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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끝났어요

새벽 5시 30분에 집에서 출발해서 7시에 도착했어요.
봉분부터 파내려가서 관을 꺼내기까지 2시간 넘게 걸렸고, 화장을 마치고 다시 모시기까지 4시간 정도 걸린 듯하네요. 현장 상태가 썩 좋지 않아 고생을 많이 했는데 어느 정도 각오했던 일이라 충격은 그리 크진 않았어요. 12년이나 지났건만 관의 모양조차 그대로여서 작업 인부들이 큰일났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는데 다행히 최악은 아니었어요.
오빠가 절 보면서 괜찮느냐 자꾸 물어봤는데 그렇다고 거기서 기절을 하겠어요, 엉엉 울겠어요.
뼈와 살을 봤지만 무섭다는 생각은 안 들었어요. 내 아빠인 걸요.
일단 집으로 모셔왔고, 토요일에는 엄마쪽 선친이 계시는 서산으로 다시 내려갈 거예요.
그래서 이번 토요일이 지나면 정신이 좀 돌아올 것 같긴 해요.

Posted by 미야

2009/05/27 00:04 2009/05/27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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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마리에 2009/05/27 10:58 # M/D Reply Permalink

    정말 큰일 치루셨군요.
    수고하셨어요. 미야님. 잘 정리되고 마음 푹 놓으셨으면 좋겠네요..

    그런데 역시 매장 풍습은 지방마다 좀 다른 모양이에요. 저희 집안도 그렇고 외가도 그렇고 관 없이 시신만 모시거든요. 관은 입관해서 장지까지 운구하는 때까지만 쓰고 태워버리는... 충청도 지방만 그런가? (갸웃)

  2. 아이렌드 2009/05/27 11:27 # M/D Reply Permalink

    아, 힘든 일 치르시느라 정신 없으셨군요.
    마음이 많이 복잡하셨겠어요.
    얼른 기운내시길 바랄게요.

  3. 달비 2009/05/28 00:06 # M/D Reply Permalink

    정신없으셨겠어요.
    잘 마무리 되어서 좀 편한 마음으로 쉬실 수 있길 바랍니다.

  4. 바람의노래 2009/05/28 12:01 # M/D Reply Permalink

    정신 없으셨겠어요..
    부디 어머님 일도 무사히 보시고..
    모든일 잘 마무리 되어서 마음 편히 쉬실수 있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큰 일 치루시는데 건강조심하세요...

  5. 생강 2009/05/29 01:26 # M/D Reply Permalink

    미야님 힘내세요.. 그리고 날도 더워지는데, 건강 조심하시구요,, 화이팅!

  6. ezu07 2009/05/29 21:40 # M/D Reply Permalink

    힘든일 치르셨군요...힘내세요...건강 조심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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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의 추억

남자나 여자나, 누구에게나 보물상자 하나씩은 가지고 있을 겁니다. 그 속에 현금을 보관할 수도 있을 것이고, 귀금속이 들어가 있을 수도 있을 것이며, 때로는 이미 헤어진 연인의 빛바랜 사진일 수도 있지요.

