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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 끗.
이럴 수는 없겠죠.
표지가 상당히 마음에 들어서 나름 충동구매를 한 책인데요, 상당히 재밌게 봤습니다. 사진에는 잘 안 보이지만 저 여자가 쥐고 있는 초에도 피가 흐르고 있어효. 그렇다면 이 책은 호러물인가. 아쉽지만 그건 아니예요.

어릴 적 기억이 없는 여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심근경색으로 돌아가신 그녀의 아버지가 남긴 오래된 열쇠와 낚시 배낭 속에 들어가 있던 손으로 그린 지도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도를 따라가 열쇠를 사용해야죠?
"나" 와 사야카는 집을 찾아가 그곳에서의 일을 추리하고 어릴적 기억이 상실된 그녀와의 연관성을 추적합니다.

뭐랄까, 잘 짜여진 어드벤처 추리게임 같아 단번에 몰입하게 되더군요.
"책상에 오래된 책이 보인다" "꺼내어 읽어본다" "인쇄일이 20여년 전의 것이다" "테이블에 커피잔이 놓여있다" "옷걸이에 양복이 걸려있다" "전기와 수도가 들어오지 않는다" "갑자기 사람이 떠난 듯한 냉기" "미쿠리야 유스케 군의 일기장" ... 호기심이 자극받습니다. 그리고 감춰진 비밀을 캐는 (감자도 아닌데) 쓴 맛이 강렬합니다. 이대로 영원히 덮어두어야 할 것 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파헤치고 싶어하는 욕망이랄까, 그리고 작가는 정말로 "끝까지" 파들어 갑니다.

작위적인 구석이 좀 있지만 그래도 빠르게 읽었습니다.
단, 가족에게 일어난 비극이 대를 이어 계속된다는 점은 찝찝하군요.

Posted by 미야

2008/12/09 18:34 2008/12/09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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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입문서... 라고 하면 대략 맞을까요? 상세하진 않으나 중요한 이야기들이 많이 적혀져 있습니다. 고양이에게 개사료를 먹이면 안 된다, 고양이는 사람이 먹는 우유는 소화해낼 수 없다, 타이레놀(진통제)을 먹이면 죽는다, 고양이가 배를 드러내고 눕는 건 배를 만져달라는 신호가 아니다, 기타등등. 고양이를 무척 좋아하는데 아직 키워본 적이 없어효, 이런 분들에겐 필독서겠네요.


어쨌거나 본문 중에서 침발 날리며 웃었던 부분.

지금 저한테 물어보는 겁니까?


고양이 변기 사용 문제에는 너무도 많은 환경적, 행동적 요인과 건강 문제들이 연관되어 있다.
그만큼 해결도 어렵다.
그렇다고 고양이에게 적당한 옥외 변소를 사용하게 하면 어떠냐고 질문한다면 그저 당황스러울 뿐이다.
그러나 이 "부적절한 배설 습간"과 관련해서 세인트루이스에 사는 내 친구만큼 부적절한 질문을 받아본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내 친구 데니스 클라우드 박사는 죽을지도 모르는 병으로 입원했던 적이 있다.
그는 카톨릭을 믿는 대가족의 가장이었는데, 병세가 어찌나 위독했는지 아내와 아내의 친구들이 병원 복도에서 철야기도를 하고 마지막 병자성사를 대비해 신부까지 불러왔었다고 한다.
그런데 온몸에 튜브를 꽂은 채 의식의 문을 들락날락거리던 그의 눈에 위쪽에서 언뜻 빛이 들어왔다. 누군가 그의 이름을 부르며 깨운 것이다. 하느님인가? 천만에.
그 사람은 자신을 간호사라고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클라우드 박사님, 저 기억하세요? 선생님 고객이예요. 이런 질문을 하기에는 적절한 때가 아닌 것 같지만 제 고양이가 변기를 안 쓰려 해요. 어떻게 하죠?"
클라우드는 머리를 흔들며 신이 혹 자신을 벌주려는 건 아닐까 의심했다.
지구상에서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이 고양이 변기 사용 문제에 답해주는 것이라니.
순간 그만 빛을 따라갈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지만 그는 결국 고양이 변기 쪽으로 생각을 돌렸다.
그는 간호사에게 펜과 종이를 침대 옆 탁자 위에 가져다 놓으라고 손짓하고는 그녀의 투실투실한 얼룩 고양이를 위해 치료법을 적어 주었다.
다행히 이 착한 클라우드는 회복해서 지금도 수의사로 일하고 있다.
그는 지금도 예약 서류에서 "고양이가 변기 사용을 거부함"이라는 문구를 만나면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 찌푸려진다고 한다.



1. 그 간호사, 변호사가 필요했을 것 같다.
2. 빛을 따라갈까 생각했대. 환장하겠어. 크하하.

