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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법

외국 사이트에서 사진 가져온 거 전부 불법인가. (블로그 상단 이미지, 갈아 엎어야 하나 보다. 아니면 도트로 그려버리는 거다.)
프로모 사진을 축소해서 블로그 개인 이미지로 삼은 것도 불법이 되나? 크앙, 오래 전부터 써왔던 저 사진, 무진장 마음에 들어서 내리기 진짜 싫은데.
캡춰 사진은 어떻게 되나. 이쯤되면 덜덜 수준.
배우 사진 절대 못 올리는 건가. 아악, 젠슨~!! 당신 사진 없음 난 의욕상실로 죽어~!!

팬픽션 쓰는 건 눈치껏 보아 위법은 아닌가 보다. 이게 위법이면 덜덜에 하나 더 붙어 덜덜덜이다. 음악이야 평소 취미가 없으니 그나마 다행이고. 그래도 안심할 수는 없다.

특정 애니나 특정 드라마의 팬 사이트 모드로 운영되는 블로그는 당분간 잠수 모드로 항해하는 듯하다. 솜방망이라고 콧방귀 뀌는 사람들도 있고, 파파라치 뜬다며 공포에 질린 사람도 있다. 조금 더 두고 보자는 말도 있고...
네이트 CSI 클럽에선 앞으로 동영상 제공은 하지 않겠다고 해서 파랗게 질렸다.

Posted by 미야

2007/06/29 13:01 2007/06/29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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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먼지야 안녕> 해볼 수 있을까

방 청소는 한 달에 두 번만 해도 제법 잘 하는 거다. 거기다 성격이 그지 발싸개라서 사방에 물건을 널어놓는 버릇이 있고, 침대 위와 아래 그리고 옆으로 항상 책과 만화책이 굴러다닌다. 옷장 위로는 굵은 먼지와 같이하여 비즈통이 벌려져 있고, 컴퓨터 책상 위로는 먹어치운 우유팩이 썩어가고 있다는...;;
닥터 하우스가 스파이를 보내면 <당장 환자에게 초강력 항생제를 처방하도록> 소리가 나올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런 불결한 환경이라니.

A님의 글을 읽고 자극을 받아 <나도 청소라는 걸 해봐야지> 하고 결심했다.
그로부터 10분 뒤에 그 먼지 투성이 침대에 벌러덩 누워 잠들어 버렸다. 옆으로는 대여점에서 빌려온 헨타이 만화 한 권이, 베개 아래로는 손을 차갑게 하기 위한 백수정 문진이, 발 아래로는 벗어놓은 바지가 있었다. 나 도대체 왜 이러니.

아무튼 많이 지치는 작금이다.


* 여름에는 손바닥이 뜨거운게 무척 불쾌하게 느껴지는 법이다. 손으로 팔뚝을 쓸어보면 단박에 얼굴이 찡그려질 지경. 땀이 난 팔은 서늘한데 손바닥은 불바닥이다.
그래서 옛날 귀부인들은 원석을 에그나 타원형 형태로 갈아서 손에 쥐고 있는 것으로 손바닥의 온도를 내리곤 했다고 한다. 손바닥이 뜨거우면 아무래도 거시기한 오해의 소지도 있을 것이고... (무슨 오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으려는 나름대로의 배려라고 한다.

문 : 그럼 정말로 수정 같은 걸 쥐고 있음 손바닥 온도가 내려갑니까?
답 : 거의 내려가지 않아요.


아쉽지만 그렇다. 인간은 항온 동물이고, 기를 쓰고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려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기분 좋게 서늘한 감촉은 곧 미적지근한 느낌으로 변질되고, 결국 손에 쥔 돌은 펄펄 끓기에 이른다. (36.5도의 체온으로 덥혀진 돌은 매우 뜨겁다) 최초 2분간은 기분이 좋고, 이후로는 돌을 도로 내려놓는게 낫다. 효과적으로 체온을 내리려면 얼음을 쥐고 있는게 가장 효과적이다.

어떤 소설에선 부인과 성관계를 하는데 뜨거운게 싫다고 얼음으로 목욕시키고 잠자리를 갖는 남편 이야기가 나온다. (꺅~ 뵨태~) 하지만 샤워 정도로는 사람 체온이 시원할 수는 없어서 결국 부인은 성적으로 늘 만족을 못한 상황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최후의 발악으로 여자는 몸에서 피를 뺀다. 남편은 부인의 몸이 서늘하다고 매우 좋아하고, 역사상 최강의 섹스를 즐긴다.
하여 다음날 그가 침대에서 발견한 건 정맥을 절개하여 서서히 피를 흘리며 죽어간 마누라였다.

