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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타기 중 불펌 우연히 발견하고

2004년도에 저질렀더군요. 이미 과거니까 할 말은 없으나...
불펌 금지라고 그렇게 외쳐도 소용이 없고오오~!!! 이보라오, 동무! 동무는 한글 못 읽나?!

골쪽방의 모토는 예전부터 "혼자서도 잘 놀아요" 이고, 그리고 "눈 썩는다 외쳐도 아무도 상관하지 않아" 라는 겁니다. 17금이든 19금이든 블라인드 되거나 비번으로 가려져 있는 글들이 없어요. 비공개 글들은 블로그가 아니라 고유 제목의 HTM 문서로 되어 있고요, 이건 2000년에 골쪽방이 홈페이지 스타일로 시작했기 때문인데 당시엔 게시판 사용이 좀 어려웠죠. 블로그 형식이 나온 건 그보다 훨씬 뒤고요.
HTM 문서를 블로그나 게시판으로 옮기는 작업을 하던 도중 에라 모르겠다 이러고 뒤로 벌렁 넘어가버렸기 때문에 어중간하게 붕- 떠버린 거구요... 그래서 기본적으로 비공개는 없는 겁니다.

음..........? 공개 설정 여부는 스크랩과는 관계가 없나?

하여간 부끄러워 죽겠어요. 자료는 어지간하지 않는 이상 폭파는 시키지 말자 생각은 하고 있는데 이건 학생 시절에 쓴 일기장이 인터넷상으로 마구 돌아다니고 있다는 그런 기분이랄까, 헐헐헐... 재밌다고 생각되면서도 유치뽕짝환~타스틱 그 자체더라고요. 내가 이런 생각을 했었구나, 이런 기분이었구나, 이런 묘사를 사용했구나 기록으로 다 남은 건데...;; 그게 막 돌아댕기는 걸 보면 진짜 부끄러워 얼굴을 못 들겠음.
게다가.
나라는 녀자는 정말 버닝 잘 하는 녀자임.
죽고 싶어, 죽고 싶어, 좋아서 죽을 거 같아 맨날 외치고...;;
그 버닝의 흔적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부분에서 "우아함" 과는 담 쌓았음...

생각해보니 제가 죽어도 이론상으로는 발작의 흔적이 안 없어지겠네요.
본관이나 이곳 별관(블로그)는 계약이 끝나는 시점에서 업체에서 파괴를 해버리겠지만 불펌된 자료들이라던가 하는게 안 지워지니까요. 으아... 그건 좀...;;

Posted by 미야

2012/05/09 09:09 2012/05/09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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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 of interest (4)

감정의 동요는 곧 손가락의 떨림으로 이어졌다.
차라리 주먹을 쥐고 있을 걸 - 습관대로 손을 올려 안경테의 위치를 바로 잡으려 한 핀치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무의식적 행동을 저주했다. 미세한 경련은 자판에 손을 올려놓았을 때보다 한층 더 두드러져 보였고, 말 그대로 바들바들 떨면서 콧잔등 위에 걸쳐진 안경을 매만지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꼴사나웠다.

『핀치.』
『별 거 아닙니다. 피곤해서요. 아무래도 비타민이 부족한가 봅니다.』
고용주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기 좋아하는 리스에게는 몸이 피곤해서 그런 거라며 에둘러 변명했다. 아무렴, 자조하듯 웃으면서「알아차렸습니까? 곤란하네요. 아무리 노력해도 포커페이스를 유지한다는 건 참 힘들군요」이럴 수는 없지 않은가.
다행스럽게도 리스는 무례한 사람이 아니라서 피곤할 적엔 따뜻한 차를 마시는게 좋습니다, 등등의 말들을 주워대며 짐짓 속아주는 척했다. 뿐만 아니라 실제로 차를 가져오기도 했다. 설탕 한 스푼을 넣은 티백 녹차였다. 그리고 리스는 핀치가 차를 다 마실 때까지 고용주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핀치가 혼자 있을 수 있도록 자리를 비켜주었다.

