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 시절부터 쭉 고민이었던 것이... 칼질이었다. (두둥-)
겁은 많지, 손은 작지, 무셔 무셔 노래를 부르면서 1mm 두께로 당근을 썰 수 있을 것 같냐!
하여간 억지는 사촌이라고 어떻게든 자르고는 본다. 그런데 그게 야채를 도륙하는 수준... 크기와 모양이 전부 제각각이다. 자취방에 놀러 왔던 친구가 밥상에 올린 오이를 보고 뒤집어져라 웃어댔던 기억이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요리가 순한 맛 커리인데 그 내용물이 깍뚝썰기인지 채썰기인지는 그 어느 누구도 질문해선 안 된다.
- 나이 서른 일곱에 칼질 못 한다고 징징거리는게 참으로 한심하다.
- 어쨌든 먹으면 모양과는 상관 없이 장땡이다.
- 그치만 맛은 진짜 없군. 우겍.
어쨌거나 오늘의 저녁은 커리가 아닌 일본식 고기 전골 스키야키.
그런데 아무리 노력해도 엄마가 만들어준 그 맛이 안 나... 훌쩍. 비법이 뭐뇨.
하여간 밥 하고 거실만 청소하는데 총 1시간 30분 걸렸다.
눈썹 휘날리며 어이차 어이차 하여 오빠 퇴근 시간까지 아슬아슬하게 세이프.
맛 없는 동생 군의 요리를 군소리 없이 먹어주는 오빠, 사랑해.
- 난 마사 스튜어트가 되는 거 싫어.
- 칼로리 바란스만 먹고도 사람은 살 수 있단 말이다!
Posted by 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