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방 스케쥴이 되면 맥이 빠진다.
우리는 그렇지만 형제들은 때아닌 독서 삼매경에 빠져 있는 건 아닐까.
오른손에 책 쥐고 침대에 모로 꼬아 누웠던 딘이 갑자기 발딱 일어나 샘에게 소리를 지르는 거다.
"너~!! 나는 이때 진짜 심각했는데 넌 뒤로 손가락을 모로 꼬고 있었어?!"
역시나 독서 중인 샘은 더 심각하다.
"자동차 드라이브 나갔다고 거짓말하고 여자랑 뒹굴고 있었던 건 어디에 누구셔!"
"띠발. 너, 진짜로 캐시를 보고 내 여자 취향 나쁘다고 생각했냐?!"
"메디슨 팬티 색깔을 진심으로 궁금해한 형에게 그런 질문은 듣고 싶지 않앗!"
"닥쳐! 형님 몰래 임팔라 타이어에 세 번이나 발길질한 이 못된 놈아!"
"형이야말로 입 다무는게 좋을 걸. 다리나 코만 휘어진게 아니라 똘똘이도 살짝 휘었거든요, 이러고 여차하면 심파티코에게 다 불어버릴 거야!"
적진을 향하여 하늘을 훨훨 날아다니는 페이퍼 북. 지금은 절판된 희귀본.
예언자 척씨의 예지몽은 그래서 두통거리인 거듸.
Posted by 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