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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fic] Brownie 31

※ 컁, 이번 일요일에 토코쿠키 마을에서 낚시대회가 열려요. 어쩌지어쩌지어쩌지어쩌지. ※

톡 쏘는 맛의 음료를 권하던 제러드의 배려는 썩 좋은 효과를 내지 못한 것 같았다.
누가 보더라도 젠슨의 안색은 지나치게 창백했는데 모텔에서의 장면 89번을 찍고 난 다음에는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리기까지 했다. 샘이 켜둔 노트북의 하얀 빛이 반사되자 이건 뭐「뱀파이어와의 인터뷰」속편이었다. 렌즈 너머의 피사체에 집중했다가 도로 눈을 떼어낸 조나단은 뒤편을 향해 수신호를 보냈다.
 
『젠슨, 괜찮나.』
『여기에 맞는 22구경 탄창은 이게 아닌 것 같아요. 딱 소리를 내며 맞물리질 않는데요.』
어디 아픈 곳 없냐고 물어봤더니 예스도 아니오, 노도 아니오, 소품이 이상한 것 같다고 대답한다. 요컨대 촬영엔 지장이 없을테니 꼬치꼬치 캐묻지 말라는 뜻이다. 너구리 마흔 다섯 마리가 한꺼번에 재주를 넘었다. 눈치가 백단인 조나단은 맥스를 향해 재차 수신호를 보냈고, 그래서 젠슨의 손에 쥐어진 물건은 글락에 끼워넣을 탄창이 아니라 김이 무럭무럭 솟아나는 홍차가 되었다. 배우의 입에서 만족스러운 한숨이 터져나왔다.

『말콤 부부가 구입한 골동품의 정체가 뭔지 알아?』
『그 새카만 돌조각? 선반에 놓여져 있던 거? 강아지 불알 닮은 그거 말이지.』
『강아지 불알... 형. 제발. 그런 표현은...』
『뭐가 어때서 그래, 새미. 거시기랑 비슷하게 생겼잖아.』
『내가 못 살아. 아무튼 그건 선반에 놓고 그윽하게 쳐다보고 할 장식이 아니야. 크기가 작아도 그건 젤로스 신상이라고.』
침대 위로 도구를 펼쳐두고 권총을 깨끗하게 정비하던 딘은 한쪽 눈썹을 치켜뜬다.
『젤로스? 그게 뭐여.』
『질투의 여신이야.』
『여신?! 에엑? 농담이겠지. 그 강아지 불알이?』
여기서 샘은 기가 막히다는 투로 딘을 3초간 쳐다봤다가 만사 포기한다는 식으로 도리질한다. 그리고 허리에 손을 얹은 채 젤로스에 대해 설명을 시작한다. 지독한 사팔뜨기이고, 빼빼 말랐는데다, 치아는 군데군데 썩어... 항상 찌푸리고 있는 그녀가 히죽 웃을 때는 남들이 불행하다고 여길 때이며, 반대로 사람들이 행복하다 생각하면 질투심에 몸부림치다 결국 몸이 야위는...

순간 툭 소리가 났다.
젠슨이 쥐고 있던 총을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노트북으로 시선을 주고 있던 제러드는 흠칫해서 어렵게 외운 대사를 날렸다.
『컷.』
손바닥으로 목을 자르는 시늉과 함께 조명이 꺼졌다.

『잠시 얘기 좀 하자. 어제 잠 안자고 뭐 했어, 젠슨. 축구 경기 봤지! 그렇지!』
『어... 안 보고 그냥 잤는데.』
『그런데 왜 눈이 절반은 감겼나.』
『어... 커피를 안 마셨어요.』
『거짓말 말아. 자네의 그 손... 넉 잔, 내지는 다섯 잔? 그러니까 떨리고 있는 거잖아.』
젠슨은 손을 감추기 위해 얼른 주먹을 쥐었다.
『피곤해서 그래요. 맹세해요. 맨날 베스트 컨디션일 수는 없잖아요.』
『물론 맨날 베스트 컨디션일 수는 없지. 수퍼맨도 슬럼프에 빠지는데 말이야. 나 역시 가끔은 특별한 이유 없이 지칠 때가 있어. 그런데 지금의 자네는 중간도 아니고 바이오 리듬이 바닥을 뚫고 지하 3,000m 암반을 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단 말이야. 그러니 말해보게. 어쩌면 좋겠나.』
아까부터 안절부절 좌불안석인 제러드가 얼른 끼어들었다.
『순서를 바꿔서 장면 212번을 찍으면 어때요.』

샘이 커피를 사들고 모텔로 돌아온다. 공동묘지에서 밤새 삽질하다 돌아온 딘은 곤하게 자고 있다. 샘은 겉옷을 벗은 뒤에 신문을 테이블에 올려다 놓곤「다녀왔어」라고 말한다. 코를 고는 드르륵 소리가「어, 왔냐」라는 인사를 대신한다.
『저거... 연기야?』
샘은 떫은 - 떫은? 떫은 표정 맞아? - 미소를 지으며 사방에 흝어진 양말과 셔츠를 정리한다. 방안을 돌아다니는 인기척이 귀찮다며 딘이 크릉 소리를 내며 돌아눕는다.
『저거 연기 맞냐고.』
제발 조용히 하라며 누군가 맥스의 머리통을 쾅 하고 때렸다.