저에게도 보물상자가 있습니다. 그 중의 제1보물은 사하라 사막에서 (불법으로) 체취한 모래 한줌입니다. 고까이 모래, 이런 생각도 합니다만 손톱만한 콩알딱지 유리병에 든 사하라 사막의 모래를 보면 지구 스케일의 아주 큰 뭔가가 뭉클 작동하곤 합니다.
모래를 가져다 준 지인에게 늘 고맙다고 생각합니다.
몸이 약해 여행도 제대로 못하는 저에겐 아주 소중한 보물입니다.
그렇다면 다음 보물은?
남들이 보면 전부 쓰레기예요. (웃음)
작동하지 않는 시계가 넷. 비싼 물건은 절대로 아니지만 돌아가신 아버지가 재밌게 생겼다며 가져다 주신 딱정벌레 모양의 것도 있고, 자살한 사촌 오빠가 선물로 준 회중시계도 있고, 졸업 축하 선물 시계도 있고... 모두 망가져 작동도 하지 않는 것들이지만 추억의 무게 탓에 버릴 수가 없어요.
워메~ 이건 또 무엇이다냐. 성적표가 있군요! 창피하다. 주섬주섬 집어들어 봉투에 얼른 숨기긔.
92년에 단체로 제주도에 갔을 적에 산 색돌이 있습니다. 싸구려지만 이것도 보물이예요.
스무 살이 되었을 적에 처음으로 귀에 걸었던 귀걸이! (귓볼을 뚫지 않은 귀찌)
의미가 불명한 기념메달.
무려 40년 전에 워커힐 호텔에서 샀다는 목걸이의 메달.
메달은 싸구려고 줄이 고가였는데 백금 목걸이 줄은 나이가 한 살 위였던 학교 동창생 언니가 말아먹었습니다. 은색이니까 은 목걸이라고 생각하고 제 서랍에서 멋대로 가져가선 어디다 흘렸는지, 잃어버렸는지... 나중에 그 사실을 알고 버럭 화냈더니 3,000원짜리 목걸이를 하나 주더군요. 케세라세라 해버렸습니다. 성격은 나쁘지 않은데 본의 아니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스타일이었거든요. 가난한 복학생에게 90만원 물어내라 할 수도 없고. 것보단 보관을 아무렇게나 한 제 잘못이었다고 엄마에게도 꾸중을 엄청 들었죠. 결국 오닉스로 장식된 메달만 남았습니다.
이 일이 있어 아버지 결혼반지를 받았을 적엔 "이것도 잃어버리면 죽이겠다" 소리를 들었어요.
그 다음으로는, 어디 보자. 이것은 호 반장님! CSI 시리즈를 출판하던 출판사에서 뱃지를 선물해줬답니다. 배송 중 파손으로 일부 찌그러졌으나 레어 아이템이죵. 그리섬 반장님 알랍.
고모가 준 연수정 귀걸이. 50년 전의 물건이라 추정됨. 반지로 바꾸려면 세공비 30만원 필요.
그리고 이건 정말 모르겠어요.
트렉터를 몰고 가는, 스누피에 등장하는 담요를 쥐고 있는 사내아이 장난감 인형.
훗훗훗... 이런 것들이 보물상자 안에서 죄다 굴러다니고 있다 이거죠.

말만 보물상자지 쓰레기통이래요.
제가 보기에도 좀 그렇긴 해요.

Posted by 미야

2009/05/13 11:06 2009/05/13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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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isha 2009/05/13 17:20 # M/D Reply Permalink

    지나가던 유령입니다.(...) 서관에 서식하는 생물입니다.(...;;)
    말씀만 쓰레기통이지 보물상자 확실한데요.*-_-*
    혹시 당분간 쓰지는 않겠지만 보관해야 할 필요가 있기는 한데 정리가 안되신다면 예쁜 포장지로 조그맣게 선물처럼 꾸며서 내부 아이템으로 쓰셔도 좋으실것 같아요.^^... 좋은 추억 영원히 아름답게 간직하시길 바랍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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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 생각해보니 태터에 익숙한 눈으로는 다음 블로그가 더 익숙할 수 있겠다. 티스토리가 태터니까. 아무 것도 없는 텅벼 네입어는 정리하고 미러 사이트 개설로 다음을 고려해도 괜찮을 듯.
그치만 여전히 발목을 잡는 태그...;; 꺄옹. 이런 건 징글징글하다.