시간에 대한 뉘앙스라 대단히 재수 없었던 책이었는데 당연히 제목, 작가는 잊어버렸다...;;
그치만 저게 이해가 가는 거다. 으, 내 손바닥... 기분 나쁘게 뜨거워.

Posted by 미야

2007/06/29 09:41 2007/06/29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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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윈체스터 브라더스의 퇴마 여행기 드라마 Supernatural 팬픽입니다. ※


시체는 물론이고 신발 하나 나오지 않았으니 경찰관들로서도 더 이상 할 일이 없었을게다. 조 와이저의 차는 일찌감치 견인된 상태였고, 술주정뱅이가 둘씩이나 땅으로 꺼진 장소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깨끗하게 정리를 마쳤다. 주의깊게 좌우를 살피던 샘이 이쯤이라고 미리 언질을 해주지 않았다면 그대로 지나칠 뻔했다.

차에서 내린 딘은 무슨 의식을 치루듯 주머니에서 꺼낸 코인 하나를 던졌다가 손등으로 그걸 받았다. 햇빛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는 자유의 아줌마가 - 여신이 위를 향해 있었다.
우리에게 행운을. 아무 것도 아닌 사실에 의미를 부여하며 숨을 가다듬었다. 구름 한 점 없는 새파란 하늘을 한 번 쳐다보고는 도로를 따라 100m 가량을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지루하기 짝이 없는 간선 도로의 평범한 일상은 끝도 없이 길게 펼쳐졌다. 담배 꽁초와 같은 약간의 쓰레기, 그리고 흙먼지가 전부다. 완만하게 경사진 언덕을 따라 한동안 빗물 구경을 못해 누렇게 타들어간 잡풀들이 제풀에 지쳐 벌러덩 누웠다. 간혹 녹색을 띄고 있는 부분도 보였지만 상태는 그리 썩 좋아 보이진 않았다. 죽어가는 풀에서 자동차 배기 가스 냄새가 심하게 났다. 아무래도 부근으로 비 소식이 끊긴게 제법 지난 모양이었다. 씻겨 내려간게 없을 터이니 증거를 찾는 사람 입장에선 반가운 소식이었다. 딘은 동생에게 계속 걷자는 신호를 했다.

설마 이대로 발품을 팔아 주 경계선을 벗어나려는 건 아니겠지. 임팔라에 기댄 채 손가락에 담배를 끼고 돌리던 리는 그들이 생각 외로 꽤 먼 곳까지 걸어가자 지친 듯한 힘 없는 미소를 지었다.
『도련님들~! 어디까지 가려고 그래. 여기선 히치하이크가 위법이라우~』
간혹가다 딘은 제자리에 멈추어 서서 뭔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곤 했는데 그때마다 강아지처럼 따라붙은 샘이 쭈그리고 앉아 맨손으로 흙을 만졌다. 의견을 교환하며 주의깊게 돌을 고르는 모습이 어쩐지 바닷가에서 조개 껍질을 줍는 아이를 연상시켰다. 두 사람 다 표정이 그리 즐거워 보이지 않는다는 점만 빼면 한낮의 소풍을 즐기는 정겨운 가족이었다.
리의 부르는 목소리에 반응하여 샘이 뒤를 돌아다 보았다. 스프링 장치가 달린 장난감 목각 인형처럼 갸웃거리는 모양새가 귀여웠다. 어쩐지 손을 흔들어 주어야 할 의무감을 느꼈다. 리는 본능에 따라 재빨리 팔을 들었다. 허나 괜한 짓이었다. 그 즉시 샘의 표정이 잇몸을 드러낸 살쾡이가 되었다. 행실 고약한 의붓 엄마따윈 필요 없다며 얼른 등을 돌렸다. 그리고는 자기 형에게 바짝 다가갔다.
『그라요. 나는 마음씨 고약한 신데렐라 계모예요. 맘대로 미워하라지.』
어색하게 팔을 내리면서 리는 조그만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덤불 속으로 몇 발자국 들어갔다 나온 딘이 겉옷 주머니 속으로 깊숙이 손을 찔러넣었다.
『어디를 봐도 급정거를 한 흔적이 안 보여. 공갈 자해단처럼 지나가는 차량 앞으로 무작정 뛰어들지는 않았나봐.』
계속해 보라는 시늉을 하며 리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
딘은 그녀가 의외로 담배를 자주 피운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니코틴의 악취가 전혀 나지 않는다는 점에 놀랐다. 달콤한 화장수를 아무리 많이 뿌려도 체취에 섞인 담배 냄새는 그렇게 쉽게 감추어지지 않는 법이다. 그녀의 살 냄새는 맑았다.
『왜 빤히 쳐다보는...』
『미안, 리. 별 것 아니야.』
딘은 서둘러 대꾸하고 다시금 정신을 집중했다.
『흡혈귀 서너마리가 합동해서 길을 가로막은 것 같지도 않아. 시골에선 외지인에 대한 경계심이 도시보다 되려 더 강하지. 술에 엉망으로 취하긴 했어도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걸 몰랐을 리 없으니까 차에서 결코 내리려 하지 않았을 거야. 오히려 눈치껏 후진해서 뒤로 내빼려 했을 걸. 그랬다면 어느 정도의 실랑이가 있었을 것이고, 세워진 차는 문짝이 박살났어야 옳아. 하지만 발견된 차량의 외견은 깨끗했지.』
『좋아, 탐정 나으리. 지금까지 추리한 내용을 토대로 범인이 누구인지만 지적해줘.』
『사내 자식 둘이 자진해서 차에서 뛰어내릴 일이 뭐가 있겠어. 뻔하잖아. 여자야.』
미인계... 꽤나 고전적인 방법이다. 동시에 실패할 확률이 적은 작전이기도 하다.
리는 동의를 표시하며 연기를 깊게 빨았다.

