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다

사흘 내내 한 여섯 시간 잤던 것 같군요. 금요일 저녁에 이모부가 돌아가셔서 장례식에 다녀왔습니다. 다른 것보단 장례식장에서 집에 다녀가고 하는게 장난이 아니었어요. 장례식장은 고덕(서울의 동쪽 끝)인데 우리 집은 인천... 지하철 타고 2시간 반. 왕복 5시간. 살려줘.
지병이 있으신 분이시고 칠순도 넘으셨으니까 나름대로 호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상한건지, 아님 이게 보편적인 건지? 장례식장 밖에 죽치고 앉아있는 다수의 사람들이 죄다 이모의 아들, 외삼촌의 딸, 그 딸의 딸...;; 부계는 안 보이고 모조리 모계. 얼쑤.

아무튼 시신을 수렴하고 입관하는 걸 보면 참 싫다는 생각이 듭니다. 칭칭 동여매는 건 답답해 보이고, 손발을 싸는 건 또 왜 그런 건지. 베옷은 거칠어 보이고, 불편해 보여요.
저는 늘 덮고 자던 이불을 관에 깔고, 베개에, 평상복에, 편한 운동화에, 안경 쓰고 가고 싶습니다. 그런데 시신엔 안경을 안 씌워주더라고요. 안 보이면 어쩌라고.

입관하는 방 유리창에 물 흐른 손바닥 자국이 있더군요. 울다가 손바닥으로 얼굴을 비비곤 유리창을 팡팡 때린게 고스란히 보이더라고요.
장례식장 가는 건 그래서 참 끔찍합니다.
보너스로는 넋 나간 듯이 앉은 정체불명의 X라는 것도 있고.
그리고 지루함을 잊기 위해 천진난만하게 뛰노는 어린 유족들도 있죠.
피곤한건 둘째고 그 덕분에 머리가 다 쾅쾅 울려요.

Posted by 미야

2006/10/30 12:34 2006/10/30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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