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son of interest (20)

몇 가지 정리가 필요한 시점.
엘리어스 이름 표기는 일라이어스로 변경함. 일라이어스 아직 감옥 안 갔음.
카터와 후스코는 서로 도서관 팀과 관련되어 있음을 모르는 것으로 설정.


『괜찮아요? 다친 곳은 없습니까?』
통조림은 함석이나 알루미늄과 같은 재질로 만들어진다. 뚜껑이나 모서리 부위는 특히 두께가 얇고 날카로워 자칫하면 손을 다치게 된다. 버터워스의 오른손은 콩과 옥수수, 그리고 베인 상처에서 흘러내리는 피로 엉망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통증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눈치다. 오히려 그는 리스를 걱정하며 안색을 살피려 했다.
『보아하니 뉴욕 출신이 아니군요. 강도에게 맨몸으로 덤비다니. 정신이 나갔습니까. 총을 든 사람에게는 주먹질을 해서는 안 되는 거예요. 강도가 지갑을 달라고 하면 생각할 것 없이 그냥 지갑을 줘버리는게 좋습니다.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어요.』
그러다가 깨달음의 벼락이 수직으로 내리꽂혔다. 위험에 처한 사람을 돕겠다고 나선 선한 사마리아인에게 과제물을 까먹은 학생 대하듯 잔소리부터 퍼붓다니.
『내 정신 좀 봐.』
손에 묻은 콩을 바지춤에 털어내던 버터워스가 쓰게 웃었다.
『미안합니다. 학생 훈계하는 버릇이 있어서... 인사가 늦었군요.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조나단 버터워스입니다. 그런데 그쪽 성함은...』
『존이라고 합니다.』

존은 신경이 곤두선 것처럼 보였다. 안색도 나빴다. 강도에게 얻어맞은 곳이 많이 아픈 모양이라 지레짐작한 조나단은 허둥거렸다. 어쩌면 빨리 병원에 가봐야 하는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선한 사마리아인은 멍든 곳이 아프다고 호소하는 대신 두 눈을 부릅뜨고 버터워스를 마구 야단쳤다.
『왜 도망가지 않은 겁니까.』
코앞으로 살기등등한 얼굴이 다가오자 버터워스는 본능적으로 몸을 움추렸다.
『제, 제가 무슨 잘못이라도...』
『통조림으로 암살범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암살범? 암살범이라뇨.』
『그가 지갑을 내놓으라고 요구합디까. 처음부터 그자의 목적은 하나였어요, 버터워스 씨.』

바닥에 떨어진 총은 손으로 집어 올리지 않고 하수도 방향을 향해 발로 찼다.
리스는 시간제 학교 선생의 팔을 세게 움켜쥐고 빠른 속도로 자리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버터워스는 여전히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암살이니 뭐니 떠들어도 당장은 현실감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땅에 떨어진 비닐봉투와 냉동식품들이 더 현실적이어서 못쓰게 된 물건이 아까워 죽겠다는 투로 계속 뒤를 돌아다보았다.

그러다 퍼득 깨닫고 마른침을 삼켰다.
방금 전 그는 총에 맞을 뻔했다.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
지금은? 생전 처음 보는 낯선 남자에게 팔을 붙잡혀 모르는 곳으로 끌려가고 있다.
버터워스는 뭍으로 올라온 물고기처럼 발버둥쳤다.

『기다려요! 기다리라고요. 경찰서에 가서 신고부터 해야겠어요.』
『평상시라면 나쁘지 않은 판단이었을 겁니다, 조나단. 하지만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선 안전한 장소로 몸을 숨기는게 먼저입니다.』
『뭐요? 내 목숨이 위험하다고요?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나는 학교 선생님이라고요. 애들은 물론 날 싫어하지만 제가 다니는 학교는 콜롬바인 고등학교가 아니라고요!』
『조나단. 흥분을 가라앉히고 내 말 잘 들어요. 아동 포르노요. 당신 위장이 탄로났어요. 그들은 당신이 가짜 포르노 컬렉터라는 걸 알고, 목적이 뭔지도 전부 알아냈어요.』

버터워스의 얼굴에서 핏기가 싹 사라졌다. 이제야 돌아가는 내용이 이해가 간 것이다.
『나, 나는... 맙소사.』
그리고 존을 방금 전과는 전혀 다른 눈빛으로 올려다 보았다.
『좋아요. 침착해야지, 침착. 그, 그럼 당신은... 연방 요원이었던 겁니까.』
아쉽게도 연방요원 신분증은 가지고 있지 않다. 리스는「당신 생각이 맞소」긍정하기가 곤란했다. 수중에 있는 거라고는 고인이 된 스틸스에게서 빼앗은 형사 뱃지가 전부다.
뭐라고 설명하는게 좋을까 잠시 고민하는 동안 버터워스가 넥타이가 빠진 리스의 옷차림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실례라는 것도 까먹고 손가락질했다.
『아니야! FBI 요원은 그렇게 옷을 후질근하게 입고 다니지 않아!』

내 옷이 뭐가 어때서. 리스는 발끈했다.

Posted by 미야

2012/06/05 15:39 2012/06/05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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