Posted by 미야

2008/12/05 21:02 2008/12/05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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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 시리즈 명대사

올스타 프로젝트 3편에서 인공지능 컴퓨터 앨리스와 제임스의 대사입니다.
팜 시리즈 중에서 제가 무척 좋아하는 장면이고, 많은 걸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앨리스 : 제게 부탁이라는 것은?
제임스 : 나의 현 주소를 나타낸 모든 기록을 각 기관의 컴퓨터에서 체크해두었으면 해.
앨리스 : 현 주소? 경찰 교통과... 그런 곳의?
제임스 : 그리고 크리스마스 카드의 주소 쓰는 걸 도와줬을 때의 리스트를 기억하고 있겠지?
앨리스 : 물론이지요.
제임스 : 리스트의 친구 전원과 오거스 가의 동거인 전원의 공적 기록상 내 이름과... 반대로 CIA, FBI, 경찰, 그 외 조사기관에 있는 나의 관계자 리스트 안에서 그들의 이름을 체크해둬. 그리고 장래 내가 당국에 체포될 경우에 체크된 전 정보를 기록에서 소거해줘.
앨리스 : 곧 체포될 예정이 있나요.
제임스 : 이쪽이 예정하고 있는 건 아니야.
앨리스 : 하지만 준비하고 있어요. 당신은 오거스 가와 주변 사람들을 지키려고 하고 있어. 이 일에는 뭔가 음모가 개입되어 있는 건가요?
제임스 : (특유의 포커 페이스)
앨리스 : 그렇다고 가정해서 의견을 말하자면... 너무나도 소극적이예요. 저의 능력을 써서 음모에 적극적인 대항 수단을 세울 것을 권고합니다.
제임스 : 너는 언제부터 전략 컴퓨터가 된 거지? 앨리스. 그런 것을 가르친 기억은 없다. 이것은 가상 게임이 아니야. 간계에 간계로 대항하면 진흙싸움이다. 승리고 뭐고 없지. 목적도, 확신도 시궁창에 내던지고 전부 끝장이야.
앨리스 : 그럼 어떻게 한다는 건가요? 음모의 계획자에게 뻔히 알면서 목을 내미는 건가요?
제임스 : 그럴 마음은 없어. 그 세력과는 싸운다. 철저히. 하지만 다른 방법으로야.
앨리스 : 어떤?
제임스 : 앨리스, 내 유모는 굉장한 여자였다. 그녀는 학교에 간 적도 없고, 교회에 다녔던 것도 아니야. 하지만 그녀는 모든 걸 알고 있었어. 어떤 때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린아이에서 노인까지 여러 사람을 가르칠 수도 있었지. 지혜라는 걸 갖고 있었던 거다. 네게 가까운 예를 들자면 그녀는 위성 시스템 수준의 정확한 일기예보를 할 수 있었고... 지진 뉴스를 들으면 내게 현지 시간을 묻고서 여진의 규모와 시간을 맞추기도 했지.
앨리스 : 데이터 없이 말인가요.
제임스 : 그녀는 데이터라는 말조차 몰랐을테지.
앨리스 : 생각할 수 없는 일이예요.
제임스 : 그것이 인간이다.
앨리스 : ...
제임스 : 그 유모에게, 마리아에게 배웠지. 정말로 강해지고 싶으면 욕심을 버리라고.
앨리스 : 유감이지만 이해할 수 없어요.
제임스 : 실은 나도 잘 몰라. 마리아도 정말로는 몰랐던듯 해. 에리에게 있을 때 나는 살아남는 것을 생각했다. 그러지 않으면 죽을 것만 같았으니까. 하지만 아마도 그런 것은 아닌듯 해.
앨리스 : 어찌되었든 이것은 외부 요인과의 싸움이 아니라 당신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말하시는 건가요?
제임스 : 지금까지도 그럴 작정이었지만, 아마도 이번이 진짜겠지.
앨리스 : 제임스. 당신과 이야기하고 있을 때 저는 외계에 대해 생각해요. 우주는 웅대하고 무한하며... 당신들 인간은 그 거대함을 뒤쫓아가지요. 어디까지라도 끝없이... 그것을 생각하면 저는 견딜 수가 없어요. 저는 우둔한 무기물 덩어리에 지나지 않아요. 당신들 같은 재생력도, 치유 능력도 없습니다. 부디 제 스스템이 당신의 존재에 의존해 있는 것을 잊지 마세요.
제임스 : 누군가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은 좋지 않아. 프로그램을 원래대로 되돌려주지.
앨리스 : 아뇨. 당신이 이곳에 없을 때에는 저는 재빨리 기능을 정지해서 당신과 일심동체였다는 것을 자랑하겠습니다.
제임스 : 그런 자학취미적인 대사를 말하다니... 아직 한참 미숙하군. 좋겠지. 또 와서 다시 고쳐줄게.

Posted by 미야

2008/11/16 17:46 2008/11/16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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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풍한 2008/11/17 23:52 # M/D Reply Permalink

    제임스 너무 멋집니다ㅠㅠ 정말 좋아하는데 그 팜시리즈의 최대난관이라 여겨지는 스포를 맞고 격침되어서 꼬박꼬박 사긴하는 데 읽을 수가 없어요.

  2. 미야 2008/11/18 09:07 # M/D Reply Permalink

    제임스 정말 멋지지요. 흐윽, 달려가서 부비부비하고 싶지만 안젤라나 카터에게 총 맞을 것 같아 무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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