물론 차 한 잔 마실 시간 만큼의 배려였다. 이후 참을성이 바닥났다는 표정으로 다시 등장, 이번에는 물러서지 않고 뭔 일이 있느냐 고집스럽게 캐묻기 시작했다.
『핀치.』
발자국 소리도 내지 말고 등 뒤에서 접근하는 건 반칙입니다, 리스 씨.
핀치는 미간을 찌푸리는 것으로 전직 CIA 요원의 사람 놀래키는 행동을 비난했다.
『무슨 일이긴요. 다리가 아파서 그럽니다. 젊은 사람은 이해를 못하겠지요.』

이건 아주 거짓말은 아니다. 따라서 불만스럽게 꾹 다물어진 리스의 입술이 살짝 풀렸다.
『다리가 아프다는 양반이 3층까지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합니까.』
『그럼 어쩌라고요. 걷지 말고 날아다닐까요.』
『클락 켄트(수퍼맨)의 망토를 빌려 입으라곤 하진 않았어요. 당신에겐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잘 아니까. 제 말은 승강기를 복구하는게 좋겠다는 거예요. 전기와 수도가 끊기지 않았는데 승강기도 작동하게 하면 되잖습니까.』
『그렇게까지 하자면 남의 눈에 띕니다, 미스터 리스.』

버려진 것들에게는 이름이 없다. 물건이든, 장소이든... 혹은 사람이든.
뉴욕시에서 예산 부족으로 폐쇄를 명령했던 도서관 역시 그래서 이름이 없다. 저평가되어 지역 저축 은행에 헐값으로 매각, 이후 부동산 가격 폭락으로 부동산에 투자한 저축 은행 또한 도산하자 이도저도 아닌 상태에서 도서관은 껍데기만 남은 유령 건물이 되어버렸다.
핀치는 이곳을 림보 같은 곳이라고 표현한다. 지옥와 이승의 애매한 경계... 천국에 가지 못한 어린 아이들의 영혼이 최후의 심판 전까지 안식을 취하는 장소...

핀치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영혼들은 정기적 안전 검사를 실시할 전문 인력이 뭔지 모를 것이고, 전기 요금 고지서를 염려하지 않아도 되겠지요. 그런 건 살아있는 인간들의 걱정거리니까요. 덧붙여 기록으로 남는 흔적이고요. 그리고 그건 누군가 눈여겨보는 수고를 들인다면 특별한 의미를 찾아낼 정도의 흔적이겠지요. 그래서 만약 누군가 그 흔적을 발견한다면, 당신과 저는 그다지 달갑지 않은 상황에 처하게 될 겁니다.』
리스는 수긍했다.
『별 수 없이 클락 켄트더러 망토를 빌려달라고 해야겠군요.』
예절바르고 사려심 깊은 그는 같잖은 농담을 껄떡대면서도 웃지 않았다.
핀치는 그런 그의 꽉 막힌 부분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국경지대의 유전을 놓고 수단과 남수단이 전면전 양상을 띄고 있는 것을 그쪽이 왜 걱정하고 있는 건지는 설명이 되지 않네요... 혹시 헤그리드 유전에 투자한게 있는 건가요? 아니면 달리 다른 이유라도...?』
꽉 막힌 부분만 문제가 아니다. 리스에게는 다른 부분에서도 문제가 많았다.

존에겐 거짓을 말하지 않겠다고 처음부터 약속했다.
그러나 그 약속은 이쪽에서 미주알고주알 뭐든지 다 말해주겠다는 것과 같은게 아니다.
어느 누구에게도「말하고 싶지 않은 부분」은 분명 있고, 그것은 리스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리스가 자신의 뒤를 캐고 있다는 건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래서는 안 되는 거다.
머리 속에서 수십 개의 질문들이 회오리치면서 멀미와도 비슷한 증상을 야기시켰다.
어디까지 알고 있는 겁니까. 당신이 날 미행한다는 거 알고 있어요. 나에게 관심을 가졌으면 가졌지, 수단으로 떠난 월 잉그램의 존재까지 알아내서는 안 되는 거예요. 나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어요. 나는 지금 너무나 불편해요, 속이 안 좋아요. 나는 지금 당장 의자에 앉아야 해요.
현기증에 고통받으며 체중을 기댈 수 있는 의자 등받이를 더듬었다.

