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Ghostfacers 에피소드는 시청하지 않고 있다. 시기적으로는 적절하지 않았음에도 아이디어는 그럭저럭 괜찮았다는 평인데... 나는 아예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완전히 눈에 안 차는 수준이다.
윈체스터 형제가 화면에 적게 나와서?
그게 아니라 이 에피소드엔《누가 뭐래도 이건 아니거덩요》가 있어서 그렇다.
다음은 「망량의 상자」일부분.
도라구치가 왼쪽으로 비키고, 아오키가 앉았다.
나는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교고쿠도, 자네는 경찰에 협조를 요청한 건가.』
그러나 나의 조심스러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지극히 명료한 매도의 말이었다.
『바보로군, 세키구치 군도. 완전히 반대일세. 우리들이 경찰의 조사에 협조하는 거지. 분수도 모르는 발언이라는게 바로 이런 걸 말하는 걸세.』
짐작하겠지만 일단 시체가 나오면 헌터고 나부랭이고간에 일반인들은 뒤로 물러나야 한다. 귀신의 영역은 어디까지나 육체가 아니라서 경찰이 무어라 하지 않는다. 하얀 소복을 입은 유령이 피갑칠을 하며「나는 살해당했습니다, 사또~」읍소해봤자 사건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귀신을 잡는다고 버려진 폐옥을 탐험하다 시체가 튀어나오면 경찰이 출동한다.
아무리 개그 버전이라고 해도 너무나도 당연한 세상의 이치가 무시되면 드라마로 안 보이는 법.
① 폐가 탐험 중에 행방불명된 팀원이 있고, (이미 사건 성립)
② 그 행방불명된 팀원이 살해당하는 장면이 나오고, (중대한 사건 성립)
③ 바닥에 시체가 뒹굴고 있다. (확실하게 사건 성립)
Ghostfacers 팀은《시체는 아예 없어요. 전부 특수효과로 만든 거짓부렁이거덩요》를 주장하거나《그 장소에 같이 있었지만 우리가 죽인게 절대로 아니거덩요》를 설명해야 한다. 경찰은 유령이 범인이라고 믿지 않을 터이니 어느 쪽이든 낭떠러지다. 첫 번째를 주장하면 알짤없이 거짓말쟁이가 되는 것이고, 두 번째로 밀고 나가면 1급 살인죄는 거의 확실하다. 유명세를 위해 함정을 파놓고 사람을 죽여 비디오를 찍었잖아 - 줄거리는 그렇게 흘러갈 수밖에 없다. 따라서 Ghostfacers 팀원들은 머저리라는 설정이든 말든《방송국에 이 비디오를 보낼 거야》라는 말을 할 수가 없다. 20년 콩밥을 먹느냐 마느냐의 갈림길이다. 살고자 하는 본능에 의해 일단 튀고 보는게 정답이다.
정리하자면 개그 버전이 되려면 시체가 나오면 안 된다는 말씀.
Posted by 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