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각, 술 취했어?

전철에서 제 옆에 앉은 젊은 총각이 심각한 목소리로 (더하기 용모와는 융합이 되지 않는 사투리 버전으로) 핸드폰 통화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신경을 안 쓸래야 안 쓸 수가 없는 것이...

- 그러니까 그 번호를 왜 당신이 사용하고 있느냔 말입니더. 갈쳐 주이소.

가만히 들어보니 내용은 이렇습니다.
아는 형(내지는 지인)의 핸드폰 번호로 전화를 걸었더니 낯선 사람이 받았습니다.
그 형이 전화기를 바꿨구나, 보통 그렇게 생각하게 되잖습니까?
그런데 이 총각은 진짜로 심각해져선 그 사람에게 따지는 겁니다.

- 그라지 말고 아무개 씨 바꿔주이소.
핸드폰 너머에서 날벼락을 맞은 남자가 따박따박 설명합니다.
총각의 얼굴이 더 구겨집니다.
- 이보십시다. 통신 회사에서 갈쳐주겠습니꺼. 댁이 갈쳐 주시어야죠.

먼저 쓰던 핸드폰 번호의 주인이 몇 번으로 바꿨는지 자기에게 알려달랍니다.

순간 뇌리를 스치는 생각.
낯빛은 멀쩡한데 총각, 단단히 취했구놔!

Posted by 미야

2010/01/29 11:08 2010/01/29 11:08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iya.ne.kr/blog/rss/response/1331

Trackback URL : 이 글에는 트랙백을 보낼 수 없습니다

Leave a comment
« Previous : 1 : ... 812 : 813 : 814 : 815 : 816 : 817 : 818 : 819 : 820 : ... 1974 : Next »

블로그 이미지

처음 방문해주신 분은 하단의 "우물통 사용법"을 먼저 읽어주세요.

- 미야

Archives

Site Stats

Total hits:
996025
Today:
82
Yesterday:
221

Calendar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