁니다.

게중에는 이러저러하여 요로콩하니 이러저러 우짜꽁 기타등등 사연을 적어 같은 회사 직원에게 보낸 전자 메일을 고~대로 출력해서 갖고 오시는 분도 있답니다. 일용직 근로자의 경우엔 술좌석에서 "눈먼 돈" 이야기를 흘렸다가 회식 자리에 있던 분이 나중에 전화를 걸어 "제보하겠습니닷" 이러는 일도 흔하다고 합니다. 그럼 발칵 뒤집어져서 "누가 날 찔렀어~!!" 난리가 나는데 제보자의 신원이 공개되지 않는 관계로 앙금이 더 커지는 일도 있다고 하네요.

결론 : 믿을 놈 아무도 없어
- 긍정적인 일인지, 아님 부정적인 일인지... 구분이 잘 안 가네요. 그래도 나랏돈이니 엄중하게 관리되야 하겠죠.


*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다음 아고라에서 "나영이 성폭행사건" 청원에 서명 부탁드립니다. 9세 여아가 처참하게 성폭행당하고 망가진 장과 생식기 일부를 적출당했음에도 12년형이 선고되었을 뿐인데다 이놈의 미친 시키가 술 먹어 실수한 거에 중형이 웬 말이냐 항소를 한답니다.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id=82124

Posted by 미야

2009/09/28 23:41 2009/09/28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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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티티캣 2009/09/29 19:53 # M/D Reply Permalink

    아~ 나영이 사건.. 저도 보고 분노를 금치 못했는데요..
    불행하게도 지난 24일에 대법원 확정 판결이 12년형으로 났답니다.ㅡㅜ
    써글놈의 나라..

    이 노무 나라는 어째, 술에 대해 저리 관대한건지..
    판결내린 판사는 지 딸이 당한 일이어도 저리 양형을 내렸을 까요?
    그러면서도, 중형이라나, 뭐라나.. 하고 있으니.

  2. 식흐 2009/10/03 11:10 # M/D Reply Permalink

    아아 ㅡㅡ
    그놈은 도대체 뭐죠.. 나영이는 살아도 평생 기계장치 달고 살아야 되고 동정여론도 잠시뿐, 차별당하면서 자기 불쌍하다 보는 시선들 견뎌내야 할텐데.. 외국은 합의하에 미성년이랑 해도 40년이구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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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아빠의 비밀 통장

마음이 어지러울 적엔 몸을 움직이되, 단순 노동을 공략하라 - 집청소를 하면서 트럭으로(농담) 잡동사니를 버렸습니다. 출판년월이 1960년대인 썩은 책들과 스크랩한 누런 신문들, 오빠가 공부한다면서 샀던 책들, 자료랍시고 모아뒀다가 그 효율성을 상실한 채 잊어버린 자료들이 잔뜩 쏟아져 나와서 속칭 돌돌이라고 하는, 거 뭐랄까, 구루마... 하여간 바퀴 달린 바구니에 세 번씩 실어다 재활용 수거통에 던졌습니다.

이 와중에 오래된 통장이 책갈피에서 떨어졌는데요.
잔액이 500,000원이 좀 넘습니다. 평화은행이면 지금은 합병되어 없는 은행이군요.
오마나. 아빠의 용돈 통장이닷~ 비자금 통장이구놔~
그런데 잔액이 전부 있는 건지 확실하진 않습니다. 마지막 기장일이 1996년이거든요.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지금은 우리은행이라고 합디다.
우리은행에 전화를 걸어 사정을 설명하고 물어봤습니다. 상당원이 에~ 또~ 연속하십니다. 저도 답답합니다. 비밀번호 모르죠, 주민등록번호 말소되었죠, 통장 잔액조차 아리송하죠.
엄마도 옆에서 에~ 또~ 연속하십니다. 세상에. 갑자기 돌아가신 탓도 있겠지만 쇼크로 우울증에 빠져 유품 정리를 끝까지 안 하신 겁니다. 아빠 물건을 모아둔 서랍을 뒤져 이번엔 오래된 신한은행 통장을 보여주시는데 거기에 생뚱맞은 100,000원이 찍혀 있습니다.

- 어쩌라굽쇼?
- 있는지 알아보고 있음 찾자.
- 어뜩게요?
- 가족이면 여러 증명서를 가져가서 찾을 수 있어. 포기하기엔 푼돈이 아니잖니.
- 이보십시다. 10년이 넘었잖아, 10년이!