딘이 반대편 차선을 턱짓으로 가리켰다. 새카만 어둠 속에서 본네트 뚜껑을 올리고 선 가공의 차량을 상상해보는 것 같았다. 설명하는 눈빛이 날카로웠다.
『자동차가 움직이지 않는다, 내지는 기름이 떨어진 것 같다 하면서 수척해 보이는 젊은 여자가 도와달라고 하는 거야. 조 와이저는 별 생각 않고 차를 세웠고 여자에게 접근했겠지. 여긴 외지고 어두운 곳이니까 곤경에 처한 아가씨를 순수하게 도우려는 선의만이 아니라 나쁜 마음을 먹고 다가갔을 수도 있어. 십중팔구 전화가 있는 주유소까지 태워다주겠다고 하면서 슬그머니 엉덩이를 문질렀을 걸.』
그런데 예기치 않은 일이 벌어진다. 여자의 얼굴에서 겁에 질린 표정이 사라지고 대신 교활한 사냥꾼의 본성이 드러난다. 아차 하는 사이에 분위기 역전이다. 송곳니를 드러내고 공격 자세를 취하는 뱀파이어 앞에선 키와 몸무게의 이득은 그다지 도움이 되어주지 않는다. 술에 취해 반사신경이 느려졌다는 핸디캡도 있겠다, 혼비백산한 다니엘 크로포드와 조 와이저는 그리 멀리 달아나지도 못했을 것이다. 제압당하는 건 그야말로 순식간이다. 홈런 한 방 치려다 졸지에 저승 사자와 통성명 절차에 들어간다.

리가 담배를 든 손으로 둥글게 원을 그렸다.
『오케이. 만약 네 말대로라면 공격에 가담한 그룹의 인원수는 그리 많지 않았을 거야. 여긴 사방이 확 트여서 아무리 밤이라고 해도 몸을 낮추고 매복하기엔 그리 썩 좋은 장소는 아니거든. 도로 가장자리로 배수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수풀로 뒤덮힌 가파른 비탈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 미끼 역할의 여자 말고 기껏해야 두 명 정도 더 있었을 거야. 그보다 숫자가 많으면 바로 의심을 샀을테니 상대를 속이기 어려웠을 거다. 뭐, 그래봤자 확실한 증거가 없다면 이 모든 건 정황에 불과한 것이고... 이빨은 찾아봤어?』
바야흐르 숙제 검사의 시간이었다. 선생님은 필통에서 빨간 색연필을 꺼내들었고, 딘은 이거겠거니 하고 모은 잡동사니를 손바닥에 올려놓고 보여주었다. 두 개는 짙은 갈색이었고, 나머지 셋은 밝은 황색이었다. 모양은 모두 뾰족하고 단단했다. 딘의 얼굴로 얼핏 불안의 빛이 스쳤다.

