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술회전과 백귀야행의 설정을 대충 가져와서 붙인 오리지널 스토리입니다.


보건실 벽으로 커다랗게 구멍이 뚫렸다.
1학년 2반 세리자와 아유미와 반 급우인 와타나베 다이치는 신발장 뒤에 숨어 최대한 몸을 웅크렸다.
구멍으로 들어온 사람크기 만한 개구리들이 사방으로 퍼져나갔는데 잡히면 뼈도 못 추릴 거라는 생각밖엔 들지 않았다.
그것들은 사실 개구리라고 할 수도 없는 종류의 것이었다. 몸집과 달리 유난히 길고 가느다란 팔과 다리의 모양새가 개구리를 연상시켰을 뿐, 기분 나쁜 파란색의 피부와 뻣뻣해 보이는 털은 그 무엇으로도 설명이 불가능했다.

이족보행을 하는 괴물이 제법 가까운 곳을 지나가면서 코를 훌쩍이는 소리를 냈다.
세리자와와 와타나베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손바닥으로 코와 입을 가리고 숨을 참았다.
겁이 많은 와타나베는 속으로 귀명무량수각 진언을 외우며 눈도 감았다. 불교가 아니라 무교였지만 긴장해서 토가 나올 것 같으면 손바닥에 사람인(人) 글자를 반복해서 쓰며 나무아미타불을 외우면 효과가 있다는 말을 들어서 알고 있었다. 나무아미타불 진언의 의미도 잘 몰랐지만 어쨌든 그렇게 했다.

세리자와가 와타나베의 옆구리를 찔렀다.
「여기서 이러지 말고 차라리 교실로 돌아가자, 와타나베.」
「다리가 풀렸어. 교실까지 가기 전에 당할 거야.」
「그럼 하나, 둘, 셋을 세고 화장실로 뛰자.」
「못 한다니까!」
괴물 양서류들은 보이는 족족 아이들을 씹지도 않고 입에 넣었다. 오로지 먹는 일에만 관심이 있어 일단 배가 빵빵해지면 무거워진 몸을 질질 끌며 구멍이 뚫린 보건실로 되돌아갔다. 10년치 앙화가 한꺼번에 내리는 건지 그렇게 잡혀 먹힌 학생들 숫자가 지금까지 열이 넘었다.

《찾았습니다. 인간, 인간... 여기에 있습니까?》
『히익! 들켰다. 뛰어!』
머리 위에서 소리가 들려오자 혼비백산하여 뛰쳐나갔다. 천장에 표주박처럼 매달려 있던 것이 끈적거리는 점액질로 뒤덮인 팔을 뻗어 두 사람의 머리를 잡으려 했다. 덕분에 정수리 털이 몇 가닥 뽑혀나갔고, 와타나베는 「대머리가 된다고 해도 괜찮아!」 고함치며 남자화장실 쪽으로 몸을 던졌다.
위기의 순간에서도 세리자와는 남자 화장실이 아닌 여자 화장실로 방향을 틀었는데 스커트를 입고 소변기가 있는 곳에 들어가고 싶지 않아서였다.
어찌 보면 전화위복이었다. 개구리는 그 정체가 수컷이었는지 와타나베 뒤를 따라갔다.

화장실 출입문을 재빠르게 걸어 잠그고 숨을 몰아쉬자니 누군가 밖에서 야단을 쳤다.
『망할 중학생들. 살려주겠다는데 왜 도망가는 거야!』
남자 화장실 방향에서 우당탕 물건 떨어지는 기척이 들려왔다. 양동이가 떨어진 것 같았다.
『야, 거기 너. 나머지 다 어디로 튀었어. 어?!』
『잘못했어요. 살려주세요.』
『이것들이 단체로 누굴 살인자로 만들고 앉았어. 누가 죽인데?! 입 다물고 썩 기어 나오지 못해?! 자, 자, 개구리(カエル카에루). 되돌아가라(返る카에루).』
다시 요란한 우당탕 소리가 들려왔다.

긴장한 세리자와는 와타나베의 비명에 귀를 틀어막은 채 제일 뒤편으로 위치한 칸막이 화장실로 들어갔다.
썩 좋은 판단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스릴러 영화에서 이런 장면이 곧잘 나오곤 했다. 세리자와는 영화 속 등장인물을 흉내 내어 변기 커버를 밟고 그 위로 올라갔다. 체중이 얼마 나가지 않았기에 변기가 깨질 걱정은 없었다. 아마도... 그럴 것이다. 변기를 밟은 발가락에 힘을 주고 자신의 체중을 헤아렸다. 이럴 줄 알았으면 다이어트를 하는 건데.
입술을 깨물고 있자니 와타나베의 외마디 비명소리가 들렸다.
끝마무새로 개굴거림이 들려온 건 아마 착각이 아닐 거다.

『열두 명 구조 완료. 여자 화장실에도 누가 숨은 것 같던데.』
『미치겠구만. 아니 그러니까 살려주겠다는데 왜 숨어.』
여자 화장실 출입문을 벌컥 열고 – 안에서 손잡이 장치를 돌려 잠궜다는 건 그자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 것 같았다 – 굳이 내부까지는 들어오려 하지 않으면서 외쳤다.
『맨 뒤 칸에 숨은 분. 똥 싸는 거 아니라는 거 압니다. 빨랑 나와. 3초 준다. 셋, 둘, 하나... 하나 반.』
『자, 잠깐!』
『못 기다려. 개구리(カエル카에루). 되돌아가라(返る카에루).』
말이 끝남과 같이해서 커다란 검은 보자기가 머리 꼭대기서부터 씌어졌다. 아니, 그건 결코 보자기가 아니었다. 촉감이 미끄덩했고 축축했다. 꼭 입안 점막 같은 느낌으로... 깨닫고 세리자와 아유미는 비명을 질러댔다. 사람만치 큰 개구리가 통째로 그녀를 삼켰다.

