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어지럽습니다

어제부터 글을 썼다 지웠다 하면서 횡설수설해 했습니다만.
가만히 있어도 괴롭고, 떠들어도 괴롭다면 후자가 차라리 낫겠다 싶어 입을 엽니다.
힘든 작업이라는 걸 잘 압니다. 아무나 못 하는 일입니다. 그게 보통 정성입니까. 아울러 팬의 입장에서「그렇게 할 이유가 있다」라는 점에 동감합니다.

그치만 제 닉네임이나 본명, 또는 (제것도 아니고 오빠의 것이었던) 하이텔 아이디가 팬픽션 제목들과 같이 하여 타인이 쓴 책에 기록되어, 생판 모르는 사람들에게 판매가 된다는 점에서 기분이 안 좋습니다.
슬레이어즈에 대해 잘 아는 소수의 사람이 책을 사는 거니까 괜찮지 않겠느냐 하는데요, 오히려 잘 아는 사람이 구입을 한다는 점에서 오도도 하고 몸이 떨리는 겁니다.

저에게 있어서 목록은 단순한 제목들의 나열이 아닙니다. 많이 좋아해주던 사람들, 자신의 환상을 깨버렸다며 핀잔과 욕설을 퍼붓던 특정 캐릭터 친위대 사람들, 남의 글을 베껴가서 자기 것인양 위장했던 뻔뻔한 인간들, 삭제를 요구했더니 오히려 경고를 주던 시삽들, 아는 사람도 없는 린젤에다 내가 제명을 요구했다면서 누명을 씌워 난리를 피우던 모 작가... 아니, 내가 뭔 짓을 했다고?

상상 안 가실 걸요. 진짜 상상 안 가실 거요. 목록들은 이 모든 것들의 아우라입니다.
좋았던 기억보다 나빴던 기억이 곱절로 더 많고, 남들이 저지른 찌질이짓과 제가 저지른 찌질이짓이 카오스풍 만도라고라 스프의 향기를 풍겨대고 있음입니다.
예, 죽을 맛입니다... 감정의 찌꺼기 탓에 이가 다 저릿저릿 합니다.

온라인으로 공개된 적 있으니 팬픽션 리스트라는 건 공공 장소에서 주운 커피 컵에서 수집한 개인의 DNA 샘플이나 마찬가지일까요. 수백 명에 이를지도 모르는 관계자들에게 일일이 동의를 구할 상황이 아니니 이 단계를 생략했습니다, 라는 설명으로 마무리가 되는 걸까요.

뭐, 개인적인 푸념이라고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전 그 책에서 제 이름 및 닉네임, 하이텔 아이디, 제가 작업한 글들의 모든 제목이 삭제되길 희망하고 있습니다.
다른 작가분들도 많고, 글들도 많으니까 나 하나쯤 없애주면 안 되겠니 - 그런 심정입니다.
별 것 아닌 걸 가지고 오버한다고 생각하신다면 죄송합니다.

Posted by 미야

2007/01/04 10:06 2007/01/04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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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 2007/01/04 12:36 # M/D Reply Permalink

    저기 불쑥 실례입니다만...저번의 LuNa님 말씀하신데 동의하거든요. 미야님 글을 빼버린다면 미야님 글 좋아하셨던 분들이 책을 수긍하지 않을 겁니다. 빼버리기엔 미야님 글 영향력이 너무 크셨다 생각되는데요...제로리나쪽에서는 미야님이 검은천사님 위치에 댈 만치 큰 존재 아니신가요. 그런 분을 생략해버리면 팬들도 납득 못하고 줄기 자체가 한쪽으로 지나치게 기울 것 같습니다...어려운 일이 많으셨더래도 그걸 덮을 만큼 컸던 호응과 팬분들의 마음을 생각해서 그냥 두시면 안될까요;

  2. 황금숲토끼 2007/01/04 14:20 # M/D Reply Permalink

    아하, 여기 계셨군요. 읽어보니 기가 차서 한마디 할랍니다.

    자신의 환상을 깨버렸다며 핀잔과 욕설을 퍼붓던 특정 캐릭터 친위대 사람들?

