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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가장 목소리를 듣고 싶은 사람이 전화를 걸어왔지만 이걸 받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일 때가 있다.「하느님 감사합니다. 제 소원을 들어주셨군요」일지, 아니면「우째 이런 난감한 일이」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 뭐야?! 너 울었냐?!
- 아뇨아뇨아뇨. 코감기에 걸렸어요. 훌~쩍.
- 어제까지만 해도 멀쩡했잖아.
- 그게 말이죠... 밤새 에어컨을 틀고 잤거든요.
- 밤새 에어컨이라. 이봐, 제이?
- 네에.
- 나는 연기로 밥을 먹고 사는 사람이거든? 누가 사실을 말하는지, 거짓부렁으로 연기를 하는 건지는 혓바닥 굴리는 리듬만 봐도 그냥 알아. 그래서 하는 말인데 네가 울었다는 점을 나는 의심하지 않아. 코감기 어쩌고는 당장 집어치우고 어느 자식이 널 울렸는지만 말해.
- 저어, 나도 연기로 밥 먹고 사는 사람인데...
- (버럭) 누구냐니까!
- 알았어요, 알았어! 하지만 젠슨이 생각하는 것과는 많이 달라요. 그게 말예요. 날 찾아온 어떤 팬이 있었는데요...
- 젠장! 그 망할 자식이 너에게 갑자기 이상한 수작을 걸든?!
- 젠! 끝까지 들어봐요! 그게 아니고요... 그 사람은 여자 친구랑 같이 찾아왔는데 자기 이름이 딘이라고 했어요.
- 에?
- 딘이라고 했어요.
- 김 빠져. 뭐야 그거.
- 슈퍼내츄럴의 딘이 아니라 제임스 딘의 딘이래요. 나는 말이죠, 활짝 웃으면서「당신 어머님이《에덴의 동쪽》을 무척 좋아하셨나봐요」라고 말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이 사람은 딘이야. 그런데 내 형은 아니야. 왜냐하면 딘은 지금 지옥에서 내 이름을 부르며 괴로워하고 있거든. 그랬더니 갑자기 말문이 막히더라고요. 창피하게도 난 훌쩍거리고 울었어요. 그 사람은 막 당황했고요, 손수건을 꺼내면서 날 달래려고 노력했어요. 그런데 그러면 그럴수록 더 눈물이 나와서... 있잖아요, 나 엄청 바보 같죠.
- 그걸 말이라고 하고 있니. 넌 천연기념물 바보 그 자체야.
- 미안.
- 하지만 날 구하러 와줄거지?
- 신에게 맹세코. 아파도 조금만 참아요. 내가 구하러 갈게.
- 울지마. 그럼 나도 마음이 아프잖아.
- 응.
- 그럼 네가 좋아하는 젤리 먹으면서 뚝, 하는 거다?
- 응.

Posted by 미야

2008/06/28 09:29 2008/06/28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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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얌얌 2008/06/28 10:44 # M/D Reply Permalink

    이 시리즈 정말 맘에 드는데요 ^^ 웃음과 감동이 함께하는 미야님의 글~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건필하세여~^^v

  2. 2008/06/28 23:19 # M/D Reply Permalink

    아아아아아......정말로........미소가 지어지는걸 숨길수가 없네요..
    어쩌면 저렇게 예쁘답니까..제이...

  3. 소나기 2008/06/30 19:51 # M/D Reply Permalink

    두가지 감정이 동시에 들겠지만, 그래도 소원을 이뤄준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리고 전화를 받겠어요. 전화를 먼저 거는 것도, 찾아가서 얼굴을 보는 것은 더더욱 웃기는 상황이거든요.^^;;

    파달이 우는 거 못보는 딘이나, 형 걱정되서 우는 파달이나~~
    이 사랑스런 형제들을 어쩌면 좋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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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은 4년 전의 자신을 회고한다. 4년 전의 나는 저러지 않았던 것 같은데.