오늘의 운세는 개구리에게 잡혀 먹히는 겁니다.

소리를 지르면 지를수록 숨이 막혀와 나중에는 꺽꺽 소리밖엔 나오지 않았다. 질식한다는 느낌에 손으로 목을 감싸 쥐었다. 사람을 삼킨 개구리가 점프를 한 건지 몸이 크게 흔들렸다. 동시에 위아래 방향이 뒤집어졌다. 머리로 피가 쏠리자 질식의 위기는 그렇다 치고 이번엔 멀미가 났다.
그만하라며 내벽을 발로 찼다. 그래봤자 흔들림은 더 심해져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버스 맨 뒷좌석에 앉은 것처럼 온몸이 들썩거렸다.
고개가 꺾어지는 느낌에 정신을 놓고 기절하려던 찰나 개구리가 아닌 개구리가 구어억 하고 세리자와를 토해냈다.
『......』
침 범벅인지 양서류의 위산 범벅인지 머리부터 발끝까지 냄새 지독한 점액질을 뒤집어쓴 상태였다.
잘 떠지지 않는 눈으로 옆을 보니 엉덩이를 하늘로 들어 올린 괴상한 자세로 와타나베 다이치가 엎드려 뻗어 있었다.
위를 보니 하늘이다. 운동장이었다.
주변으로는 아타나베 말고도 2학년과 3학년 학생이 실 끊어진 인형처럼 널브러져 있었다.
그리고 여름더위에 상한 오이냉국 악취가 진동했다.

『형편없지는 않네.』
주령 조종술에 따라 사방으로 뛰어다니며 학생들을 삼키고 있는 개구리 모양의 주령에 고죠 사토루가 감탄했다.
개구리(カエル카에루). 되돌아가라(返る카에루).
술사인 게토 스구루의 지시에 학생들을 삼킨 주령은 들어왔던 보건실 구멍으로 다시 빠져나가 뱃속에 든 내용물을 착실하게 게워냈다. 냄새가 지독하고, 정신적 충격이 클 거라는 단점을 빼면 인질 구출용으로 써먹기에 제법 안성맞춤이었다.
『만약 뱉지 않으면 어떻게 돼, 스구루? 안에서 천천히 소화가 되는 거야?』
『산소부족으로 죽고 나선 시랍으로 변해. 처음 저걸 잡았을 적에 죽은 지 10년은 넘은 어린애의 하반신이 거의 외형 변화 없는 모습으로 나왔어.』
『아이구야.』
감탄도, 탄식도 아닌 어중간한 한 마디를 던지면서 고죠 사토루는 감각을 기민하게 세웠다.

인간에게도 주력은 있다. 따라서 주력을 추적하면 그 사람이 어디에 있는지 위치를 알 수 있다.
건물 내부에는 지금도 스무 명이 족히 넘어가는 인원이 쉬지 않고 움직이는 중이다. 진짜지 얕볼 수 없다. 궁지에 몰린 중학생들은 도토리를 모으는 다람쥐마냥 매우 빠르게 자리를 옮겨 다녔다.
여기에 게토가 풀어놓은 6급 주령까지 사방팔방 뛰어다니고 있어서 완전히 뒤섞였다. 이들에게 각각 빨간색 점을 붙이면 팝콘이 튀겨지는 모양새가 될 것이다.
문제는 그 중에서 인간이 아닐 거라 추측되는 대량의 주력은 느껴지지 않았다는 거다. 이미 안전한 곳으로 도망을 쳤거나, 학생들 틈새에 제대로 숨었다.
『젠장... 머리를 쓰는 놈이잖아. 녀석이 의도한 게 이거라면 성공했네.』

교장실 문을 벌컥 열어젖히고 내부를 살폈다.
주술고전이나 일반인 중학교나 교장실의 분위기는 그다지 차이가 없었다.
허세 가득한 커다란 책상, 뭐에 써먹을 건지 용도를 알 수 없는 깃발, 역대 교장들의 사진들이 벽에 붙었고, 장식장에는 상패와 트로피가 잘 정리되어 있었다.
책상에 놓여있던 전화기를 들어 올리자 정상적인 신호음 대신 자글자글 끓는 소리가 났다.
바로 내려놓고 한숨처럼 흠 소리를 내고 있는데 선풍기 미풍처럼 주력을 살살 내뿜고 있는 그.것.이 눈에 들어왔다.
부적이었다.

『미쳤다.』
교장은 제정신이었던 걸까. 알고 그런 거라면 미친 사람이 분명했다.
방의 네 방향에 부적을 붙여놓아 주력의 힘이 방안을 회전하며 움직였다. 미약하긴 했어도 정체가 저주인 것을 방안에 가둬놓고 빙빙 돌린 셈이다. 그런 방안에 앉아 업무를 본다? 소화불량은 기본으로 앓았을 거다.
혹시나 싶어 의자 방석을 들춰봤다. 역시나. 방석 아래 신사에서 사가지고 왔을 법한 부적이 달려 있었다.
이쪽은 벽에 붙은 것과는 달리 거의 가짜나 다름없었는데 비유하자면 물을 잔뜩 탄 간장 같아서 맛으로나 향으로나 조미료라 불릴 만한 종류가 아니었다. 기념품처럼 파는 종류라고 생각하면 될 거다.
『부적 마니아인가. 덕분에 헷갈렸잖아!』
스티커처럼 창문에도 붙여놓은 걸 보니 그쪽으로 아주 푹 빠진 사람인 모양이었다.
있는 대로 짜증을 내며 교장실에서 빠져나왔다.

Posted by 미야

2021/04/13 11:02 2021/04/1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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