    이보세요, 어떤 팬픽도 캐릭터를 "망가뜨리고 까고 비난하고 증오하고 비웃기 위해" 씌어져선 안됩니다. 이제는 그게 상식이 되어가고 있는데, 그렇게 당당하시면 그글은 왜 님의 서고에 없습니까? 꺼내놓고 사람들에게 얘기해 보시죠? 이 글에 대해 난 제르가디스와 제로스를 아끼는 마음으로 썼노라고 말입니다.

    당시 전 제르가디스보다도 제로스 팬이었고, 망가진 제르가디스의 유리같은 이미지 어쩌구보다, 사정없이 일그러진 제로스에 더더욱 기가 막혔습니다. 저 그때 그 싸움 안 끼었습니다. 밖에서 구경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나간다 선언문만 제가 썼지요.

    당시 제가 님께 행한 불공평한 일 딱 하나는 나우누리에 허락받고 가져갔던(예, 제가요, 한때는 님 글 좋아했답니다. 허허허허) 님 글에 대한 감상을 약속대로 퍼다드리지 않은 것 뿐이죠. 그거 퍼놓고 다 준비해 뒀을때 그 사태가 터졌거든요?

    모드라기풀의 비밀, 모드라기풀의 속삭임.....원문을 읽기 전까진 대체 왜들 오버하시나 했습니다. 읽고는 제 손이 떨리더이다...증오로 뭉친 글을 테러로 두시간 던져놓고, 니들이 오바한다 내 글이 뭐 나쁘냐, 당시 누구였죠? 10대소녀분 한 분은 님 글이 문학적이라며 도발해놓고는 사람들이 반박하자 자기 글 싹 지웠더이다. 그래서 반발한 분들이 오히려 공격자로 억울하게 두들겨맞았죠. 그것도 한 번이 아니었어요. 제가 잊은 줄 아십니까? 바로 어제 일 같습니다.

    자신의 환상을 깨버렸다며 핀잔과 욕설을 퍼붓던 특정 캐릭터 친위대 사람들?

    ......환상을 깨요? 캐릭터를 증오로 망가뜨린건 어디의 누구십니까? 제로스를 그따위로 말아먹어놓고 그 말이 나오십니까? 제가 잊은 줄 아십니까? 얘기 듣자니 린젤을 기웃거리셨다고요? 정말 대단하십니다. 어디 거기 그 분들에게 모드라기풀을 보여줘 보시죠. 그리고 제일 사랑하는 캐릭터가 제르가디스라고 한번 말해보십시오.

    제 태터로의 방문과 항의는 얼마든지 환영합니다. 아주 관련자 없다고 멋대로 윤색하시는군요.

    님 글은 저 리스트에서 절대 빠져선 안됩니다. 모두가 님의 닉을 읽고, 그 글의 제목을 읽고, 그 내용을 상기하며, 그 글이 어떤 파장을 불러왔는지 다 알아야 합니다. 물론 님 편을 드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절대, 절대 님을 잊을 수 없으니만치 전 님을 기억할 겁니다. 꼭 기억할 겁니다. 언제나 어디서나 이 닉으로 인사하고 다니십시오. 저도 이 황금숲토끼라는 닉으로 늘 활동하고 있으니까요.

    1. 미야 2007/01/04 14:24 # M/D Permalink

      답변할 가치조차도 못 느껴요. 왜 공개 안 하느냐고? 당신 같은 사람들 때문이야!

  3. 황금숲토끼 2007/01/04 14:18 # M/D Reply Permalink

    이럴수가, 제 소개와 인사도 빼먹었군요. 안녕하십니까, 나우누리 ID오월토끼 닉 금발미녀 L, 하이텔 ID오월토끼 닉 세피로스입니다. 수은의 공주를 허락받고 가져간 뒤 감상을 드리겠다고 약속했던 사람이지요. 결국 그때 하이텔 슬레동을 탈퇴한 뒤 제르가디스 친위대엣 따뜻하게 잘 지냈습니다만, 그 사건의 억울함과 분함은 아직도 생생하답니다.

    절 기억하실지 모르겠군요. 그래도 저 자신을 밝히는 것은 이런 일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밝히지요. 돌굴려 미야짱님.

  4. 미야 2007/01/04 14:22 # M/D Reply Permalink

    거봐, 아직도 저딴 식으로 나오잖아. 징그러워 죽겠어.

