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힘드러 미티겠네 이러면서 닌텐돌이를 쥐고 침대에 누운 것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새벽 1시 20분이더라고요. 불은 환하게 켜져있지, 닌텐돌이 화면엔「터치를 해주세요」글자가 나와있고, 세수는커녕 양치질도 안 했고...;; 이거 뭐야.
쓴 표정으로 주변을 휘휘 둘러본 뒤 다시 본격적으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 이게 문제.
어릴 적부터 깨어나 있는 시간이 극단적으로 적어《드디어 얘가 죽었따~!》소동이 벌어진 적도 있어 참 민망합니다. 사람마다 각각 수면을 취하는 시간이 다르다고 하죠. 안타깝게도 3살 터울의 오빠는 새벽부터 빨빨빨 돌아다니는 형이고 저는 오후 2시가 되어야 눈을 빼꼼 뜨는 형입니다. 둘이 합쳤다 다시 나누면 정상이지만 이건 뭐... 어느쪽도 행복하지가 않아요.
그래도 생활하는데는 잠이 적은 사람이 아무래도 유리하죠. 전 그냥 죽을 맛이예요.
PS : 통장정리를 하러 나갔는데 ⓣ모 동물병원으로 캣타워가 입고된게 보였어요. 귀를 쫑긋 세운 채 뽈뽈뽈 걸음으로 접근. 그런데 캣타워에 냥이씨 두 마리가 앉아있는게 아니겠어요?! 우와, 고냥이닷 이러고 급흥분. 후추 코트의 고냥이 한 마리가 인기척에 급 음찔해선 마징가 귀를 하더군요. 괜찮아, 괜찮아 텔레파시를 보내면서 눈을 느리게 깜빡였어효.「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저리가, 아줌마!」고냥이는 사료를 보관한 공간박스의 빈 틈으로 몸을 숙이고 경계의 기색을 늦추지 않았어효. 미안하기도 해서 전 고양이에게 시선을 돌리고 캣타워로 다시 관심을 돌렸죠. 이거, 의외로 높네요? 융단은 분리해서 세탁하기가 힘들 것 같고. 그리고 방에 두기엔 부피가... 그런데 갑자기 캣타워가 지진이라도 만났다며 쿵! 흔들리지 않겠어요? 전 식겁했어요. 윗층에 앉은 고등어무늬 고냥씨는「산은 산이오, 물은 물이로다. 중생아, 네가 어디로 가느냐」부처님처럼 미동도 하지 않는데 후추무늬 아이가 아래에서 캣타워를 공격하더라고요! 뭐, 공격이란 표현은 과장이고 자기 딴에는 앞발로 체중을 실어 찍어눌렀을 뿐이었겠지만, 어쨌든 여기선 캣타워가 심하게 흔들렸다는게 중요해요. 걔도 놀라고, 저도 놀라고, 둘이서「뭐 이런게 다 있어?」표정을 짓고 있었어요. 눈으로 보기엔 무척 튼튼해 보였는데 원래 캣타워란게 이렇게 약한 건가요? 그동안 고등어무늬 아이는 계속해서「산은 산이오, 물은 물이오」염불을 외우고 있고... 후추는「내가 안 그랬쪄요」하면서 살금살금 뒷걸음질 하더라고요.
Posted by 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