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이 방전되는 나날이 계속되다 보니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질 지경인데 청소는 물론이거니와 벗은 옷 정리조차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불을 환하게 켜는 게 싫을지경. 방구석이 완벽한 쓰레기통이다.
정리정돈의 필요성이 목구멍까지 차올랐기에 버릇대로 대형 수납박스를 검색하다가 머리를 부여잡는다.
수납박스가 문제가 아니라... 버려야 한다.
못 입는 옷가지에 낡은 가방, 써본 적 없는 매니큐어 세트에 취미생활 한다고 쌓아둔 자수 세트까지. 지랄났다.
이대로라면 걍 새 집으로 이사를 가서 다시 쓰레기를 쌓아놓는게 더 쉽겠다.
허나 로또 1등에 당첨되지 않는 이상 헛된 망상이다.
하루에 하나씩 버리라는 전문가의 조언을 떠올리고 요즘 다시 버리기 챌린지를 시작했다.
그제는 낡은 티셔츠 하나를 버렸다.
어제는 오래된 화장품을 버렸다.
오늘은 음... 뭘 정리할까?
방안에 물건이 많으면 지나치게 많은 시각적 정보를 뇌에 보내게 되고, 이를 처리하면서 피로가 누적된다나 뭐라나.
그런데 진짜 수납박스 큰 거 하나 사서 전부 집어넣고 나 몰라라 하고 싶다.
정리하는 거 어렵다.
Posted by 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