  5. elsra 2007/01/04 15:34 # M/D Reply Permalink

    하아... 왠지 갑작스레 아는 사람이 여기에... (위에 글 쓴 분 말입니다.)

    미야 님 고생하신 부분이 있으셨네요. 안녕하세요. 미야 님 팬픽의 팬이자 슬레이어즈의 팬이자 여타 많은 팬픽을 즐겁게 읽고 있는 한 독자로서 미야 님께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자 리플을 달아봅니다.

    전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글 읽는 재주밖에 없는 사람이어서 그야말로 안 돌아다닌 곳이 없지만 팬픽 올라간 곳만 가지 다른 게시판은 잘 안 가는 사람이라 아무 것도 모르고 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미야 님 글이 사라져서 운영하시는 홈피 우연히 발견할 때까지 상당히 난감해했던 사람입니다.

    전 특별한 캐릭터 팬은 아닌데 말이죠, 제르도 제로스도 가우리도 좋아하고 노멀 팬픽도 BL 팬픽도 다 좋아하는 잡식성인데 미야 님 팬픽은 커플링이나 뭐 이런 걸 다 떠나서 상당히 좋아했고 열심히 챙겨다 봤기 때문에 갑자기 팬픽을 볼 수 없게 되어 꽤 난감했었어요.

    제가 문학도 모르고 팬픽도 모르고 쓰는 재주도 없고 읽는 재주도 상당히 미미하여 잘은 모르겠지만 미야 님 팬픽도 다 읽었고 통신회사 시절에는 통신 인터넷 할 것 없이 다른 곳에서도 팬픽 상당히 읽었고 해서 감히 말씀 드리자면 미야 님 팬픽이 캐릭터 망친다고 욕 먹었다는 건 참 의외네요.

    여러 팬픽들을 읽으면서 생각한 거지만 팬픽에서 원작의 캐릭터를 해석하는 건 작가 마음이고 슬레 팬픽 보면서는 정말로 많은 해석을 여기저기서 봐왔기 때문에 미야 님의 캐릭터 해석이나 심리 묘사가 다른 곳에서는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상당히 새로운 해석인 것은 사실이지만 비난의 여지가 있다고는 전혀 생각할 수가 없어요.

    제 미력한 읽는 재주로는 미야 님 팬픽이 캐릭터를 망가뜨리고 까고 비난하고 증오하고 비웃기 위해 쓴 글이라고는 생각하기가 어렵네요. 특히 위에 예로 든 모드라기풀 시리즈 지금 다시 읽어봤지만 (개인적으로 소장중) 글쎄요... 저 정도 표현은 일본 쪽 팬픽에는 다반사고 남녀 혹은 남남 상황 다양하게 있으며 미야 님 특유의 것이라면 리나 제르 제로스의 삼각 관계 심리 묘사인데 거기에 캐릭터를 망가뜨리고 까고 비난하고 증오하고 비웃은 흔적은 저로서는 발견할 수가 없네요.

    사건 자체의 경위는 모르니까 제가 느낀 미야 님 글에 대한 얘기만 써 봤습니다. 너무 화 내지 마시고 재미있고 즐겁게 미야 님의 팬픽을 보는 독자도 있다는 걸 조금이라도 생각하고 마음을 편히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마음 평안하시길...

  6. 엘리바스 2007/01/05 11:47 # M/D Reply Permalink

    십년이 지났으면 이제 어린아이들도 아니고 대체 이게 뭡니까?
    반박하고 싶으면 자기 태터로 찾아와 항의해도 좋다..? 싸움겁니까?

    남에게 꼭 사과를 받아야만 만족하겠다는 사람, 자신의 견해가 꼭 옳다고 인정받아야 만족하는 사람들 같습니다.
    당신들이 신인 것도 아니잖습니까 어떻게 항상 옳기만 해요? 싫으면 안보고 소식 안들으면 되는거지 왜 굳이 찾아와서 저렇게 증오를 드러내는걸까요..

    그것도 본인조차 책에 이름이 올라가길 거부하는데..(차라리 이름 올리지 말라 시위하는 거였으면 좀 이해하겠습니다. 싫은 작가가 위대한 책에 이름 올리는 것 조차 진저리 치는 사람들도 있다니까..)

    이제 좀 조용히 살려는 사람 내버려 둡시다. 왜그렇게 자꾸 물고 늘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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