Posted by 미야

2007/12/13 11:50 2007/12/13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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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oka25 2007/12/13 12:46 # M/D Reply Permalink

    눈팅만 하다가 글 남기려니까 오히려 더 미안해지네요~~
    browine 진짜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에~그러니까 젠슨은 감기에 걸린 것이?
    제발 아프게 해주세요 ^^

  2. 미야 2007/12/13 13:03 # M/D Reply Permalink

    감기에 걸린 젠슨을 제러드가 간호하겠다고 했다가 서로 눈 맞았다고 하면 표절이 되어버리는데요? @_@

  3. 김양 2007/12/14 10:41 # M/D Reply Permalink

    ㅋㅋㅋ 젠슨 병든 닭 같네욤... 불쌍해서 어떻게해욤 이융~

  4. 로렐라이 2008/02/21 14:37 # M/D Reply Permalink

    젠슨군 힘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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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fic] Brownie 30

※ 카쵸님 댁에서 짧은 글 읽고 으쌰으쌰. ^^ ※

잠에서 깨어났을 적에 처음으로 느낀 건「목이 따끔거린다」라는 거였다.
젠슨은 똑바로 누워 천장을 응시한 채 겁을 잔뜩 집어먹은 어린이 합창단원처럼 아~ 하고 목소리를 내보았다.
졸음의 모래가 여전히 가시질 않아 꽉 잠긴 소리가 났다. 하지만 표면이 긁히고, 지붕이 찌그러지고, 엔진이 덜컹거리는 건 아니었다. 다행이었다. 냄비 속에 들어간 옥수수는 아직 상하지 않았다. 조만간 이상한 냄새를 풍기며 쉴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긴 했어도... 따끈한 시럽을 넣은 차를 마시고, 비타민 C를 양껏 먹고, 양치질을 열심히 하면 도로 괜찮아질지도 모른다. 희망을 갖도록 하자.

감기에 걸린게 아니라고 해주세요, 감기에 걸린게 아니라고 해주세요, 감기게 걸린게...
이불을 걷고 밖으로 나오기 전에 그는 세 번 반복해서 기도했다.

『『젠슨~ 우적거리며 먹으라고 했잖는가.』
『죄송합니다.』
『우적, 우적, 우적일세. 깨작, 깨작, 깨작이 아니고. 오케이?』
『...』

딘 윈체스터는 바부팅이. 식충이. 맨날 배고파하는 돼지.
그가 맡은 캐릭터에 대해 집착이라고도 할 수 있는 묘한 애정을 갖고 있는 젠슨이었지만 이럴 적엔 그냥 식탁을 뒤엎고 싶을 뿐이다. 햄버거를 우적거리며 먹는다 - 말이야 쉽지. 절반은 씹다 도로 토해낸 조각이 혐오스럽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소품 담당자가「분쇄되어 조만간 사라질」햄버거를 쟁반에 올려서 또 가져왔다. 은쟁반 위로 세례자 요한의 머리는 모두 다섯. 냄새만 맡아도 비위가 상했다. 식욕도 없는데 도대체 몇 개나 먹으라는 거냐. 나는 드라마를 찍으러 나온 거지, 햄버거 많이 먹기 대회에 참가한게 아니란 말이야 - 손바닥으로 입을 가린 채 눈을 감았다. 어디선가 고탄력 고무줄이 팅팅 잡아당겨지는 소리가 났다. 기분이 나빴다.

『젠슨... 괜찮아?』
『예.』
『좋아. 그럼 다시 한 번 더 가자고.』
마인드 콘트롤이다. 젠슨은 두 눈을 부릅떴다. 이건 세상에서 둘도 없는 햄버거이고, 너무나 맛이 좋아 먹지 못해 안달이 난 지구상의 인류가 45억이나 된다. 그러니 행운에 감사하며 우적우적 삼키도록 하자. 이 향기로운 냄새. 나는 지금 사흘을 굶었고, 배가 고파 미칠 지경이다. 덤벼! 공격!

『역시나 여기 숨어 있었네. 소다수 가져왔는데 마실래요? 젠슨?』
『우엑.』
『어라. 싫으면 싫다고 말로 할 것이지. 독창적인 방법으로 거절하긴.』
『제러드, 너도 햄버거 여덟 개를 한 번에 삼켜봐.』
『음... 여덟 개는 무리. 다섯 개까지는 먹을 수 있는데. 아, 생각하니까 배고파졌다.』
『젠장. 샘과 딘은 서로 성격이 바뀌어야 했다니까.』

젠슨은 기분 전환이 필요할 적마다 67년식 임팔라 운전석에 앉곤 한다. 중요한 소품인 차를 몰고 나가 멋대로 도로 주행을 할 수는 없었지만 시동이 꺼진 차의 핸들을 잡고「마리오 카트」흉내를 내는 것까지는 가능했다. 입으로 부릉부릉 소리를 내면 더욱 그럴 듯 해진다. 가끔은 어깨를 좌우로 비틀면서 스키드 마크가 만들어지는 끼기긱 소리도 흉내냈다. 달려라, 임팔라.

