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이 안 맞으니까 이혼도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지금 다니고 있는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다른 분들과 코드가 안 맞습니다. 누가 나쁘다고 잘라 말하긴 어렵지만 어쨌든 코드가 맞지 않으니 비난의 화살이 쏟아집니다.
저야 제 할 일을 열심히 하고 남의 일은 매정하게 잘라버리는 스타일입니다. 사생활은 지켜줘야 하는 것이고, 그만큼 남들 사생활에는 일절 관심이 없습니다. 수다를 떠는 것도 삼갑니다. 남의 일을 대신 해줘야 한다는 의무감은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런 까닭으로 빈 말로 "비번일인 토요일에 사무실로 출근하여 회의에 참석하는 대표님들을 위해 차를 서빙하겠습니다" 라는 말을 입에 올릴 까닭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라 요구해서도 안 되고, 요구를 받았더라도 할 이유를 못 느낍니다. 내 시간이 소중하니까요.
그런데 이런 걸 바랬던 모양입니다. 차갑고 냉정하다. 혼자 겉돈다. 사무실 일원이 아닌 것 같다, 그러면서 오늘로 4번째 퇴사를 종용합니다.
나는 댁들의 엄마가 아니예요 - 쓴 소리가 쓴물과 같이해서 목구멍으로 차오르지만 결론은 "코드가 맞지 않는다" 입니다.
뭐, 근로계약서가 있으니까 당장 나가라고는 말은 못 하는 눈치지만 이렇게 되면 나도 같이 일을 할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어쨌든 퇴직금이 있으니 1년은 버텨줄테다 - 오기만 생깁니다.
요점이 이겁니다.
술 먹고 전화한 내력이 있는 남자직원이 일요일 오전 8시 30분에 전화를 해왔습니다.
싫어서 답신을 안 했습니다.
또 술 먹고 전화했구나 싶어서요.
이거 씹었다고 월요일에 난리가 난 겁니다. 알고보니 업무상 연락이었다고요.
남자직원은 관리소장에게 아무 말 안 들었습니다.
퇴근한 여직원에게 술 마시고 전화한 사람은 무죄. 또 주정부릴까봐 전화 안 받은 여직원은 유죄.
무어라 하면 변명한다고 합니다.
결론은 코드가 안 맞는다고 그런 마인드로는 직장 관두랍니다.
"나도 너 싫어" 소리까진 못 하고 잘못했습니다 하고 물러나왔는데요.
요즘은 어느 시대라고 근무 외 시간에도 업무에 목을 매고 있으라는 건가요.
비번날에 나와 봉사하겠습니다, 빈 말이라도 했으면 한다고요?
웃기네.
빈 말이 어딨어.
난 거짓말은 하지 않아.
눈앞에서 아부하고 꼬리 흔드는 걸 원하나?
웃겨.
월급이 많나?
대우가 좋나?
당신이 뭔대 나에게 직업 마인드가 어쩌고 떠들어?
업무를 열심히 하면 되는 거 아니야?
난 네 엄마가 아니야.
엄마가 양말까지 챙겨줘야 하는 대한민국의 남자들.
흉칙하다.
Posted by 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