엄마 성격이 내 성격이라는게 여기서 증명되는군요. 봉인해두고 여기까지 끌고 오다니.
아빠의 여권이라던가 수첩 같은게 여전히 서랍에 굴러다니고 있는데 말이죠... 시간이라는 건 흡사 마법 같군요. 어제가 오늘이고, 오늘은 다시 어제가 된 듯한 이상한 기분입니다. 불혹이 지난 아빠의 사진은 내가 모르는 사람처럼 보입니다. 아빠가 쓰던 가계부(...)도 발굴해서 봤습니다. 남자의 다이어리는 터프하군요. 영수증 붙이고 "냉장고 대금" 이러고 끗. 아무리 게을러도 나도 그렇게는 하지 않았다고요, 아부지...

Posted by 미야

2009/09/22 16:54 2009/09/22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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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엘리바스 2009/09/23 02:19 # M/D Reply Permalink

    그 시대의 아버님께서 가계부를 쓰신다는게 오히려 얼마나 놀라운 일입니까..^^;

    거 참.. 그렇군요.. 돌아가신 분의 계좌금액이라니..

    그래서 우리나라 은행에는 돈을 넣어놓고 찾아가지 않은 돈(휴면예금)만 해도 1조원이 넘는다지 뭡니까.

    아 놔.. 그럼 은행들은 그 돈 다 자기들이 날로 먹는건가..ㅠㅠ

    ps. 휴면예금을 조회하려면 인터넷으로 주민번호와 이름만 넣어도 된다지만 아버님께선.. 그렇군요.. 어렵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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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는 약자

오늘로 땡하고 돌아왔습니다.
다음은 구구절절 신세한탄이니 골치 아프다 생각되는 분들은 패수 플리즈.



방긋방긋 웃으며 일찍 나와야지 하는 굳건한 맹세는 아침부터 쏟아지는 빗줄기에 씻겨 흔적도 없이 떠내려가고 펑펑 울다 가방 쌌습니다.
어차피 떠나는 사람이니 빈말이라도 그동안 고마웠다, 이렇게 일이 되어 섭섭하다 인사를 하고 좋게 헤어지면 되는 거 아닌가요?
똑똑하게 굴어 재수 없었답니다. 그런 주제에 왜 일찍 나가느냐며 시간 다 채우고 나가라는 겁니다. 퇴직하는 마당에 밥을 사라는 분위기까지 만들고 (미친놈.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분위기냐), 비가 악수같이 쏟아지는데 점심도 못 먹은 제가 휴지에 얼굴 파묻고 펑펑 울고 있으니까 보기 싫다며 이제는 말을 바꿔 빨리 나가랍니다. 생활이 어려워 나가는 입장에 제 급여를 빨리 달랬더니 도장은 찍어놓고 결재 보고까진 안 올렸답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경우가 없댑니다. 경우가 없음 도장은 왜 찍었누... 서류를 돌려보내고 급여 날 이전까진 안 된다고 사전에 말을 하던가. 병신 새끼. 그러면서 노동법에 퇴직후 14일 안에만 지급하면 되는 거라면서 별 것도 아닌 일을 두고 소란 떤다고 합니다. 그래서 10일에 얘기를 해서 21일에 관두게 하는 건 법에 맞는 거냐 쏘아붙였더니 돌아오는 대답이 똑똑해서 재수가 없다고... 그러면서 인수인계는 틀림없이 다 했느냐고... 같은 사무실에서 월급 받고 일하는 입장이면서 퇴사하고 나가는 부하 직원에게 이게 뭔가요.

진정되면 돌아오겠습니다. 너무 울어 눈이 아프네요.

Posted by 미야

2009/09/21 21:27 2009/09/21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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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방문자 2009/09/21 22:00 # M/D Reply Perma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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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elsra 2009/09/22 00:32 # M/D Reply Permalink

    너무 재수없는 인간이 상대라 뭐라 해드릴 말조차 못 찾겠네요... 그 동안 저런 재수없는 인간이랑 일하느라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3. 비밀방문자 2009/09/22 07:44 # M/D Reply Perma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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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구피 2009/09/22 09:01 # M/D Reply Permalink

    아... 진짜 ...쓰레기였네요..재활용이 될까 모르겠습니다만..
    진짜 같이 일하느라 수고하셨어요.

  5. 비밀방문자 2009/09/22 11:43 # M/D Reply Perma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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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비밀방문자 2009/09/22 15:47 # M/D Reply Perma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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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비밀방문자 2009/09/26 21:29 # M/D Reply Perma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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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식흐 2009/10/03 11:15 # M/D Reply Permalink

    나잇살 처먹은 놈이 더 무개념이군요 ^^:;
    정말 니킥을 먹여도 모자랄 판인데요.. 죽 읽어보니 그간 견뎌내신 게 한둘이 아닌 것 같네요. 고생하셨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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