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의 두 사람의 대사를 읽어보자.

[하지만 이 예금 인출 전표는 어딜 봐도 제대로 된 것 같구먼. 도장도 이렇게 잘 찍혀 있지 않는가. 찾고자 하는 2천만원 금액도 정확하게 적혀져 있네.]
[하지만 그 전표에는 예금주의 이름으로 홍길동이 적혀 있다네. 고길동도, 박길동도 아닐세. 사람 웃기려고 한 농담 치곤 재미 없지 않나.]

이 대사를 일본인이 들었다면 상황이 이해가 갈까?
아니라고 본다. 우선 이 대사를 이해하려면

- 홍길동은 옛날 이야기 속의 주인공이지만 대한민국의 문서 서식의 예제에 흔하게 나타나는 이름이기도 하다 - 라는 걸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 일본인이나 독일인, 네덜란드인이 홍길동 이야기를 꿰차고 있다고 보기엔 어려우므로 위의 두 사람의 대사엔 필시 주석이 붙어야 한다.

[광골]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런 식이다.
반혼법은 그렇다치고, 고야산의 스님이라던가, 아마테라스 오미카미라던가, 다케미나카타, 신무월(神無月) 같은 걸 한국인이 줄줄 꿰차고 있을 리가 없잖는가! (버럭)
주석을 읽어도 이해는 가지 않고, 본편의 줄거리와는 별도로 등장인물들의 이야기 접수는 사실상 난해함을 넘어 세키구치가 동경하는 [저 세상]이다...;;

10월 2일에 책을 빠르게 받아보고 좋아라 날뛰던 것도 잠시, 읽다가 졸다가 하면서 어렵게 넘어가고 있는 중이다. [우부메의 여름]이나 [망량의 상자]가 그랬던 것처럼 삼세판 반복해서 읽으면 머리에 접수가 될 거라고 소박한 꿈을 꾸어본다.

아울러 교고쿠도는 책을 사러 출타하여 상권엔 거의 나오지도 않는다.
200페이지 가까이 넘겼는데도 여전히 도입부라는 이 미치는 상황... 을 가까스로 넘겼더니만 이번엔 우리의 신주님은 다케미나카타가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혼을 빼먹고 계신다.
에잇. 레이지로 탐정 나으리처럼 [온카메군 출진~] 을 외치곤 이불을 뒤집어쓰고 눕고 싶을 지경.



PS :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내용을 적으면 안될 것도 같지만... 에라, 난 모른다. 하여 적는다. 여하간 내가 아는 한 반혼술에는 여러 재료가 필요하지만 대표적인 것으로 비상과 별꽃잎, 그리고 젖이 필요하다고 들었는데 (무려 젖인 것이다!) 우리의 신주님은 그걸 어디서 구했다고 했을꼬? 수중엔 없는데 일단 얼굴에 철판 깔고 [내 손에 재료가 있소이다] 라고 했을까? 아니면 내가 알고 있는게 틀린 걸까.

Posted by 미야

2006/10/09 10:57 2006/10/09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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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igy 2006/10/09 12:35 # M/D Reply Permalink

    아앗, 한동안 신간 소식 챙기는 것을 잊고 있었는데 나왔군요!
    올려주신 그대로라면.. 아이고, 오랜 만에 책 읽다 잠들 것 같아 걱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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