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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흑과 백으로 나뉘어지지 않는다 -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고, 다시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어버리는 상황을 리스의 CIA시절 과거와 현재를 버무려 적절히 설명한 에피소드였습니다.

짧은 러닝 타임에 여러가지 정황을 압축하여 꽉꽉 보여주던 제작진들은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고급 떡밥 덩어리를 "너희들 소화불량 한 번 걸려봐라" 이러면서 투척, 아~~주 배부르게 만들어 주셨는데요...
제시카가 등장한 것도 그렇지만 이번 에피소드의 거대 떡밥은 뭐니뭐니해도 "기계" 되시겠습니다.

뭔가 심상치 않아보이는 제시카에게 12시간 안으로 찾아가겠다고 약속했는데 속상하게도 갑자기 임무 변경.
여기는 듕국의 한 신도시 어얼둬스. 네이멍구 자치구에 위치한 중소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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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하니 사전에 기습한 팀이 있어 직원들 전부 몰살... 레지던트 이블의 한 장면과도 같은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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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의 증언, 그들이 기계를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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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내부로 진입, 역시 죽은 직원들만 가득하다. 사무집기 묘사는 대단히 헐랭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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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대 인 차이나의 "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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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출력된 중국의 주민등록번호.
핀치가 만든 원본과 마찬가지로 이쪽 역시 이름은 출력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인구 압박 탓인가. 인쇄된 번호의 수가 엄청나다. 이 사람 전부 반정부 테러리스트라는 거냐.
단순히 개인 정보가 유출된 것일수도. 그렇다면 저곳은 피싱 범죄자들의 아지트가 되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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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 드라이브를 노려보는 리스. 그런데 이 작은 하드 드라이브가 "기계" 인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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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목표는 증거 인멸. 전부 속았고... 타겟 조준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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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펑. 총 맞은 상태로 달아나던 존이 뒤를 돌아다보자 미사일로 날아가는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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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쉬운 이해는 마대 인 차이나의 위엄을 갖춘 중국이 핀치의 기계를 모방하여 모조품을 만들려고 했고, 이를 확인한 미국 정부(혹은 NSA)가 비밀 작전으로 몽땅 털어버렸다는 줄거립니다. 이 와중에 리스를 포함한 CIA 요원이 비밀 유지를 위해 버리는 장기 말이 되어버렸고요.

두 번째 가정은 NSA가 국외로 나가 모조품 제작을 하려고 했고, 그 의도는 "수집된 데이터로의 접근 방식을 찾는 것" 이라는 겁니다. 핀치는 수 차례에 걸쳐 기계를 해킹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네이슨에게 말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아주 불순한 목적에 의한 것이었지요.
"불순한 세력" 이 핀치가 만든 철벽 방어를 뚫을 수 없었다면 아예 방향을 바꿔 동일한 기능을 하는 쌍둥이 기계를 만들고자 했을 수 있습니다. 정보를 해킹하여 수집하고 보여주는 그런 꿈의 만능 스토킹 기계를요.
그런데 이 가정엔 문제가 있는데요... 왜 저런 방식으로 파괴하려고 했느냐는 겁니다.

그래서 다시 세 번째 가정이 나오는데요. "머쉰 = 스카이넷" 이라는 겁니다.
핀치는 기계에겐 자기 보호 능력이 있다고도 했었죠. 그리고 이 기계는 정보를 단순 수집하는데 그치지 않고 "위협" 과 "보안" 등급을 판단합니다. 그리고 종종 등장하는 핀치와 네이슨의 과거 회상 장면으로 보아 이 기계의 인공지능은 자가 학습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상당히 똑똑해질 수 있다는 거지요.

그렇다면 기계가 자신의 복제를 알아차렸다고 가정을 해봅시다.
1단계 : 보안 위협 요소를 판단. 어렵지 않게 그 적은 내부자가 됩니다. 기계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극소수니까요. 모르는 사람이 득보잡 기계를 복제할 순 없습니다.
2단계 : 보안 위협 요소의 제거. 적이 내부에 있으면 공격이 어렵습니다. 파워 버튼을 내려버릴 수 있는 사람이 적이라면 기계는 자신의 안전을 고려하면서 상대방을 제거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이때의 가장 적절한 방법은... 그렇습니다. 스노우 요원이 리스에게 한 것과 똑같은 방법입니다. 거짓 신호를 발신, 타깃 A를 속여 타깃 B로 하여금 등을 치게 만드는 거죠.

