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을 안 합니다.
세탁기 돌아가는 굉음은 더 커졌습니다.
- 메인보드는 확실히 맛 갔다. 이 소리 들리지? 하드 안 읽혀요, 딕딕딕.
- 그럼 이 굉음은 뭐꼬?
- 그래픽 카드.
- 갸는 심즈 한다꼬 바꾼지 얼마 안 됐다.
- 그래도 빙신 됐다.
- 그럼 우짜노.
- 새로 다 사야지. 네 건 사타도 아니라서 구조가 어렵다. 부품도 못 구할거다.
- 사타가 뭐고. 산타 사촌이고?
그래서 2004년에 산 컴퓨터와 바이바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파워 바꿨지, 메모리 끼웠지, 그래픽 카드 바꿨지, 예비 하드 하나 더 끼웠지, 모니터 LCD로 교체했지, 나름 업데이트 했다고 했는데 한계 수명이라는 건 있는가 봅니다.
우울해서 8만원어치 책이나 질렀습니다.
PS : 사무실에서 쓰는 집기비품 중 가위나 칼, 자, 비누 등등 자질구레한 것들은 직접 구입해서 쓰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쓰던 걸 사용하기 싫어하는 성격이고, 남들이 내 물건 쓰는 것도 역시 싫어합니다.
집에서 가져온 고급 미용비누가 사라졌는데 꼬불거리는 털이 달려있는 상태로 남자 화장실 세면대에 놓여져 있는 걸 발견하자마자 지구가 흔들리는 두통이 엄습하더군요.
이런 상황에서 계속 근무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요.
남자들, 다 죽여버렸음 좋겠어요.
Posted by 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