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송... 법은 당췌 모르겠다

담배 소송의 판결이 나왔다고 뉴스에 나오길래 어떻게 되었나 들여다 보았습니다.
뭐, 이렇게 끝났겠거니 짐작했던 그대로 나왔군요. 나라에서 담배를 만들어 독과점으로 팔고 있는데 소송에서 졌다고 하면 담배인삼공사는 단박에 망하는게지. 헐헐.

판결요지 - 흡연과 폐암 발병 사이에 역학적 관련성이 인정된다 - 그러나 흡연자들의 발병과 흡연 사이의 개별적 인과관계는 인정할 수 없다 - 흡연은 자유의지에 의한 선택이다.

라고 뉴스에 적혀져 있었습니다.

워째 패스트푸드 업체와의 비만 소송 생각이 나지 않나요? 살쪘으면 굶고 운동하면 그만이지 누구 탓을 하면서 소송 걸고 지랄이야, 라고 리플 달렸던 기억이 나더라고요.

그치만 말예요? 중독은 그렇게 쉽게 자유 의지로 어쩌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거든요. 뇌가 망가졌는데 자유의지가 무슨 소용입니까. 자료들을 보면 흡연을 중지한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반 광란하면서 담배를 달라고 하잖아요.
중독이 되지 않도록 사회적 장치가 충분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요즘은 많이 좋아졌긴 해요. 지하철 승강장에서 담배 피는 인간들 숫자가 확 줄었으니까요. (아주 없진 않습니다. 1호선엔 여전히 담배 피는 찌질한 인간들이 제법 있습니다) 금연 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고, 공공장소 및 건물 내 흡연 금지도 효과 보고 있지요. 공원에서 담배 물고 있는 인간들에게 당당히 눈치를 줄 수 있어 좋아요.

뭐, 이런 저런 이야기를 다 떠나서.
나라에서 그 나쁜 담배를 만들어 팔면서 건강 증진 정책이네 뭐네 하면서 피 같은 세금을 쓴다는 것 자체가 저는 마음에 들지 않아요.

* 수정으로 덧붙이기
뭘 모르던  시절엔 담배 피는게 그렇게 멋지게 보였답니다. 고등학교 졸업 시즌이 닥치자마자 입담배를 피워댔죠. 폐 깊숙이 빨아들이는 짓은 하지도 않았는데 평소에도 하던 기침이 어찌나 심해졌는지 두 달이 지나자 피 토했습니다...;; [네가 정녕 죽으려고 환장했구나] 라며 분노한 엄마에게 빗자루로 맞은 건 두말하면 잔소리고 기관지가 죄다 헐어버려 댓가를 톡톡히 치뤘죠. 예뻐 보여서 담배 케이스니 재털이니 하는 것도 구입했는데 하나도 못 썼어요. 아, 그 노랑 재털이는 지우개 가루 버리는 통으로 쓰긴 썼구나. 덕분에 저의 19세 제2차 반항기는 진짜 짧았습니다.
음, 이런 건 주변 친구들 영향도 받는 것 같아요. 제 친구들은 흡연자가 많았거든요. 조명 어두운 커피숍에서 다리 꼬고 앉아 담배에 불을 붙이는 거, 이거 나름대로 정말 좋아했는데.
지금은 뭐랄까... 정 반대죠. 일단 담배 냄새만 맡으면 기침을 시작하니까 멋지구리 이런 생각은 일절 못 해요.
그리고 말이죠. 담배를 피우면 체취가 나빠져요. 구리구리 당근빠...

Posted by 미야

2007/01/26 10:36 2007/01/26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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