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이 일본이 아닙니다. 무려 스코트랜드입니다. 등장 인물의 이름은 조지, 린다, 배글리 등등입니다. 순간 제가 느낀 당혹감은 일식집에서 독일식 훈제 소시지가 서빙되어 나온 걸 보기라도 한 것 같았다우. 물론 일본인이 추리소설을 썼으니 그 배경이 꼭 센다이나 도쿄여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요. 탐정 미타라이는 일본인이잖아아아아~!! 그나마 본문의 화자가 마타라이가 아니라는 사실. (극히 일부를 빼고)
혹시 나, 사기당한 건 아니야?
명탐정 미타라이 기요시가 돌아왔다 - 는 띠지의 광고는 냉정하게 말해 오버입니다.
내용은 좀 뻔하다 싶은 구석이 있습니다. 트릭을 강조하는 범죄 소설의 다수가 그러하듯 기술을 앞세운 나머지「도대체 범인이 왜 그렇게 쓸데없이 힘들게 살인을 저질러야만 하는 거래?」라는 의문이 솟구치지요. 하지만 시체를 처리하는 방법이라던가 외부에 발견되게끔 나열하는 방식이 대단히 엽기적인만큼 그 부분에 대해선 가히 독보적입니다. 범인이 누구이고, 왜 그런 짓을 저질렀고, 동기가 뭐냐는 건 그리 중요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시체를 다루는게 엄청납니다. 제목 그대로 마신(魔神)의 짓이다 - 로 오해가 가능할 정도로요. 정신 없이 읽어댔습니다. 흥분한 심장이 살짝 엇박자로 뛰는 바람에 약간 고생이라는 것을... 도구를 사용한 토막 살인이 아니라 말 그대로 찢는 겁니다. 으엥, 무셔.
대신 마무리는 김이 빠지고... 뭐, 기대가 커서 그랬을까.
그다지 잘 써진 추리 소설은 아니라는 느낌입니다. 일부러 읽어보라 권하고 싶진 않네요.
아무래도 제가 스타인 탐정, 내지는 경찰이 전면으로 부각되는 스타일을 좋아해서요. 술망나니 버니의 시각으로 진행되는 사건 줄거리가 영 탐탁치 않았다우. 탐정 나으리가《범인은 너다!》이러는게 제일 유치하면서도 재밌잖아요. 그래도 이 책엔 꼬집어서 말하기 힘든 그 무언가가 있습니다. 피안의 세계에서 한 걸음 내밀고 사람을 향해 이리로 오라 손짓하는 요괴처럼요.
Posted by 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