『왜 그런 질문을 하신 건지 묻지 않겠습니다. 어쨌든 리스 씨와는 관계 없습니다.』
그는 비밀스러운 사람이다.
건드려선 안 되는 영역을 제3자에게 침범당하는 건 원치 않는다.
그 누구라도 가까이 오게 두지 않았다. 접근하려는 자는 격퇴될 것이다.
왜 그걸 몰라주느냐고 눈빛으로 물었다. 어쩌면 핀치는 울상을 짓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리스는 표정이 없었다. 그는 기뻐할 적에 기뻐하지 않고, 슬플 적에 슬퍼하지 않도록 훈련받았다. 감정이 폭발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 잘 제어했다.
『현지 시각 5월 2일에 유엔 안보리에서 48시간 안에 전투를 중지하지 않으면 경제 제재를 하겠다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어요. 그쪽 사람들도 경제 제재가 뭔지는 잘 아니까 급한 불은 곧 꺼질 겁니다.』
『그.러.니.까. 리스 씨와는 상관이 없다니까요.』
『제겐 여권도 있답니다. 잘 만들어진 가짜이긴 하지만요.』
『무슨 소리를 하는 겁니까. 여권이라뇨. 수단으로 비행기라도 타고 가려고요?』
『글쎄요. 단순히 기분 전환을 위해 관광을 하러 가고 싶은 것일 수도 있죠. 아니면...』
『아니면... 뭐요.』
『당신이 거액의 기부금으로 후원하고 있는 MSF(국경없는의사회) 수단 지부를 둘러보고 올 수도 있죠. 그곳에 있는 의사 선생님들이 안전하게 잘 있는지가 궁금해서요.』
핀치는 이를 악물고 대꾸했다.
『됐네요, 정부군이든 반군이든 MSF 사람은 안 건드려요.』
『호오, 그거 참 좋은 이야기네요. 잘 되었어요. 걱정 꺼리를 덜었으니까요.』
리스는 여전히 표정 없는 얼굴로「슬슬 일이나 하러 갑시다」종용했다.

Posted by 미야

2012/05/07 13:44 2012/05/07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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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 of interest (3)

엘리어스 -> 일라이어스로 표기를 변경합니다.


미겔에게는 과거 열 두 명의 아버지와 열 네 명의 어머니가 있었다. 물론 그들 전부가 자신의 DNA와는 관련이 없었다. 그는 코흘리개 시절부터 아동 보호소에서 연계해 준 위탁가정을 전전하며 살아왔고, 약을 구하기 위해 함부로 몸을 팔았다던 친모는 미겔이 걸음마를 배우기도 전에 거리에서 감쪽같이 증발하고 말았다.
혹자는 갚아야 할 빚이 무서워 맨발로 달아난게 틀림없다며 입방정을 떨었지만 미겔은 본능적으로 알았다. 여자는 파리처럼 죽은 것이다. 시체조차 못 남기고.

누구에게도 정을 붙이지 못한 미겔은 잡초처럼 거칠게 성장했다. 열 두살이 되었을 적에 처음으로 사람을 위협해 현금이 든 지갑을 빼앗았다. 1년 뒤엔 편의점에 들어가 점원을 주먹으로 마구 팼다. 냉장고를 열고 한 다스의 맥주만 챙겨 나오면 되는 거였지만 미겔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일부러 일을 복잡하게 만드는구먼...」소년에게 맥주를 훔쳐오라고 시킨 스트리트 갱 패거리들은 혀를 내둘렀고, 미겔을 붙잡은 경찰관은 싹수 노란 물건이 튀어나왔다며 인상을 찌푸렸다.
- 에스컬레이터로 살인까지 하고도 남을 놈
추측은 그리 틀리지 않아 미겔이 사람을 총으로 쏜 건 열 아홉살 때의 일이다.