* 초심으로 돌아가라, 언제 네가 다른 사람 생각하고 다녔냐 <- 확실히 나만 좋으면 그만이라는 성격이긴 하다. 질릴 정도의 포지티브 O형. 정신적으로 여유도 없는데 쓸데없는 걸로 기분 잡치는 것도 나 답지는 않다. 저번에 *면님 블로그에서 튕겨나갔을 적에도 기분이 매우 좋지가 않아서 꼭 이래야 하나, 혼자서 파슨질 하고 말지, 그 사람이랑 언제 통성명이라도 했었냐, 혼자서 상처받고 지랄 염병한다, 맘 고생 많이 했었는데 이번에 *게구냥님 댁에서 튕겨나가고 나선 그냥 어이가 달아나고... 다른 마을에 마실 나가는 건 아예 관두는게 나을지도. 쪽지로 어른스럽지 못하네요 말을 들었을 적에도 피우지도 못하는 담배 생각 간절했었다. 내가 왜 이래야 하나. 그게 사실이라는 걸 아니까 더더욱 짜증난다. 이건 완전히 애 같은 투정이지.
나야 <아무나 와서 놀다 가쇼, 방석이나 과자는 알아서 챙기쇼> 주의다보니 남들도 그럴 거라 착각한 면도 없잖아 있다. 당연히 그럴 리 없지.
이참에 나도 비공개로 돌리는 걸 진지하게 고려를 해봐야겠다.

* 27일까지 회계 감사 기간인데 이건 뭐... What the... 월말에 월초까지 겹치지까 살이 빠진다. <- 살 빠지는 건 좋은 거듸. 전지 충전이랍시고 맨날 잠만 자고 있다. 자료를 보니 우울증에 걸리면 수면 시간이 길어진다고?

* 아침에 지하철에 사람이 복잡복잡해서 미치는 줄 알았다.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니 1호선 철로길로 누군가 투신해서 자살했다고... 끔찍하게 죽은 사람에게 뭐라고 하긴 정말 싫지만 좀 더 민폐 안 끼치는 방법을 고려할 수는 없었느냐 불평하고 말았다.
미안합니다. 다음엔 좋은 세상에서 행복하시길.

* 털이 새하얀 길냥이는... 저어, 그냥 바람 쬐러 마실 나온 집고양이가 아닐까나.
그런데 고양이는 절대로 마실 나가지 않는다고 하던데 뭐가 진실일까나?
귀여워. 고양이 뱃가죽에 얼굴을 부비부비 하고 싶다. T^T

* 오랜만에 듣고 싶었당. 캡틴과 부함장의 어메이징 그레이스. 꺄울.
수 많은 죄와 악의 유혹에서 그 사랑이 나를 이끌어 주셨네... 꺄울.




* 반데미엘의 날개, 창고에서 구출하였음.
차야마치 스구로 작품집 백과 흑도 구출하였음!

* 원년 멤버 토미가 이삿짐을 쌌는데 보내야 하나, 잡아야 하나. 아직도 우리 마을은 백년 마트로 백화점이 되는 걸 보고 나서야 죽을테다. 으르릉.

Posted by 미야

2008/06/25 19:12 2008/06/25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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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라푼젤 2008/06/25 20:16 # M/D Reply Permalink

    저두 오늘 아침에 20분 넘게 지하철에 갇혀있었어요. 덕분에 지각...

  2. 아티카 2008/06/25 20:32 # M/D Reply Permalink

    헉 비공개로...ㅠㅠㅠ그 생각은 좀 지양해 주시면 안될까요? 전 어떻게 해요ㅠㅠㅠ

  3. 로렐라이 2008/06/25 21:52 # M/D Reply Permalink

    헉..비공개로 돌리시면 아니되어요 미야님orz

  4. 소나기 2008/06/25 23:06 # M/D Reply Permalink

    비공개!!! 아니됩니다!!!
    (그늘에 숨어있다가 비공개란 말에 깜짝~ 놀라 튀어나왔어요ㅠ.ㅠ)
    무정부주의적(응?) 파슨인 저에게 파라다이스와도 같은 이곳을!!!

  5. elsra 2008/06/26 15:10 # M/D Reply Permalink

    조용히 왔다갔다 하는 수많은(?) 중생들을 생각해서 비공개는 다시 한번 생각을...
    저도 요즘 동물의 숲 하는데 초반에 모르고 하도 많이 이사보내서 원년 멤버는 다람쥐 하나 남았네요. 얘도 실은 원년 멤버인지 좀 초반에 이사온 애인지 잘 모르겠다는... 얼마 전에 여자 펭귄이 이사와서 기뻐하는 중이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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