추측하자면 드라마 제작진이 기계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에 따라 드라마의 향후 줄거리가 상당히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기계가 지나치게 똑똑하다고 설정하면 놀랍게도 POI의 최종 보스는 핀치가 만든 기계일 확률이 대단히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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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된 고스트로의 자아를 스스로 인식해버린 프로그램에 대한 건 이미 "공각기동대" 에서 나왔던 개념입니다. "프로젝트 2501" 기억하시나요. 나는 정보의 바다에서 탄생한 생명체다 - 하나의 생명체로서 정치적 망명을 요청한다 - 라는 말하는 유명한 장면이 있지요.
음... 핀치 씨. 당신은 무엇을 만들어낸 건가요?

Posted by 미야

2012/04/28 12:50 2012/04/28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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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롤드와 존은 참 많이 닮은 캐릭터다.
한쪽이 농담 따먹기 스타일이면 다른 한쪽은 무게 3톤의 중압감을 가지는 스타일로 설정, 대비되는 재미를 주기 마련인데 이쪽은 둘다 진지 스위치 on 되시겠다. 그것도 스위치 두번 올리셨다. 자잘한 재미가 아주 없는 것도 아니겠으나 개그 코드는 가뭄에 난 콩나물이다. "순간 이동 했시요~" 정도로 우리더러 웃으라는 건 아니겠지.

한쪽은 두뇌파이고 한쪽은 육체파 - 상황에 따라선 긴급 크로스오버.
허나 역할 바꾸기를 해도 핀치가 권총을 사용하는 장면이 나올 확률은 무척 적다.

핀치는 신뢰라는 걸 부정한다. 과거에 있었던 사건으로 엄청 데었기 때문이겠지만 (네이슨~~!!) 관계 부적응자라기 보다는 관계 맺는 걸 거부하는 쪽이다. 결코 곁을 주지 않는 사람이며 자신의 영역에 누군가 침입하는 걸 용납하지 못한다. 즉, 이 분은 쓰던 볼펜을 남에게 빌려주는 사람이 아님,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뢰" 를 맺는 사람이 극소수 존재했었다는게 놀라운데 지금까지 드라마 진행으로 본다면 네이슨과의 우정은 무슨 기적처럼 보임.

리스는 신뢰를 갈구하는 스타일. 상대를 믿어도 되는가를 끊임없이 고민하며 돌다리를 마구마구 두드려본다. 배반당하는 걸 견디지 못하기에 "이 사람은 신뢰해도 된다" 단계로 올라가는게 무척 어렵다. 정말로 당신은 내가 믿어도 되는 사람인가 - 아마 수 천번 넘게 확인할 거다. 대다수는 확인하는 단계에서 쫑이 나며, 마침내 관계가 성립되었다고 해도 자연스럽게 파멸한다. 인간은 배반하는 동물이고 습관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상대가 제시카 앤드 하느님 아닌 이상 반드시 깨진다.

다시 말해 왓슨 박사가 필요함. 두 명의 셜록은 너무 피곤함.


* 수정으로 덧붙이는 내 멋대로 캐릭터 배경 상상
>>  존 리스
리 차일드의 소설에 등장하는 잭 리처와 비슷한 배경이 아닐까 싶다.
어머니는 일찍 사망, 아버지는 직업 군인으로 배치 변경이 잦았을 듯. 아버지 군 계급은 높지 않았을 것이다.
>> 해롤드 핀치
형제를 포함한 양친 모두가 증인 보호 프로그램에 들어간 거 아닐까 싶다. 핀치의 나이를 대략 58세로 설정하고 대학 입학 전에 커다란 사건이 있었다고 하면 1970년에서 72년에 걸쳐 뭔 일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형제가 사망하거나 부친 사망 등이 겹쳤을 가능성도 있다.
큰 사건으로 뭐가 있었을까나... 베트남 전쟁 관련은 아닐 것 같고 72년 워터게이트 또한 안 어울린다.
아무튼 핀치의 부모는 정부 고위 관료였거나 또는 정부와 연관된 사무직 종사자였을 듯하다. 

Posted by 미야

2012/04/27 13:44 2012/04/27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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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 of interest (3)

엘리어스 -> 일라이어스로 표기를 변경합니다.


미겔에게는 과거 열 두 명의 아버지와 열 네 명의 어머니가 있었다. 물론 그들 전부가 자신의 DNA와는 관련이 없었다. 그는 코흘리개 시절부터 아동 보호소에서 연계해 준 위탁가정을 전전하며 살아왔고, 약을 구하기 위해 함부로 몸을 팔았다던 친모는 미겔이 걸음마를 배우기도 전에 거리에서 감쪽같이 증발하고 말았다.
혹자는 갚아야 할 빚이 무서워 맨발로 달아난게 틀림없다며 입방정을 떨었지만 미겔은 본능적으로 알았다. 여자는 파리처럼 죽은 것이다. 시체조차 못 남기고.

