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들이 대본을 발로 쓰나...
하나 하나 헤집어보면 이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림을 한 장소에 모아놓고 보면 전체 발란스가 안 맞는 겁니다. 머리는 작고, 몸통은 크고, 다리는 짧고, 손과 발은 거인의 그것인... 호비트족 다리에 아틀라스의 발바닥이 붙었다고 상상을 해봅시다. 이걸 두고「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올라간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전체 그림이 흐트러지면 디테일이 제 아무리 섬세하고 아름다워도 죄다 꽝인 거예요.
딘이 죽고 4개월 뒵니다.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을 거예요. 지옥의 문이 열려 악마와의 전쟁 어쩌고 하는 건 크립키 대마왕의 립 개그 서비스라고 치고 - 샘에게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손바닥 펼치고 이얍 기합을 넣으면 상대방이 오바이트를 할 수 있게 하는 신기한 재주가 늘었어요. 그리고 그 재주로 샘은 악마에게 빙의당한 사람들을 도왔습니다.
자! 그리고 딘은 기적처럼 살아나 샘에게로 돌아왔습니다.
여기서 제작진은 2화 정도를 소진해가며 샘을 집중 조명했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저건 나의 형일까. 속임수는 아닐까... 기쁨 이전에 두려움이 생겨야 합니다. 바비가 모든 방법으로 다 확인했다고요? 그러니 낼름 믿어요? 말도 안 됩니다. 뭐, 한 발 양보해서 정말로 (바보) 샘이 딘의 부활을 순수하게 받아들였다고 해봅시다. 드라마에서 샘은 그렇게 기뻐하지도 않습니다. 어깨를 두드리고 반갑습니다, 이러고 끝입니다. 여기 내 옆에 앉아봐, 얼굴을 만져봐도 될까, 흥분한 기색도 없어요.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형에게 자세히 설명하지도 않아요. 루비와 같이 악마를 소탕했노라 고백한 건 밤 외출을 부득이 들키고 난 뒤입니다. 굉장히 어색하지 않습니까. 어느 분 말씀대로 아무런 댓가 없이 부활한 딘은 헌터의 시선으로는 사냥의 대상입니다. 샘은 그 점을 고민하지도 않는 눈치입니다.
엄청나게 기뻐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아가며 의심하는 것도 아니고.
샘은 형이 지옥에서 돌아온 걸 멀리 인도나 티벳으로 여행갔다 돌아온 것처럼 인식하고 있는 걸까요? 루비와 나란히 식당 의자에 앉아선 자신의 새로운 사이킥 능력 개발(오바이트)을 어떻게 설명할지를 고민하는게 전부여선 시청자들은 어안이 벙벙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니「발로 쓴 대본」소리가 나오는 거예요.
진지하게 말해봅시다.
너무나 사랑하는 사람이 처참한 모습으로 죽었습니다.
4개월만에 예전 모습 그대로 돌아옵니다.
어떨 것 같습니까?
오, 서프라이즈~ 이러고 끝이면 그냥 다 때려쳐야 하는 겁니다.
그 심리적 공황상태를 이다지도 깔끔하게 생략하다니오.
시청률은 순조롭게 올라가고 있다지만 저는 작가들을 밧줄로 묶어 들었다 놓았다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입니다
Posted by 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