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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한 책자가 도착했습니다. 타이틀은 "Say a prayer" 입니다.
5분만에 안색이 변했다지요.
심각한 파본이라 그런 건 아니고요.
뭐, 단순하게 "취향이 달라서" 라고 해두지요.
반찬으로 만들려고 작정하면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 싶었습니다.
딘 윈체스터가 어린 동생에게 약을 먹여 강제추행을 합니까? 어이가 없으려니까.
하지만 취향의 차이니까 그건 그렇다고 칩니다. 혹자에겐 만족스러운 내용일 수 있습니다.

다수가 번역물인데 원작자가 누군지 표기를 안 해놨더군요.
왕년에 버닝했던 애니 슬레이어즈 쪽에선 이런 행동을 하면 팬 활동을 접어야 했습니다. 추구하는 커플링 성향은 아무 상관 없습니다. 네티켓을 어겼다는 부분에서 항의를 받게 됩니다. 번역물 또한 2차 창작물로 보호받는다는 의식은 강하되, 반면 원작자 정보를 생략하면 도작(盜作) 행위와 마찬가지인 것으로 호되게 비난받았습니다. 애니메이션이라는 특성 탓에 학생 팬이 많았고, 여기저기 긁어모은 자료들로 자신의 홈페이지를 치장하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게 여겨지는 일이 다수이다보니 거기에 따른 제재조치가 따른 것이지요. 외국 번역물보단 (어린 층이 많았기에) 국내 창작물이 압도적으로 유통(?)되었다는 점도 한 몫 했습니다. 작가가 바다 건너 사는 보네보네 사꾸라짱이 아니라 수유리에 사는 박 모양인 경우가 더 일반적이었습니다. 보네보네 사꾸라짱은 한국으로 쪽지를 보내는 게 어려웠을 겁니다. 그러나 박 모양은 해당 사이트에 방문해 벌렁 드러누워 보란 듯이 시위를 할 수 있죠. 비록 허락까진 못 구했을지언정 원작자 표기까지 빠진다는 건 그래서 상상을 못 했습니다. 아차하는 순간 홈페이지가 전쟁터가 되어버리는 겁니다. 그렇게 불난 집 구경 몇 번이면 뼈 아픈 교훈이 생기죠. 원작자 표기는 누가 뭐래도 필수였습니다.


초딩이라는 표현을 쓰면 초등학생이 화낸다고 합니다.
"우리가 그렇게 어린 줄 알아요?"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초등학생이 아닌데 초딩이라고 하면 안 되죠.
그럼 개념 없는 어린이처럼 행동하는 걸 두고 무어라 하면 좋을까요.


원작자 표기가 몇 페이지에 나옵니다 알려주시면 고치겠습니다.
책은 5분만 읽었으니 제가 큰 실수를 했을 수 있거든요.

Posted by 미야

2010/03/17 22:28 2010/03/17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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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방문자 2010/03/19 01:16 # M/D Reply Permalink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2. 비밀방문자 2010/03/21 14:54 # M/D Reply Permalink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3. DS 2010/06/26 22:45 # M/D Reply Permalink

    확실히 표기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 잘못된 점이기도 하지만, 뭐 그렇게 친다면 샘딘 좋아하시는 분들도 마찬가지로 딘 반찬 많이 사용하시는데 샘 반찬 안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말씀 하시는 어이 없으려니까. 되게 좀 말이 그렇네요-_-그냥 지나칠수도 있는 말이였지만, 저도 역시 취향의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이고, 슬레이어즈때부터 좋아했던 분께서 쓰신 글이라 좀 더 그렇네요. 그리고 팬북에 원작자 표기 나온다고 저는 알고 있었는데요. 포쿠보님이였던가 그분 이름으로요.

    1. 미야 2010/07/03 19:13 # M/D Permalink

      제가 아는 내용과는 좀 다르군요. 포쿠보님이던가 이미 기억도 나지 않는 그분은 번역자님으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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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엔 데이빗 린치 감독을 엄청 좋아했었습니다앗.
배우 카일 맥라클란과 자주 작업을 했죠. 팬들은 카일 맥라클란더러 “왕자님(이거슨 모래행성 듄 때문임)” 또는 “데이빗 린치의 황태자” 칭호를 붙이곤 했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오지사마는 영감님이 되어버렸지만 오컬트 붐과 같이해서 매니악하게 좋아하는 사람이 제법 있었답니다. 트윈픽스는 최고였... 흙흙. 귀신 탄다 주장하는 어머니에게 시청금지를 당해버려 전편을 감상하지 못한게 한스럽습니다. 거기다 이후 데이빗 린치의 유명세는 한 풀 꺾였죠.

어쨌거나 책 띠지에 “데이빗 린치가 선택한 작가” 라고 적혀져 있으니 오모이떼 뽀루뽀루가 되어 얼른 납치를 해봤습니다.