누구에게도 정을 붙이지 못한 미겔은 잡초처럼 거칠게 성장했다. 열 두살이 되었을 적에 처음으로 사람을 위협해 현금이 든 지갑을 빼앗았다. 1년 뒤엔 편의점에 들어가 점원을 주먹으로 마구 팼다. 냉장고를 열고 한 다스의 맥주만 챙겨 나오면 되는 거였지만 미겔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일부러 일을 복잡하게 만드는구먼...」소년에게 맥주를 훔쳐오라고 시킨 스트리트 갱 패거리들은 혀를 내둘렀고, 미겔을 붙잡은 경찰관은 싹수 노란 물건이 튀어나왔다며 인상을 찌푸렸다.
- 에스컬레이터로 살인까지 하고도 남을 놈
추측은 그리 틀리지 않아 미겔이 사람을 총으로 쏜 건 열 아홉살 때의 일이다.

『그거 참... 그렇다면 지금은 미겔은 조직에서 중간급 간부쯤 되겠군요.』
리스는 핀치의 추측을 정면에서 부정했다.
『그럴 리 없습니다, 핀치.』
『에? 어째서요?』
『조직의 우두머리는 근육이 아니라 두뇌입니다. 여차하면 주먹을 날리는 행동 대장은 그들의 손이나 발에 불과한 거죠.』
그렇게 말하면서 리스는 손가락으로 자신의 핏줄 도드라진 왼손을 가리켰다.
『손이나 발입니다. 심지어 몸통도 아닌 거예요.』

자신을 제어하지 못하는 자는 성공하지 못하는 법이다. 그리고 인정도 못 받는다.
조회되는 그의 범죄 경력은 미겔이 분노 조절에 실패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주먹질하고, 부수고, 다시 주먹질... 딸각 소리를 내며 마우스를 클릭하자 기가 찰 정도의 몰골을 한 미겔의 얼굴 사진이 화면에 떴다. 실핏줄이 터진 왼쪽 안구는 퉁퉁 부어 절반은 감겨 있다. 입술이 찢어지고 코가 부러졌다. 여럿에게 둘러싸여 집단 폭행이라도 당한 듯하다. 핀치의 입이 헤 벌어졌다. 이건 흡사 할로윈 데이를 축하하며 좀비 분장을 한 사람 같다 - 그것이 핀치의 감상이었다. 그러면서도 턱을 바짝 당기고 사진을 찍어 나름 으스대려 노력하고 있으니 부조화도 이런 부조화가 없다.

『엄청난 싸움이었나 보군요. 이겼을까요, 아님 졌을까요?』
순수한 호기심에 다시 키보드를 두드려 몇 가지 다른 기록들을 찾아냈다. 약 30초 정도 뒤, 핀치는 감탄사로 여겨지는 짧은 숨을 내쉬었다.
『오, 꽤 선전했는데요. 세 명의 건달을 병원으로 보냈어요. 그 중 한 명은 불구가 되었고요.』

리스는 라이오넬로부터 전달받은 따끈따끈한 경찰기록 카피본으로 눈을 돌렸다. 1대 3으로 붙어 한 명을 불구로 만든 것 정도로는 선전했다고 하긴 어렵지 - 라는 속 생각은 조용히 삼킨 채 말이다.
『최소한 이 친구는 약물 소지죄로 체포된 적은 없군요.』
『네... 확실히-』핀치의 눈동자가 글자를 쫒아 좌우로 빠르게 움직였다.『그는 마약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미스터 리스. 약물 검사는 깨끗하군요. 그리고 감방에서 마약 밀거래를 하려던 동료 죄수를 보란 듯이 폭행하기도 했네요. 손가락으로 눈을 찔렀어요.』
눈을 찔렀다는 것은 미겔이 작정하고 선방을 날렸다는 의미다.
리스는 턱을 문지르며 여러 가지 가능성을 저울질했다.
『흠... 자기 구역에서 마약을 거래했다고 응징한 걸까요?』
『그건 모르죠. 어쨌든 덕분에 형기가 1년 늘어났어요.』
『그래서 출소일은 언제였죠? 핀치.』
『8개월 전입니다.』
그리고 그 8개월의 시간이 흘러 기계는 미겔의 아홉 자리 숫자를 인식했다.

순간 핀치는 평소와는 미묘하게 다른 리스의 분위기를 읽고 당황해버렸다.
이런 건 달갑지 않다 - 라고 해도 이미 저질러버렸으니 난감하다. 전직 특수요원답게 리스의 표정은 그리 풍부하지 않다. 적진에서 암약하는 요원들은 기쁨을 기쁨으로 여기지 않고 노여움을 노여움으로 여기지 않도록 자신을 단련한다. 적의 목을 단번에 비틀어 부러뜨리는 법을 몸에 익히듯 자신의 마음 역시 반으로 접어 부러뜨리는 법을 학습하여 배우는 것이다. 그들은 껄껄 웃지도 않으며, 통곡하며 우는 법을 잊는다. 희노애락이라는 걸 부숴버리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훈련을 받은 자의 감정 기복을 어렵지 않게 알아차릴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사고 후유증으로 굳어버린 핀치의 목과 어깨가 한층 더 뻣뻣해졌다.

