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에 새 아파트로 입주해 10년을 넘게 살았는데 그동안 장판 도배를 한 번도 하질 못 했다. 이사를 가면 아깝게 버리고 간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것보단 짐이 잔뜩 쌓인 마당에 가구를 밀고 당길 엄두가 나질 않아서다. 비용 문제 또한 만만치가 않고...
견디다 못해 페인트를 사서 내 방의 창틀과 문지방만 발랐는데 다른 방문과 차이가 나서 엄청 웃긴 모양새가 되었다. 그러든 말든 집은 점점 더 허름해지고, 곳곳에서 가난이 줄줄 흘러내린다. 깨끗하게 사용했다고 자부하지만 10년의 시간 앞에선 무용지물이다. 이걸 워쩐다.
이참에 확 싸지릅시다 건의해봤자 누가 통장으로 거금의 돈을 입금해줄 것도 아니고.
내 방만 장판 깐다고 할 수는 없고.
셀프 데코타일을 알아보니 체력이 모지라고.
그나마 많이 싸지도 않다. 견적만 10만원. 우왕, 왜 이렇게 비싸.
예쁘게 꾸미고 살지는 못해도 반듯하게 하고 살고는 싶은게 큰 욕심은 아니지 않은가.
데코타일을 붙여보자 결정을 내려도 저 거대한 책장을 뭔 재주로 들었다 놓았다 하지.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반코팅 면장갑을 사용해보라고 조언하고 있었다.
빨간색 고무로 코팅된 면을 위로 하게 해서 무거운 가구의 네 귀퉁이에 끼워넣고 밀면 된다나.
그렇게 하면 움직이는지 시험을 해보기로 하고... 일단 반코팅 장갑 두 켤래를 구했다.
움직이면... 지르는 거다.
Posted by 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