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쭈가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는 소식에 급우울, 땅파기 모드로 들어간게 언제라고 퇴근길에 어쩌다 마주치곤 하던 달록이가 비닐에 싸인 시신으로 길바닥에 올라가 있는 걸 보고야 말았다.
이 인간들아! 투명 비닐에 넣어 쓰레기처럼 처리하면 어쩌자는 거야!
근방은 다세대 주택이 밀집된 지역이다. 생활환경이 나빠 쓰레기를 제대로 분리해서 내놓질 않는다. 연로하신 할머니가 음식물 봉투를 당당하게 들고나와 길가에 아무렇게나 놓고 가는 그런 곳이다. 비위생적인 환경에 민원이 어찌나 많았으면 24시간 무인 카메라로 찍어 적발하겠다고 플랑카드가 나붙을 정도다. 그러니 고양이가 쓰레기봉투를 찢어놓는 일도 많았을 거라 추측해볼 수 있다. 덧붙이자면 인천은 아파트를 제외하곤 음식물 쓰레기를 시에서 지정한 플라스틱 통에 넣어 버리게 되어 있다. 따라서 제대로 수거가 이루어지면 먹이를 찾는 동물에 의해 쓰레기봉투가 훼손될 일이 없다. 요컨대 봉투 안으로 생선 잔반따위가 섞여 있었다는 것이 문제다. 결국 원인을 제공한 사람들이 골칫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만 보며 고양이를 탓하는 것이 인간이다.
달록이 입가에 피가 많았다. 독약을 먹은 듯하다. 상대적으로 몸 상태는 괜찮아서 로드킬을 당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토요일에 퇴근해서 점심먹고 하루종일 잠만 자고 일어났더니 기분이 그래도 조금은 나아졌다.
대신 눈은 심각하게 부었군.
Posted by 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