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 시리즈 "사랑이 아니라..." 3장, 권수로는 17.
1981년에 나는 그와 만났고 - 1988년에 그는 죽었다.
그의 이름은 제임스 에리 브라이언. 어렸을 적의 이름은 마이클 V 네가트.
V는 VOID의 이니셜이며 그 의미는 무(無).
어디에고 없는 인간, 또는 존재할 리 없는 자.
- 아무 것도 없는 곳에서 나와 아무 것도 없는 곳으로 사라져가.
이라이자 : (침상에 누워) 내가 아무도 사랑하지 않으니까 이 아이는 스스로 태어나기로 한 거라고 생각해. 이 아이에게는 큰 힘이 있어. 나는 지금까지 어떤 바램도 갖지 않았어. 하지만 지금은 이 아이와 만나고 싶어.
해스킨즈 : (눈물을 흘리며) 만나고 말고, 이라이자.
이라이자 : 이 아이와 만나고 싶어.
해스킨즈 : 꼭 만날 거야.
출산의 압박으로 이라이자의 임종이 다가오고 있다.
장면 전환. 계단에서 여성이 어린아이를 들어올리며 놀이를 하고 있다.
마리아 : 날아보렴. 높이 높이 - 무섭지 않아. 날아보렴.
마이클 : (즐겁게 웃는다) 아하하.
계단 아래로 상복의 어린 소년이 보인다. 마이클은 그가 젖형제 윌터라고 생각했다가 틀리다는 걸 깨닫는다.
마이클 : 윌터는 어딨어.
마리아 : (눈빛이 불투명하다) 윌터는 이제 없단다. (마이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운다) 사랑은 몇번이고 되살아난단다. 그러니까 네가 소중한 사람을 잃었더라도 세상을 저주하거나 하느님을 욕하거나 하면 안 된다.
유모 마리아는 다시 어머니 이라이자의 모습으로 바뀐다. 그녀는 성모처럼 아들을 안는다.
이라이자 : 상처받지 않는 마음을 네게 주마. 결코 상처받지 않는 마음... 악의. 배반. 증오. 죽음. 파괴. 절망.
이라이자 : 아무리 가혹한 슬픈 일이 있더라도 잊지 말아줘. 내 눈이 너를 바라보고 내 손이 너를 안고 있던 것을. 상처받지 않는... 상처받지 않는 그 마음. 네 마음 속에는 맑게 개인 파란 하늘이 있어...
* * * 함축적으로 설명되는 걸 대사로 옮겨봤자.
한 작가가 평생 한 내용으로 그려낸 대 서사시 팜 시리즈는 대사가 전부 주옥이지요.
대원 출판사에서는 저걸 "사람은 몇번이고 되살아 난단다" 라고 오역, 좀비팜 만들었다고 욕 뒈지게 먹고.
존재할 리 없는 곳에 머무른 아이가 간절한 마음으로 태어나 사랑과 고독을 알고 생과 죽음을 받았다 - 제이크를 보면 가끔씩 리스와 겹쳐보일 때가 있어요.
네. 사랑은 몇번이고 다시 태어나겠지요. 그런데 상대가 사장님이 아니면 나는...
Posted by 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