『그거 참... 그렇다면 지금은 미겔은 조직에서 중간급 간부쯤 되겠군요.』
리스는 핀치의 추측을 정면에서 부정했다.
『그럴 리 없습니다, 핀치.』
『에? 어째서요?』
『조직의 우두머리는 근육이 아니라 두뇌입니다. 여차하면 주먹을 날리는 행동 대장은 그들의 손이나 발에 불과한 거죠.』
그렇게 말하면서 리스는 손가락으로 자신의 핏줄 도드라진 왼손을 가리켰다.
『손이나 발입니다. 심지어 몸통도 아닌 거예요.』

자신을 제어하지 못하는 자는 성공하지 못하는 법이다. 그리고 인정도 못 받는다.
조회되는 그의 범죄 경력은 미겔이 분노 조절에 실패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주먹질하고, 부수고, 다시 주먹질... 딸각 소리를 내며 마우스를 클릭하자 기가 찰 정도의 몰골을 한 미겔의 얼굴 사진이 화면에 떴다. 실핏줄이 터진 왼쪽 안구는 퉁퉁 부어 절반은 감겨 있다. 입술이 찢어지고 코가 부러졌다. 여럿에게 둘러싸여 집단 폭행이라도 당한 듯하다. 핀치의 입이 헤 벌어졌다. 이건 흡사 할로윈 데이를 축하하며 좀비 분장을 한 사람 같다 - 그것이 핀치의 감상이었다. 그러면서도 턱을 바짝 당기고 사진을 찍어 나름 으스대려 노력하고 있으니 부조화도 이런 부조화가 없다.

『엄청난 싸움이었나 보군요. 이겼을까요, 아님 졌을까요?』
순수한 호기심에 다시 키보드를 두드려 몇 가지 다른 기록들을 찾아냈다. 약 30초 정도 뒤, 핀치는 감탄사로 여겨지는 짧은 숨을 내쉬었다.
『오, 꽤 선전했는데요. 세 명의 건달을 병원으로 보냈어요. 그 중 한 명은 불구가 되었고요.』

리스는 라이오넬로부터 전달받은 따끈따끈한 경찰기록 카피본으로 눈을 돌렸다. 1대 3으로 붙어 한 명을 불구로 만든 것 정도로는 선전했다고 하긴 어렵지 - 라는 속 생각은 조용히 삼킨 채 말이다.
『최소한 이 친구는 약물 소지죄로 체포된 적은 없군요.』
『네... 확실히-』핀치의 눈동자가 글자를 쫒아 좌우로 빠르게 움직였다.『그는 마약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미스터 리스. 약물 검사는 깨끗하군요. 그리고 감방에서 마약 밀거래를 하려던 동료 죄수를 보란 듯이 폭행하기도 했네요. 손가락으로 눈을 찔렀어요.』
눈을 찔렀다는 것은 미겔이 작정하고 선방을 날렸다는 의미다.
리스는 턱을 문지르며 여러 가지 가능성을 저울질했다.
『흠... 자기 구역에서 마약을 거래했다고 응징한 걸까요?』
『그건 모르죠. 어쨌든 덕분에 형기가 1년 늘어났어요.』
『그래서 출소일은 언제였죠? 핀치.』
『8개월 전입니다.』
그리고 그 8개월의 시간이 흘러 기계는 미겔의 아홉 자리 숫자를 인식했다.

순간 핀치는 평소와는 미묘하게 다른 리스의 분위기를 읽고 당황해버렸다.
이런 건 달갑지 않다 - 라고 해도 이미 저질러버렸으니 난감하다. 전직 특수요원답게 리스의 표정은 그리 풍부하지 않다. 적진에서 암약하는 요원들은 기쁨을 기쁨으로 여기지 않고 노여움을 노여움으로 여기지 않도록 자신을 단련한다. 적의 목을 단번에 비틀어 부러뜨리는 법을 몸에 익히듯 자신의 마음 역시 반으로 접어 부러뜨리는 법을 학습하여 배우는 것이다. 그들은 껄껄 웃지도 않으며, 통곡하며 우는 법을 잊는다. 희노애락이라는 걸 부숴버리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훈련을 받은 자의 감정 기복을 어렵지 않게 알아차릴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사고 후유증으로 굳어버린 핀치의 목과 어깨가 한층 더 뻣뻣해졌다.