『클랙슨 버튼도 누를까요.』
『어이, 어이! 손가락 저리 치우시지.』
『쳇.』

쳇? 지금 쳇이라고 그랬어? 젠슨은 허락도 구하지 않은 채 옆좌석에 끼어앉은 불청객을 가만히 노려봤다. 소다수를 가지고 온 서스콰치, 아니. 불청객 씨는 손잡이를 빙글빙글 돌려 창문을 올렸다 내렸다 반복하며 나름 장난을 즐겼다. 버튼 하나로 조작이 가능한 요즘 자동차에선 결코 맛 볼 수 없는 즐거움이다.

『그럼 가만히 음악이나 듣죠. 메탈리카? 블랙 사바스?』
『나는 지금 딘이 아니고 젠슨이거든?』
『그치만 지금 우리는 임팔라에 앉아 있잖아요. 나는 지금 샘이 된 것 같은 기분인데.』
『빅 사이즈 컵으로 탄산 음료를 마시는 샘 윈체스터라. 흥.』
『모르는 소리! 샘도 피자 먹을 적엔 콜라를 마셔요. 저번에 다이너 장면 찍었잖아요.』
『알아. 딱 한 모금만 마시지. 그 옆에서 딘은 그 느끼하고 기름기 뚝뚝 떨어지는 감자 튀김을 허겁지겁 들이키고 있... 우웁.』
『아앗?! 젠슨?! 괜찮아요?!』
『죽을 거 같아. 속이 울렁거려.』
땅바닥에 붙어 바퀴도 굴러가지 않는 차 안에서 멀미를 일으킨 사람, 나 말고 또 있음 나와보라고 그래.

Posted by 미야

2007/12/12 15:51 2007/12/12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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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캬초 2007/12/12 22:28 # M/D Reply Permalink

    에구. 젠슨 안타까워서 어째요. ㅋㅋㅋㅋㅋ(안타까운데 왜 웃는데?ㅡ.ㅡ;;;) 딘 먹는 장면때문에 젠슨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겠어요. 샘딘이 바꼈으면 문제가 좀 덜했을텐데요.^^a 제 이름이 있어서 깜짝 놀랐지 말입니다.ㅎㅎ

  2. 로렐라이 2008/02/21 14:35 # M/D Reply Permalink

    젠슨씨 결국 멀미를 하셨군요...푸훗
    햄버거 8개...거의 죽음이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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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절실하게 느끼는데 딘과 샘, 서로 닮아간다. ^^
다들 알고 있겠지만 마음이 서로 통하거나, 부하나 상사처럼 인적 관계가 있는 경우,  한 사람이 테이블에 팔을 올리면 다른 사람도 따라서 팔을 올린다는 심리학적 통계가 있다. 무의식적으로 <나는 이 사람과 같은 밴드입니다> 라는 걸 표현하기 위해서다.

엘리스님 블로그에서 트레일러 화면을 감상하다 웃겨 죽는 줄 알았음.
으하하, 이제는 딘도 입술을 대놓고  :(  모양으로 만든다. 그걸 보자마자 새미는  :(  따라한다.
둘 다  :(  표정이다. 으항항.

이것들 때문에 내가 시집을 못 가.

엄마에게서 편지가 왔다. 아참, 이건 동숲 이야기니 현실과 착각하면 안 된다는 거.
쥰쥰, 잘 있었니 - 하며 엄마는 빨간 사과를 같이 보내주셨다.
달랑 하나... 이걸 어쩌라고. 하나만?! 겨우 하나?! 궤짝으로 보내줘어~ 엄마!
집에서 조금 떨어진 부근에다 사과를 심었다. 잘 자라야 할텐데.
아참, 바닷가에서 야자 열매도 주웠다. 내가 자주 가는 바다 낚시터에 이걸 심었다.

그리고 새카만 눈의, 속을 알 길이 없는 이요와 펜팔을 시작했다.
빨간 눈 황소 로데오와 이요는 사이가 안 좋은 것 같던데. 뭐지?
철컥은 그리미에게 정숙한 숙녀의 옷을 선물했다가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었다. 그러나 나는 그리미가 철컥의 선물을 무지하게 싫어했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왜냐면 나는 음흉하니까. ^^

유리병 편지를 하나 써서 강에다 띄워보냈다. 누군가 받아보려나.

타로카드를 사면 받을 수 있는 덱 주머니에 닌텐도가 쏙 들어간다는 사실. 일부러 주머니 사지 않아도 되겠스미니이다. 만세.

Posted by 미야

2007/12/12 09:08 2007/12/12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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