그녀는 립스틱이 가장자리에 묻은 담배를 구석으로 던지며 짧게 말했다.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은 없지.』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모두가 꽝이라는 소식에 딘은 아무 말 없이 손바닥을 털었다.
그의 아버지가 순찰차가 우굴거리는 장소를 더듬어 뽀얗게 빛나는 이빨을 찾아냈던게 생각났다. 날고 기어도 뛰어넘을 수 없는 벽이라는 건 바로 이런 걸 가리키는 것일지도. 딘은 손바닥으로 콧잔등 아래를 문지르며 애써 실망감을 감췄다.
도대체 뭐가 문제인 걸까. 집중력? 판단력? 그것도 아니라면 압도적인 경험의 차이?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 뱀파이어 이빨 하나 제대로 찾지 못하는데 과연 샘을 안전하게 보호해줄 수 있을까. 아버지도 돌아가셨으니 샘을 지키는 건 온전히 그의 일이다. 지금과 같아선 안 된다. 보다 더 잘 해야 한다. 정말 잘 해야 한다.

리가 은근슬쩍 고개를 가까이 들이밀었다.
『그 정도로 실망할 건 없다. 제대로 하고 있어, 넌.』
짐짓 밀어내며 강하게 반박했다.
『멋대로 짐작하지 마. 내가 언제 실망했다고 그래.』
그녀가 눈을 가늘게 뜨고 웃었다.
『Good. 좋은 자세다.』

뾰족한 부츠 뒷굽으로 땅바닥을 푹푹 헤집으며 밝게 말했다.
『어쨌거나 이게 다 흡혈귀들의 소행이라고 치자. 녀석들이 이곳에서 한 탕 해치우고 다른 주로 떠났다면 그건 곧 나의 일이지. 반대로 놈들이 버려진 농장 같은 곳으로 숨어들어가 한동안 은둔을 하려 한다면 그건 너희들과 어떻게든 관련되었을 일이 되어버려. 자, 어떠냐, 샘? 넌 어느 편이 마음에 들지?』
샘은 아빠가 좋으냐, 아님 엄마가 좋으냐는 질문에 단호히《럭키 참스》라고 대답할 아이다. 그리고 엘모와 빅 버드 (* 세서미 스트리트의 캐릭터) 중에 뭐가 더 마음에 드냐는 질문엔《형》이라고 답할 거다. 딘은 동생이 입을 열기도 전에 그 대답이 무슨 내용일지 짐작이 갔다. 아니나 다를까, 샘은 배반하지 않았다.
『둘 다 싫어요. 전 이게 정신 나간 술주정뱅이가 도랑에서 굴러 다리를 분질렀다는 줄거리였음 좋겠어요.』
리는 흙을 이리저리 걷어차는 동작을 멈추고 쯧쯧 혀를 찼다.
고의는 아니겠으나 얼마쯤 비꼬는 기색이 섞여 있었다.
『그거 미안하게 됐군, 샘. 네 희망은 아무래도 물 건너간 것 같거든.』
허리를 짐짓 구부리고 진한 홍차 빛깔의 작은 조각 하나를 주워들었다. 햇살에 이리저리 돌려보자 뱀의 독니처럼 반투명하게 자르르 윤기가 돌았다. 가운데로 구멍을 뚫어 줄에 묶으면 그대로 장신구로도 사용할 수 있을 것도 같다. 물론 그 전에 기분이 나쁘다는게 문제겠지만 말이다.
『가엾은 술주정뱅이들... 어딘가에서 피를 좍좍 빨리고 있겠군.』
그렇게 혼잣말을 중얼거린 리는 종업원에게 팁 건내어주듯 발견한 이빨을 샘의 셔츠 주머니 속에 찔러 넣었다.

