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의 어린이는 일찍 일어납니다

모 단체에서 해외 어린이 후원을 시작한지도 제법 되었습니다.

그런데 전 후원하는 어린이의 이름이 뭔지, 어디에 사는지도 모릅니다. 우하하... 밥 먹는 것도 귀찮아하는 겔름병 때문입지요. 감사의 카드라던가, 체중이나 신장이 기재된 성장기록부 비슷한게 집으로 도착한 적도 있는데도 레드썬을 외쳤는지 머리속에 남아있는게 없습니다. 조금은 미안한 마음입니다. 돌이켜보니 연말이라고 특별히 선물을 보낸 적도 없습니다. 그곳은 어떠하냐 편지 한 장 쓰지 않았고요.
변명하자면 모 단체에서 "편지는 영어로" 라고 단서를 달아서.
영어... 눈에 붉을 밝혀도 딘샘 팬픽을 못 읽는 처자에게 그런 잔혹한...

그런데 이게 상대방 어린이도 사정이 비슷한 모양입니다.
크리스마스 편지가 도착했습니다.
- 이게 편지라꼬?
메시지는 간략합니다.
10초면 다 그릴 것 같은 집. (삼각형 지붕에 네모난 벽)
말인지 소인지, 아니면 바람에 쓰러진 작대기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 동물 한 마리.
- 아아악~ 나만큼 심해!
"당신에게 관심 없어요" 라는 포스가 팍팍.
무슨 일 있느냐 눈치 봐가며 조심해서 묻고 싶은 마음 뿐.

Posted by 미야

2010/01/11 16:04 2010/01/1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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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엘리바스 2010/01/14 17:07 # M/D Reply Permalink

    초등학생, 아니 국민학생 때 국군 위문 편지를 쓰던 기억이 떠오르는군요.
    학교장이 시켜서였든, 선생님이 쓰라고 해서 썼든, 어쨌든 나름 편지지 한 장을 채우려고 무척 고심했다죠.
    대충 기억나는 내용이 그곳에서 밥 잘 먹고, 건강하고, 나라를 열심히 지켜달라.

    그러고보니 참 잔혹해요. 애들 시켜서 '자살이나 탈영같은 엉뚱한 짓 하지말고 군복무 기간동안 조용히 지내라'는 식의 정신교육을 시키는 캠페인인거라 생각하면...

    그래도 주변 어른들(요샌 잘 안하나봐요? 남자인 친구들에게서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는 많이 들었더도 위문편지 이야긴 들어본 적 없네요.)께서 말씀하시길 문법이 이상하고 앞 뒤 말도 안되는 문장들이기는 해도 그 곳에선 편지 한 통 오는 것이 무척이나 기쁜 일이었다고...

    우간다의 그 어린이도(이름은 모르셔도 지역은 알고 계시잖아요...후훗) 아마 우리 국민학교 시절처럼 억지로 쓰라해서 편지를 쓰고 있을지도 모르죠.

    누군가 너에게 이 돈을 줘서 먹고 공부하고 잘 수 있는거다. 그러니 감사의 편지를 써라!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감동의 편지는 '광고용 선전'에서나 나올 법 합니다.

    사람 사는게 다 똑같은 세상. 그 아이도 24시간 내내 후원자에 대한 감사의 마음 보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이 먹고,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며 하루를 보낼까를 생각하며 보내겠지요.






    그래도 잘 하신 일이예요. ^^ 아이는 아이답게 자라야죠. 그쵸?

  2. 청포도알 2010/02/05 01:41 # M/D Reply Permalink

    윗분 리플보니깐 생각나는게요 요즘도 초딩들한테 편지를 쓰라고 시킨다네요 ㅎㅎ 제가 한달쯤 전에 아무 소득없이 했던 소개팅남에 따르면...ㅋㅋㅋ 전역한지얼마 안됬던 남자였는데 초딩들한테 위문편지가 오는데 봉투에 글씨체 보고 이쁜글씨체 즉 여자애꺼같은건 전부 높은 계급차지래요...ㅋㅋㅋ 이왕 편지받는거 여자애편지가 좋다고..ㅎㅎㅎ 암튼 그거 받으면 자기들끼리 돌려보고 이러는데 나름 재밌고 받으면 좋다고 그러더라구요 ㅎ 근데 답장을 쓰는게 의무래요, 근데 그 답장도 검열해서 내용이상하게 쓰면 기합받고 다시 아이들에게 바람직한 내용 즉 군인아저씨는 힘내서 나라를 지킬테니 너도 밥 잘먹고 건강하고 부모님께 효도해서 이나라를 발전시키자 뭐 이런식의 내용;;으로 써야한다더라구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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