리스는 눈치가 빨랐다. 어색하고 애매한 미소가 그의 입가에 걸렸다.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아마 뒷통수를 긁적였을지도 모른다.
『이런, 이런. 이래서는 변명도 못 하겠군요, 핀치.』
『아, 아니...』
『솔직히 말하죠. 미리 말해두는데 나는 당신이 고집하는 규율을 존중하고자 무척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피아든, 폭력배든 그들 역시 두 번째 기회를 가질 자격이 있지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나에게도 고집하는 규율이라는게 있습니다. 나는 두 번 다시 일라이어스 같은 자를 돕지 않을 것입니다.』
강조하여 다시 한 번 더 반복하여 말했다.
『일라이어스 같은 자는 돕지 않을 겁니다. 혹시라도 미겔이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면... 나는 방관할지도 모릅니다. 당신이 그러면 안된다고 주장해도요.』

기계는 피해자와 가해자를 구분하지 못한다. 위기에 처했거나 - 혹은 위기를 조성하거나.
다행스럽게도 대다수의 경우 악당은 악당답게 보였고, 선량한 시민은 선량한 시민으로 보였다. 그러면 리스는 악당의 무릎에 총알을 하나하나 박아 넣는 것으로 선량한 시민을 보호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기계는 그다지 똑똑한 편이 아니었고 - 핀치의 눈매가 거칠어졌다 - 더불어 사람 또한 흑백의 두 부류로 정확히 나뉘어지지 않았다.
오늘의 피해자는 내일의 가해자 - 총격 사건의 목격자로 알려져 목숨이 위태롭던 학교 선생님을 도왔는데 알고 봤더니 그 선생이란 작자는 교육자의 탈을 쓴 신흥 세력으로 떠오르던 조직의 보스 - 0과 1로 구축한 컴퓨터는 이러한 딜레마까진 계산하지 못했다. 판단하는 건 오로지 인간의 몫인데 여기서 실수하면 부수적인 피해가 감소하기는커녕 무슨 역병처럼 증가해버린다.

핀치가 두 팔을 벌리며「나도 일라이어스가 싫어요!」라고 외쳤다.
『그치만 미겔 이 친구는 척 봐도 말썽꾼이잖아요. 다른 사람을 위험에 빠지게 만들 거라고요.』
『아마도요.』
『어딘가에서 강도질을 꾸며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는 여성을 다치게 만들지도 몰라요.』
『십중팔구 그럴 겁니다.』
『그런데 뭐가 문제인가요.』
『만의 하나라는 것 때문입니다, 해롤드.』
리스는 진심으로 근심하며 이마를 찌푸렸다.

그 미겔의 뒤를 밟은지 그리하여 사흘 째.
리스는 미겔이 임신한 어린 창부와 같이 합심하여 자신의 머리를 의자로 가격하려 한다고 알려왔다.
《포주의 아이를 가진 동양인 여잡니다.》
핀치는《지금 뭐라고요?》라며 정신없이 소리를 질러댔다.
왜냐하면 무선 통화기 저편에선 문짝이 부러지는 굉음과 같이 해서 격정적인 몸싸움을 벌이는게 분명한 기척이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덧붙여 쿠바 이민 3세 남자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에스파냐 어는 잘 모르지만 욕설인 건 확실했다. 그리고 간간히 여자는 내버려 둬, 영어로 외쳤다.
《미겔은 그 창부를 죽이라고 고용된 입장이었습니다. 지금은 마음을 바꿨지만요. 덕분에 선약금을 떼먹고 계약을 깨뜨린 거냐며 머리 꼭대기까지 화가 난 포주가 미겔의 목에 현상금을 건 상태입니다. 아, 미겔? 지금 건 자네에게 말한게 아니야. 그 여자랑 같이 달아나면 안 된다 내가 언제 그렇게 말했나. 그러니까 내가 지금 내 고용주와 통화중이라서... 아니라니까! 내 고용주는 매춘업과는 하등의 관계가 없... 응? 진심이야? 날 주먹으로 이겨보겠다고? 농담이겠지.》
이어서 와지끈, 우당탕.

『허.』
핀치는 두 눈을 꿈뻑꿈뻑 움직였다.
악!, 악! 이러는 비명 소리가 규칙적으로, 그리고 끊이지 않고 들리는데 그게 리스가 내는 소리가 아닌 건 분명했다.

Posted by 미야

2012/04/26 14:36 2012/04/26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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