피해자를 살려두는 건 아무리 길어봤자 사나흘이다. 피에 대한 갈증과 굶주림이 심하면 짧게는 하루만에 시체로 만들기도 한다. 리는 가만히 날짜를 헤아렸고, 고개를 조용히 가로저었다.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하는 그 모습에 샘은 안달이 났다.
『잠깐만요. 그러지 마요. 우리가 서두르면 구할 수 있을 지도 몰라요.』
『샘? 이걸 아셔야지. 우리는 왕 모기를 때려 잡는게 아니야.』
『왕 모기가 아니니까 그러는 거예요. 아직 그 두 명은 살아있을지도 모르잖아요.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상태라고요. 그러니 어서 뱀파이어 소굴에서 무사히 구해낼 궁리를 해야죠!』
『이봐. 넌 그 두 사람의 목숨이 네 목숨보다 소중하든? 꼬맹아, 위기에 처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이것 하나를 반드시 지켜야 해. 그게 뭔지 알아? 그건 내가 위험에 처하지 않아야 한다는 거야. 남에게 밥을 먹이기 위해 내가 굶주려서야 되겠니.』

순간적으로 얼굴을 어찌나 찡그렸던지 샘의 얼굴이 주름 투성이로 변했다.
『그게 어떻다는 거죠. 우리들이 하는 일은 푹신거리는 방석에 앉아 달콤한 과자를 먹는 종류의 일이 아니예요. 제기랄! 우린 헌터라고요!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늘 그렇게 해왔어요.』
『오호, 그러셔.』
대꾸하는 리의 목소리가 협박조로 낮아졌다. 뱀이 머리를 쳐드는 속도로 손가락을 세웠다. 너무 빨라서 움직임이 잘 보이지도 않았다. 신장이 거의 2m에 달하는 샘을 노려보며 지시하는 태도를 갖췄다.
『그래서 이번에도 그렇게 하시겠다? 예전엔 그랬을지 몰라도 지금은 안돼. 잊지 마. 뱀파이어에게 보복 위협을 받고 있는 건 내가 아니라 너희들이야. 너희 두 사람은 지금 당장 차를 몰고 주 경계선을 넘는게 좋겠다. 나는 하루나 이틀 정도 이곳에 남아 다른 뱀퍼에게 이곳의 일을 인계하기 전까지 상황을 살피마. 자! 빨리 움직여!』

행동의 차이는 두드러졌다. 딘은 명령에 반응하여 곧장 임팔라를 향해 돌아섰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샘은 손을 쥐었다 폈다 하면서 제 자리를 지켰다. 이마 정 중앙엔 푸른 힘줄이 사정없이 솟아 있는 상태였다.
딘은 조금도 움직이려 하지 않는 동생을 향해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샘.』
『어째서야? 왜 형은 저 여자가 하자는대로 하는 거야?』
『그녀가 전문가니까.』
『형! 우리도 전문가야!』
『그만 둬. 확률적으로 그 두 사람은 이미 시체가 되었을 거다.』
『그건 아무도 모르는 일이야. 그까짓 숫자로 그들의 생사 여부를 성급하게 결론짓지 말아. 게다가... 이런 말 하긴 진짜 싫지만 형은 산수도 잘 못 하잖아.』
산수도 못 한다는 말에 딘은 울컥했다.
『왜 이래. 5 더하기 8의 답이 13이라는 걸 내가 모를 걸 같냐?! 이러지 마. 우리가 이곳을 떠나는게 좋겠다는 리의 말은 대단히 합리적이야.』
『흥. 그럼 내 행동은 비합리적이고?』
『새미! 그렇게 똥 밟은 소처럼 뒷걸음질 치지 말고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 네가 위험에 빠진 사람 전부를 구원하고 싶어 안달이라는 건 잘 알고 있지만 난 이건 아니라고 봐. 일에는 우선 순위라는게 있어. 그러니까 내 말은...』
다 듣지 않고 샘은 악을 썼다.
『형에게 실망이야!』

딘은 심한 불쾌감에 어쩔 줄을 몰랐다.
나에게 실망이라고? 지금 나에게 실망했다고 그랬어?
판단하는 능력과 생각하는 힘을 완전히 잃어버리기 전에 딘은 동생을 다그쳐 보기로 했다.
『샘! 닥치고 차에 타. 빨리!』
여기서의 문제.
샘은 그 대단한 존 윈체스터마저 어쩌지 못한 고집불통 아들이라는 거였다.
역시나. 동생은 도리질했다.

Posted by 미야

2007/06/28 01:29 2007/06/28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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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즈 2007/07/04 11:09 # M/D Reply Permalink

    ㅋㅋㅋ강아지처럼 따라붙은 샘이 쭈그리고 앉아 맨손으로 흙을 만졌다. 아...상상만 해도 귀엽습니다...형에게 바짝 붙어서 강아지처럼 따라 다니는 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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