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차를 끌고 나가본 사람은 알겠지만 차에 치어 죽은 동물들 숫자는 제법 많다. 정말로 많다. 개, 고양이, 비둘기, 까치...
두부에서 빠져나온 비둘기의 둥그런 눈알이라던가, 몸통에서 떨어져나온 고양이의 팔 다리를 볼 적마다 매번 통탄을 하게 된다. 그렇게나 빠르게 움직이는 녀석들이 왜 자동차에 밟혀 죽는 걸까. 특히 비둘기는... 날아갈 수 있잖아? 어째서 깔리는 걸까. 고양이는 또 어떻고. 쏜살같이 달려나가는 주제에 왜?!
- 병이 들어서 움직임이 좋지 않았습니다.
- 라이트에 눈이 부셔서 그랬습니다.
- 노환으로 관절염이... 절뚝.
- 갑자기 놀라서 다리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 나보다 자동차가 더 빨랐습니다.
내가 일하러 나가는 동네의 터줏대감이던 검정 얼룩 고양이가 오늘 운명을 달리했다.
진짜지, 진짜지, 이놈들이 이렇게 죽는 건 못 보겠다.
Posted by 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