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꿈

꿈에 한 방으로 온 식구(라고 해봤자 엄마와 오빠밖에 없음)가 모여서 잠을 자는데 벽에서 제로스를 닮은... 요괴가 나타나서 길죽한 자주색 가죽 가방을 바닥에 공손히 내려놓는 겁니다.
그 가방이라는게 길이만 1미터 20cm 정도라 어린애 시체가 누워있음 딱인 사이즈인데 모양은 괜찮아도 무지 낡았더라고요.
정말 시체인가 싶어 감히 열어볼 생각도 못 하고 있는데 그 요괴 왈,

" 지참금입니다."


지참금 : 혼인할 적에 신부가 친정에서 가지고 가는 돈, 내지는 데릴사위가 가지고 가는 돈.

가방을 열었다간 더 큰일나게 생김. 그런데 정말로 시체인 건가... 궁금해 죽을 지경인데... 이게 뭐냐고 확인하러 들었다간 승락했다 착각하곤 옳커니 경사났네 분위기일 것 같고... 물건이 뭔지부터 보자고 하면 모욕했다 난리칠 것 같고... 가방, 가방, 가방, 이러면서 머리가 빙글빙글 돌더라고요.
아아, 정말로 시체?! 머리를 잡아뜯으면서 상대를 쳐다봤는데 눈매가 정말 제로스 비슷해서... (좋았다는 거긔) 상대에게 호감이 생겨 이게 다 돈이었음 좋겠네 하고 시체설을 당장 뒤집었다는 거 아입니껴. (이런 나도 참 문제)
그치만 상대가 요괴이든 인간이든 결혼 문제는 신중해야 하니까 가방은 아예 만지지 않았어요.

무슨 특정한 의미가 있는 꿈이 아니었음 좋겠군요.

Posted by 미야

2008/04/24 12:39 2008/04/24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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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kimmie 2008/04/24 13:31 # M/D Reply Permalink

    서, 설마 제로스가 미야님께 시집을 오는 꿈인 겁니까(어이, 뭔가 바뀌었어!)...순간 지참금까지 바리바리 싸들고 "신부가 되어주세요"라며 발그레 뺨을 붉히는 제로스를 상상해 버렸네요. 왠지 두분이 같이 핏방울을 흩뿌리며 잘 사실 것 같아효...;;
    가방을 열거나 들여다보는 꿈은 남들의 구설수에 오르는 꿈이라는데 안 여신 건 잘 하신 것 같아요. 암만 미신이라지만 안 좋은 꿈을 꾸면 뭔가 찜찜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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