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TV로 로앤오더-SVU 시리즈를 볼 적마다 늘 <악! 컥! 꽥! 꺅!> 소리를 질러대기 때문에 싫든 좋든 식구들도 같이 동참하는 고통(?)을 겪는다. 헬스 자전거를 부지런히 돌리면서 입으로는 쉬지 않고 꽥꽥거린다. 도대체가 한 번이라도 조용히 보는 법이 없으니 관심을 두게 되고, 결국엔 같이 앉아 바가지로 욕을 퍼부어댄다.
뉴욕 성 범죄 전담반의 이야기니까 매번 이야기는 으악스럽다. 아빠가 애를 강간하고, 여자가 토막나고, 남자가 거시기를 흔들어대고, 의붓엄마가 아이 뺨을 치즈 강판으로 밀어버리고... 사는게 가끔 싫어질 정도다.
그런데 거기서 범인을 추적하는 여러 이야기들을 보다보면 한 가지 등줄기가 쭈삣거리는 것이... 만약에 나의 사생활이 엘리엇 아빠(응?)와 존 삼촌(뭐?) 투투올라 삼촌(얼씨구?), 마이 달링 황박사님 등등에게 들통나면 과연 엘리엇 아빠는 날 어떻게 쳐다볼 것인가 하는 것이다.
영장이 청구되어 내 방을 뒤지는 형사님들.
컴퓨터 속엔 온갖 만화가 그득그득하고, 블로그엔 형제 덮밥으로 팬픽이 올라가고, 구워놓은 불법 다운로드 시디 중엔 헨타이도 있다.
일그러지는 올리비에 엄마의 얼굴이 보인다. 으아, 광분한 엘리엇 아빠가 날 주먹으로 때리려고 하진 않을까 무섭다.
그치만 전 건전한 인천 시민입니다. 무단 횡단이 저지른 범죄의 전부라고요!
라고 주장하면 황박사님은 내 정신 상태를 어떻게 감정할 것인가.
그냥 보통의 인간입니다 - 라고 말할까, 아님 비정상이라고 잘라 말할까.
글세다. 화장실에 앉아 신문을 읽어가며 똥을 싸는 내 심즈를 즐겁게 쳐다보고 있노라면 <이건 진짜 아닌데...> 싶은 것도 사실이다. 관음증이냐. 에이, 조금은 우울해졌다...
Posted by 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