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드런] 의 감상은 나중에 적겠습니다. 어쨌든 침대에 엎드려 단번에 독파해 나가면서 [응응] 내지는 [멋지군] 등등의 감탄사를 내지르다보니 [끝~] 하고 시원한 소리가 나와 섭섭했습니다. 처음으로 돌아가 여러번 다시 읽게 되진 않지만 (그게 이사카 고타로의 한계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커버를 넘기고 본문을 읽는 바로 그 찰나만큼은 [오로지 나만을 보아주세요] 라는 주문에 걸리는 듯했습니다. 가볍고, 경쾌하면서, 그러면서도 경박하지 않습니다. 어린이의 천진난만함까지 실려 세상이 반짝반짝 합니다.
그런데 말예요... 뭔가 하나 걸리는 것이...
이 작가, 일단은 다른 책을 더 읽어봐야 하겠습니다만. [중력 피에로]와 [칠드런] 두 권의 책만 보면 섹스에 관하여 큰 상처를 입은 것처럼 보입니다.
중력 피에로에서 [내 동생] 하루는 강간당해 태어난 아이로 과장을 조금 보태면 [섹스 = 몽둥이로 때려부수어야 할 것] 이란 강박관념이 있습니다. 강간이라는 것 자체가 비정상 섹스 행위인 만큼 혐오감이 크다는 건 어쩔 수 없겠습니다만. 하루는 더 나아가 인간의 종족 번식 행위, 유전자가 명령하는, 네 까짓게 뭐냐 식으로 나가죠.
그런데 [칠드런] 에서의 진나이도... 원조교제를 하는 아버지를 곰 인형의 탈을 쓴 상태로 두드려 패는 것으로 [구원] 을 얻었다고 나옵니다.
아버진 똥 덩어리.
원조교제를 해서?
강간이나 원조교제나 다 섹스가 문제죠.
왜 그런 짓을 저지르느냐 - 남자는 하고 싶은 본능이 있어 - 인간은 최악이야 - 유전자 프로그램을 이따위로 만든 신은 반성해야 해 - 저 밑 바닥에서 작가가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아 책을 읽는 내내 고개가 갸웃하게 되더군요.
작가는 섹스에 관해 좋은 추억이 없는가 봐요.
물론 사랑과 섹스는 별개라고 생각한다면야 얘기가 달라지지만. (찡긋-)
Posted by 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