- 얏~호, 내가 누구게!
- (뚝)
- (다시 맹렬하게 버튼을 눌러) 내가 누구냐니까욧! 왜 말도 없이 끊어욧!
- 사이먼?
- 후후후, 나는 사이먼이 아닌데요, 젠슨.
- 그럼 누구신데요?
- 하는 수 없군, 그럼 힌트를 줄게요. 세상에서 제일 멋진 텍사스 싸나이! 키도 아주 커요! 밥도 많이 먹고요, 핸섬하고 똑똑하죠. 그리고 제법 부자랍니다.
- 모르겠는데요. 텍사스 출신의 키가 엄청 큰 멍청이 하나는 잘 알지만 그 사람은 황당할 정도로 젤리 광인데다, 때로 지능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애처럼 굴고, 자기 개가 아프다고 펑펑 울고, 골프도 못 쳐요.
- (원한에 사무쳐) 빌려간 50달러 안 갚을테다.

Posted by 미야

2008/06/27 15:21 2008/06/2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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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레인 2008/06/27 19:46 # M/D Reply Permalink

    "왈왈, 꺄옹, 크르렁" 에서의 제러드 넘넘 귀여워요 >_<

  2. 로렐라이 2008/06/28 03:39 # M/D Reply Permalink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서로를 알아가고, 점점 닮아가는 두 사람의 모습이 그저 흐뭇한 저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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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젠슨은 맨날 퉁명스러운 목소리로「이보쇼?」대꾸하는 걸까를 궁금해하며 제러드는 제일 친한 동료 배우의 단축키를 누른다.


- 이야호~♬ 못난이! 나 보고 싶지 않았어요?
- 안녕, 서스콰치.
- 어라. 어디서 천둥 치는 소리가... 목소리가 좀 그렇네요. 혹시 오늘도 저기압?
- 이곳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다.
- (잠시 침묵) 저어, 그럼 왜...
- 네놈, 내가 자기 엉덩이 주물렀다고 동네방네 떠들었지! 이실직고 하는게 좋을게야, 서스콰치. 이곳 영화 촬영장으로 벌써 소문 돌았어. 응? 그냥 이걸... 장난으로 할 말이 있고 아닌게 있지. 엉덩이를 조물거리고 재밌게 놀았어요? 이봐!
- 와, 빠르다. 이곳은 호주인데. 혹시 젠슨도 봤어요? 나, 저번에 젠슨이 예쁘다고 말해준 그 분홍색 셔츠 입었다?
- 반성의 기미조차 없는거냣!
- 분홍색 셔츠 입었다니까.
- 그래, 그래. 분홍색 입었냐. 참 잘 했어요, 제러드 어린이. 너에게 진지하게 화내려는 어른이 잘못했다. 그래도 이 다음에 만나면 밥 안 사줄테야. 그런 줄 알고 있어.
- 어엇! 스테이크!
- 없어, 없어.
- 너무해! 스테이크 굽는 맛있는 냄새를 맡을 적마다 난 젠슨을 생각하는데!
- 그거 무진장 싫어지는데. 군침을 질질 흘리면서 내 생각을 한다고?
- 응, 응!
- 전화 끊자. 갑자기 소름 돋았다.
- 아앗?! 스테이크!
- 시꾸랍! 내 이름이 스테이크냣?!
- 하는 수 없지. 그럼 다음엔 내가 젠슨에게 스테이크를 사줄게요. 됐죠?
- 포기를 모르는 놈일세... 오케이.
- 그럼 나도 오케이. 분명히 저녁 약속 한 거예요?

Posted by 미야

2008/06/25 09:30 2008/06/2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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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로렐라이 2008/06/25 21:53 # M/D Reply Permalink

    어휴, 둘 다 어찌나 귀여운지orz
    이번 콘에 부농체크셔츠 입은 제러드, 너무너무 사랑스러워서 하루종일 어른어른 거렸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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