베리 기포드라는 이름의 작가입니다. 처음 들어봅니다. 책 제목은 “스타호텔 584호실”.
엉뚱하게도 제 입에서 오오오~ 외침이 터져나온 장면은 바로 이거.

“무슨 차를 타고 왔어요?”
요시코가 물었다.
“시보레 임팔라.”
토루가 말했다.
“새 차예요?”
“삼 년 됐어. 1962년형. 흰색이야.”

아까비이~!! 외치며 주먹으로 책상을 콩 때리 - 려다 타박상 입은 팔목이 비명을 질러 관뒀습니다.
상아색 시보레 임팔라는 좀 적응이 안 되지라.

Posted by 미야

2010/03/15 15:13 2010/03/15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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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 이야기다. 꿈에도 그리는 - 여기도 책, 저기도 책 - 그러나 불신지옥(웃음)에서  한 발자국 떨어진 아슬아슬한 곳일지도 모른다.
"오늘 텔레비전에서 소개한 책인데 이리저리 움직이며 전화를 받다보니 제목을 잘 듣지 못 했어요" 라고 손님이 말하면 점원은 원하는 책을 제대로 찾아줄 수 있을까. 아, 식은 땀 난다.
페이지 첫 장부터 시작된다.


"그게. 제목도 쓴 사람도 모르겠어요."
"네에..."
"그리고 사실 어떤 내용인지도 잘 몰라요."
"네?"
자기도 모르게 "말도 안 돼" 라는 말이 나올 뻔했지만 손님을 상대로 그런 말을 할 수는 없다. 그래서 그 대신에 한숨을 내쉬는 손님을 향해 달래는 말투로 부드럽게 말했다.
"제목을 모르신다고요."
"이렇게 책이 많으니 찾을 수가 없네요."
"출판사는 아세요?"
여자 손님은 누썹을 움찔 움직이고 고개를 옆으로 흔들었다. 알 리 없잖아요, 라고 말하고 싶은 표정이다. 도대체 근거가 아무 것도 없으니 검색기를 사용할 수도 없다.
"무슨 힌트 같은 거라도 없을까요? 어디선가 소개 기사를 읽으셨다던가. 평판을 들으셨다던가. 그 책은 손님이 읽으시려고 찾는 거죠?"
쿄고가 묻자 여자 손님은 "그래요"하면서 가슴을 힘껏 앞으로 쑥 내밀었다. 책을 읽으려는 당사자가 이 자리에 있다는 건 무척 도움이 된다. 상대의 반응을 보면서 책의 내용을 파악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불쌍한 이야기예요."
생각났다는 듯이 여자 손님이 중얼거린다.
"여자아이가 많이 나오고, 모두 다 가난해요."
이거야말로 힌트다.
"집에는 돌아갈 수 없고 병에 걸리기도 하고 때로는 친구가 죽기도 하고 정말 못 견디게 가슴 아픈 이야기예요."
"저... 그건 누군가가 쓴 소설인가요? 아니면 논픽션. 그러니까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의 기록인가요?"
"소설이에요. 하지만 정말로 있었던 이야기를 토대로 해서 썼어요. 환경이 좋지 않은 굉장히 바참한 공장에서 일하는 아이들이 주인공이고요. 옛날 일본에는 그런 일이 드물지 않았다고 해요, 엄머어빠가 보고 싶어서 얇은 이불 속에서 울고 그래요. 지금은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에요."
공장에서 일하는 여자아이들만 나오는 비참한 이야기-
돌연 책 제목 하나가 번뜩 떠올랐다.
"혹시 그거 <아아 들보리고개> 아닌가요?"
"앗, 그거 그거. 그거예요!"


맙소사. 책 찾아주는 사람도 엄청나고, 책 사겠다는 사람도 엄청나다.
이래서 서점 직원들은 추리력이 발달하는 걸까?
서점에게 도전하는 자, 서점 직원 덕분에 망하리라 - 본문에는 이런 글귀는 물론 없다 -  각종 미스테리한 일들을 해결하는 베테랑 직원과 아르바이트생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코앞으로 보이는 듯한 서점의 묘사도 아주 재미있지만 서점에 얽히는 각종 사건(심지어 27년 전에 일어났던 살인 사건까지!)과 사람들을 풀어나가는 솜씨도 맛깔스럽다.

3권까지 발간. 1. 3권은 단편 모음이고 2권은 장편.

다만 묘사된 서점은 우리나라와 다르다. 한국은 인터넷 판매가 서점 판매량보다 압도적으로 많은데다가, 만화와 잡지가 대여점으로 유통되고 있고, 서점 자체가 참고서 판매 위주로 밥 벌어먹는 형국인데다, 결정적으로 독서 인구층의 폭이 좁다.

그리고 상관 없는 이야긴데 나도 교고쿠 나츠히코 님이 싸인해주면 정신이 나가 꽃밭이 눈에 보일 것 같아.

Posted by 미야

2010/03/13 13:59 2010/03/13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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