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6일이 오마씨 생신이라 오빠가 여성용 장갑을 주문했나봐요. 못 보던 상자가 있더군요.
우리집 형편이 나가서 갈비 뜯을 상황은 아니니까 내 생일에 겨우 장갑이냐 섭섭하게 여기실 당신은 아닌데 어무이 표정이 좀 이상하더군요.
음... 장갑이 든 상자 옆으로 작은 포장지가 하나 더 붙었네요. 열어보니 귀걸입니다.
- 무슨 귀걸이? 게다가 이거 귀찌가 아닌데?
- 글쎄말이다. 우리집에서 귀 뚫은 사람은 아무도 없잖아.
- 흐응... 미용실에 가서 야메로라도 귀 뚫으셔야겠수.
- 이 나이에?! 다들 미쳤다고 할 걸?!
네가 물어봐, 내가 물어봐 서로 옆구리를 찔러대다 알아낸 사실.
귀걸이는 업체에서 공짜로 준 사은품이었다네요.
결국 그건 제가 귀찌로 고쳐서 쓰기로 했어요.
좀 뭐랄까... 아무튼 남자들은 섬세하지가 않아요.
난 그냥 현금박치기 하겠다고 미리 말했음. 교회에 입고 갈 옷이 없어, 없어 그러는 걸 진작부터 꿰고 있었음. 다만 내가 옷을 고르면 망구 옷을 샀다고 난리발리가 날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어서 직접 주문은 불가함. 나이가 나이인만큼 이젠 망구 옷을 입으셔야 합니다 라고 했다가 뒷통수가 통째로 날아갈 뻔한 적도 있음. 뭐, 핑계는 핑계고 딸네미 역시 성격이 그리 섬세하진 않음.
Posted by 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