쨔라쟌쟌... 첫단추부터 왜 이러냐.
너굴 상점 배달 세 번째 미션으로 물뿌리개를 건네주러 갔건만.
이놈의 망할 오리가 케이크, 파티쉐 어쩌고 한바탕 우아한 척 떠들다가 하얀 코끼리 샐리에게 꾸사리 먹고 보라색 오라를 풀풀 풍겨겨대는 것이다. 말을 걸어도 우울하다며 도리질하고, 내가 맨날 수다 떤다고 항상 기분 좋은 건 아니라고 그러면서 온 동네를 휘젖고 돌아다니더라.
- 당신이 우울한 건 알겠어. 그래도 나완 상관 없으니까 배달 좀 받아~
안면 몰수한 채 졸졸 따라다녔더니 왜 미느냐며 화낸다. 그러면서 지나치게 적극적인 여자는 매력이 없다면서 마구 잔소리... 막판엔 머리에서 스팀까지 올라온다. 우와, 무섭다.
- 난 그냥 물뿌리개를 배달하러 온 것뿐이야! 배달 좀 받아~!!
이년이 절대로 안 받네.
결국 포기하고 1시간만에 어쩔 수 없이 새 마을로 다시 스타트. 덴당.
같은 이름의 토코마을인데 특산품은 복숭아에서 배로 바뀌었고, 다리가 세 개나 된다.
아하하. 낚시 천국이겠구려. 낚시대 구입했다.
아울러 초장부터 냉장고를 장만했다. <- 정말 나 답다는 반응들이다. 빚은 안 갚냐?
토요일 아침 댓바람부터 지하철 안에서 홀린 표정으로 연성물을 읽는 누님.
으응, 으응... 형이 그렇게 좋아? 아아, 더, 이런 글귀가 눈에 보이는데 순간 나는 내 시력을 의심했다. 흠칫해서 얼른 페이지를 좁혀 타인으로부터 시야를 차단하는 누님.
- 아줌마, 매너염!
그러나 웃음은 터졌고, 제어가 되지 않음에 나는 당황했다. 얼른 일어나 출구로 향했으나 킬킬거리고 웃는 건 여전했음... 미안해요, 누님. 그치만 강했어, 넘 강했어!
오늘 오전 8시 10분 무렵에 송내역 지나가며 난감한 일 당하신 분께 사과드립니다.
Posted by 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