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마에다 건설회사라는 곳으로 환타지 영업부라는게 있다고 한다.
귓동냥으로 들은 이야기로는 마징가Z의 비밀기지 수영장 (← 하수종말처리장을 닮았다는게 더 정확할 것도 같다)을 지었다고 한다. 그렇게 알고 있었다. 아닌 듯하다. 지었다는 거야, 안 지었다는 거야.
그러다 최근들어 이 엄한 건설회사 영업부에서 은하철도 999의 발차대를 건설한다는 이야기를 다시 들었다. 그렇게 알고 있었다. 아닌 듯하다. 도대체 지었다는 거야, 안 지었다는 거야.
출근 시간에 임박하여 발을 동동 굴러대며 “앗시오, 열쇠~!! 앗시오 핸드폰~!!”을 외쳐대는 불쌍한 중생이다. 그래봤자 출신 성분이 머글이라 손아귀로 열쇠와 핸드폰이 자동으로 떨어지지도 않는다. 물건이 어디에 굴러다니고 있는지조차 헷갈리는 마당에 마에다 건설에서 정말로 마징가Z의 비밀기지를 건설했는지 알게 뭐람. 이 나이가 되면 모든게 아리송하게 되어버리는 법. 강박사인지 남박사인지, 그것도 아니면 최박사인지조차도 정확하지 않은 마당에 뭘 바라.
그렇다고 해도 은하철도 999다. 칙칙폭폭 레일 위를 달려가다 무슨 마법처럼 허공으로 붕 떠서 우주로 날아가는 기차를 떠올리자 “이거, 끝내주는데!”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지상으로 은하철도 999의 발차대가 건설되는 거다. 물론 기차가 우주로 발진하는 걸 바란다면 나사에서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터이니 레일 꼭대기까지 증기 기관차가 올라가는 것만으로 만족해야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로망 아닌가. 금발의 메텔이 창밖으로 손을 흔들어주는 거다. 지구상의 모든 철이, 폭포수 같은 눈물을 흘리다 말라 죽으리. 승차권을 꼭 구입해서... 죽더라도 꼭대기까지 올라가자.
아, 그런데 이게 정말로 건설하는 건 아닌가 보다. 카더라 소식통에 의하면 발차대의 각도가 무려 20도에 이르고, 높이가 99.9미터라고. 빌딩이면 모를까, 철근 콘크리트의 슬림한 구조물이다. 바람 불면 그 옆으로 가까이 서지 않는게 좋겠다.
어쨌든 야심만만하게 만들 수는 있어 회사에서 제시한 견적 금액이 37억엔이란다. 공기 예정 3년 3개월. 우리나라 금액으로 환산하면... 어레. 요즘 환율이 어뜩케 되지? 걍 15배 하면 되나?
Posted by 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