리스는 눈치가 빨랐다. 어색하고 애매한 미소가 그의 입가에 걸렸다.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아마 뒷통수를 긁적였을지도 모른다.
『이런, 이런. 이래서는 변명도 못 하겠군요, 핀치.』
『아, 아니...』
『솔직히 말하죠. 미리 말해두는데 나는 당신이 고집하는 규율을 존중하고자 무척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피아든, 폭력배든 그들 역시 두 번째 기회를 가질 자격이 있지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나에게도 고집하는 규율이라는게 있습니다. 나는 두 번 다시 일라이어스 같은 자를 돕지 않을 것입니다.』
강조하여 다시 한 번 더 반복하여 말했다.
『일라이어스 같은 자는 돕지 않을 겁니다. 혹시라도 미겔이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면... 나는 방관할지도 모릅니다. 당신이 그러면 안된다고 주장해도요.』

기계는 피해자와 가해자를 구분하지 못한다. 위기에 처했거나 - 혹은 위기를 조성하거나.
다행스럽게도 대다수의 경우 악당은 악당답게 보였고, 선량한 시민은 선량한 시민으로 보였다. 그러면 리스는 악당의 무릎에 총알을 하나하나 박아 넣는 것으로 선량한 시민을 보호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기계는 그다지 똑똑한 편이 아니었고 - 핀치의 눈매가 거칠어졌다 - 더불어 사람 또한 흑백의 두 부류로 정확히 나뉘어지지 않았다.
오늘의 피해자는 내일의 가해자 - 총격 사건의 목격자로 알려져 목숨이 위태롭던 학교 선생님을 도왔는데 알고 봤더니 그 선생이란 작자는 교육자의 탈을 쓴 신흥 세력으로 떠오르던 조직의 보스 - 0과 1로 구축한 컴퓨터는 이러한 딜레마까진 계산하지 못했다. 판단하는 건 오로지 인간의 몫인데 여기서 실수하면 부수적인 피해가 감소하기는커녕 무슨 역병처럼 증가해버린다.

핀치가 두 팔을 벌리며「나도 일라이어스가 싫어요!」라고 외쳤다.
『그치만 미겔 이 친구는 척 봐도 말썽꾼이잖아요. 다른 사람을 위험에 빠지게 만들 거라고요.』
『아마도요.』
『어딘가에서 강도질을 꾸며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는 여성을 다치게 만들지도 몰라요.』
『십중팔구 그럴 겁니다.』
『그런데 뭐가 문제인가요.』
『만의 하나라는 것 때문입니다, 해롤드.』
리스는 진심으로 근심하며 이마를 찌푸렸다.

그 미겔의 뒤를 밟은지 그리하여 사흘 째.
리스는 미겔이 임신한 어린 창부와 같이 합심하여 자신의 머리를 의자로 가격하려 한다고 알려왔다.
《포주의 아이를 가진 동양인 여잡니다.》
핀치는《지금 뭐라고요?》라며 정신없이 소리를 질러댔다.
왜냐하면 무선 통화기 저편에선 문짝이 부러지는 굉음과 같이 해서 격정적인 몸싸움을 벌이는게 분명한 기척이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덧붙여 쿠바 이민 3세 남자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에스파냐 어는 잘 모르지만 욕설인 건 확실했다. 그리고 간간히 여자는 내버려 둬, 영어로 외쳤다.
《미겔은 그 창부를 죽이라고 고용된 입장이었습니다. 지금은 마음을 바꿨지만요. 덕분에 선약금을 떼먹고 계약을 깨뜨린 거냐며 머리 꼭대기까지 화가 난 포주가 미겔의 목에 현상금을 건 상태입니다. 아, 미겔? 지금 건 자네에게 말한게 아니야. 그 여자랑 같이 달아나면 안 된다 내가 언제 그렇게 말했나. 그러니까 내가 지금 내 고용주와 통화중이라서... 아니라니까! 내 고용주는 매춘업과는 하등의 관계가 없... 응? 진심이야? 날 주먹으로 이겨보겠다고? 농담이겠지.》
이어서 와지끈, 우당탕.

『허.』
핀치는 두 눈을 꿈뻑꿈뻑 움직였다.
악!, 악! 이러는 비명 소리가 규칙적으로, 그리고 끊이지 않고 들리는데 그게 리스가 내는 소리가 아닌 건 분명했다.

Posted by 미야

2012/04/26 14:36 2012/04/26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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