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아무도 없나요?" 외쳐봐도 바람 소리만 들려올 뿐. 특수효과랍시고 날아가는(응?) 구겨진 종이.
가끔 상상하곤 하는 그 내용을 다큐멘터리로 만들었더라고요.
그 까닭은 환경오염일 수도 있겠고, 극한에 이른 식량과 식수 부족일 수도 있으며, 전쟁, 혹은 전염병, 외계인의 침공, 소행성과의 충돌 등등,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게 다 원인일 수 있을 겁니다.
아무튼 사람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인류가 일궈낸 도시는 무덤처럼 남았고요.
음... 솔직히 그렇게나 빠르게 문명의 흔적이 붕괴되는 건가 충격이었습니다. 수 천년 전의 건물이나 유물이 아직 지구상에 남아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 모든게 인간의 관리가 필요한 것들이고, “인간 멸종” 으로 인한 유지 보수의 노력이 끝나는 시점부터는 철저하게 망가지는 것 외엔 다른 결과가 없다고 합니다. 부식되고, 썩고, 녹아서 모든게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거지요. 바벨탑을 재현한 듯한 맨하탄의 마천루도 자연적으로 붕괴되어 야생의 숲으로 돌아간다고 해요. 최신형 자동차요? 그냥 바스라지데요. 그리고 그 위를 식물이 빠른 속도로 덮는 겁니다.
결국 지구라는 행성에 골치 아픈 인간이 존재했었습니다, 라는 건 어디에도 남지 않는다는 거지요.
종이로 된 책들, CD, 각종 기록 테이프, 컴퓨터는 아무리 오래 버텨도 100년이면 와장창이고요.
두꺼운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건축물들도 다 소용 없다네요.
창밖을 내다봤습니다. 점심 시간이라서 북잡북잡합니다.
언젠가 티끌처럼 다 사라질 존재라고 생각하니 먹먹하네요.
Posted by 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