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블로그에서는 스포일러 작렬입니다.
따라서 "드라마 아직 못 봤어요" 이런 분들에게는 재앙의 땅이 되겠습니다.

특별하게 4화에 애정이 가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결말을 상상하게 만드는 엔딩은 걸작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1시즌이 모두 끝난 시점에서 4화의 엔딩은 시즌 줄거리를 관통하는 깊은 뜻을 달리 가지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언니를 강간했던 남자를 양잿물에 녹여버리려 했던(...) 의사를 설득, 리스가 대신 그를 끌고 왔습니다.
푸른 바다가 보이는 멋진 별장에서 스턴 건과 약물에 취해 정신을 잃었던 강간마가 깨어납니다.
리스는 차분하게 벤튼이 깨어나길 기다리고 있고, 둥근 테이블에는 권총 한 자루가 올라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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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둥근 테이블이 익숙하게 느껴지진 않나요.
그렇습니다. 도서관에서 핀치가 사용하는 테이블과 닮았습니다.
그리고 저 테이블에는 컴퓨터 모니터 대신 리스가 사용하는 장비인 권총만이 올라가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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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생명을 끊는 무기입니다. 당장은 앤드류 윌리엄 벤튼을 죽이기 위한 무기죠.
그리고 이것은 "리스" 의 정체성이기도 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리스는 벤튼과 긴 대화를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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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이 정말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나.
- 나는 오랫동안 너 같은 사람을 죽여왔지.
- 아마 넌 바뀔 수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 사람들이 정말로 바뀌지는 않아.
- 내 좋은 부분은 오래 전에 잃어버렸어. 그걸 되찾을 수 있을지도 이젠 확신이 가질 않아.
- 어쩌면 그게 중요한 게 아닐지도 몰라.
- 좋은 사람들이 할 수 없는 일을 이런 내가 대신하는 건지도 모르지.
- 이게 아마 최선 아닐까.
- 세상엔 좋은 사람이라는 건 없고 올바른 결정이라는 것만 존재할지도.
- 널 살려두는게 후회가 될까, 아니면 죽이는 것이 후회가 될까.
- 앤드류, 내가 옳은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봐.


리스의 눈이 촉촉히 젖어드는 건 이 질문이 벤튼에게만 던지는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그는 스스로 착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고... (눙물) 부득이하게 좋은 사람들이 할 수 없는 (부도덕한) 일들을 "올바른 결정" 에 따라 행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자! 그래서 이제 다시 벤튼이 앉은 자리에 핀치를 대응시키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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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엔 좋은 사람이라는 건 없고 올바른 결정을 내라는 기계만 존재할지도 몰라요.
- 하지만 프로그램은 진화하고 기계는 변하게 되죠.
- 그렇다면 기계를 켜놓는 것이 후회가 될까요, 아님 꺼두는 것이 후회가 될까요.

Posted by 미야

2012/05/20 22:57 2012/05/20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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