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했네 안 했네를 떠나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면 사과하면 된다.
그런데 단단히 삐진 것이 분명한 (여)동생에게 미안하다는 그 한 마디를 하기가 왜 이렇게나 어려운 걸까. 지나가는 사람의 어깨를 실수로 쳤을 적엔 반사적으로 실례했습니다 말부터 튀어나가는데 말이다.
- 오빠다. 너, 요즘 뭐 갖고 싶은 거 없냐.
- 갖고 싶은 거요? 있죠. 마세라티 스파이더. 페라리 기술로 완성한 V8 4.2X DOHC 390 마력.
- 임마! 내가 알 파치노나 마이클 더글러스라도 되는 줄 알아?! 그거 20만 달러는 넘는단 말이야! 날 파산시킬 작정이냐, 아님 홈리스로 전락시키고 싶은게냐.
- 흥... 그러니까 젠슨이 틀렸다니까요. 들어봐요. 나라면 이렇게 말했을 거예요.《지금 나에게 유럽리그 축구경기 결승전 녹화본이 있는데 경기 결과를 훤히 꿰고 있으면서도 전혀 모르는 척하고 나랑 같이 환호성을 질러줄 사람이 필요해. 덤으로 맥주도 같이 마셔주고. 그런 사람 어디 없냐?》이렇게요. 알아 들었어요?
- 오케이.
- 그럼 다시.
- (숨을 크게 흡 들어마시고) 오빠다. 너, 요즘 뭐 먹고 싶은 거 없냐.
Posted by 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