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미치는 줄 알았다...
업그레이드 하면서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단어는 [치환자].
저걸 대뜸 [치질환자] 앤드, [치한者]라고 읽어댄 인간이다. 납득도, 이해도, 종잡을 수도 없었다. 여보세요? 라며 눈을 동그랗게 떠보았지만 이거, 모르는 걸 질문을 하려니 그 행위 자체가 만만치 않다. 사용자 블럭을 모조리 뒤져가며 이건가, 저건가 나름대로 공부를 해보지만 코끼리 다리인지 사슴 다리인지 일단 구분이 되어야 뭘 어떻게 해볼 거 아닌가. 아직도 난 ,<a>와 </a>가 뭔 소린지도 모른다. 바디에서 색상 코드를 바꿔주세요 - 라고 친절하게 알려줘봤자 그놈의 바디가 어디에 달라붙었는지조차 모른단 말이다.
악 소리 질러가며 [전 왕 초보란 말예요~] 라고 울부짖으니 죄다 도망가 버리고.
뒤로 슬그머니 던져진 쪽지엔 이런 말이 적혀져 있었다.
- 모르면 걍 베껴.
그렇다. 따라하는 것이다.
일단 스타일 시트는 건드리지 않는 것으로 하고 스킨 html 문서를 나모로 열어봤다.
초장부터 [스크립트 오류입니다. 어쩔까요?] 라는 메세지가 친절하게 나를 반겨준다.
쓰벌- 이라 욕한 다음에 태그를 읽어봤다.
그 첫번째 감상. 오징어 다리 문어 다리. 외계인이 소주 먹고 토한 그림 같다... 헐.
흐르는 땀을 씻어가며 그 외계인이 술 먹고 토한 흔적을 복사해서 붙이고, 자르고, 이어붙였다.
제대로 했는지는 전혀 모른다. 일단 걍 베끼고 보았다. 뭔가 찌그러진다 싶으면? 전의 상태로 돌아갔다. 모르는 사이에 발가락을 손바닥에 이어 붙였을 수도 있다. 그래도 난 모른다. 용감하니 무식해진다. 아니, 그 반대로 무식하니 용감해진다.
기껏해야 제목 글자 크기와 색상 바꾸고, 배경 그림 삽입하고, 바탕 색 변경하고, 창 높이 키워준 것밖에 없는데. 심장은 벌렁거리고, 손톱은 죄다 씹어 먹었고, 눈은 시뻘겋다.
못할 짓이다, 못할 짓...
Posted by 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