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맞이 대청소 (말로만)

수라장이 되어버린 집안을 깨끗하게 정리정돈을 하고 싶다고 마음을 먹었다?

전문가들은 그럴수록「필요 없는 물품은 과감히 버리시오」라고 조언한다.


- 불가능


쓰레기통을 꽉꽉 채워넣는 취미(...)를 가진 사람에게 너무나 가혹한 일이다.

물건을 버려? 좋다 이거야. 쓰레기를 버리는 일엔 자신 있다고 - 만만하게 외쳤다가 더헙 소리를 내고 바닥에 소복히 주저앉고야 만다. 언젠가 쓸 일이 있을 것만 같은 잡동사니를 아깝게 왜 버려. 실뭉치, 비즈 재료들, 미니어처 티세트, 실바니안 패밀리 세트, 이게 과연 재생이 될까 싶은 카라안의 모차르트 교향곡 연주 테이프, 구멍난 팬티 스타킹, 100년은 썩은 화장품, 각종 메모지, 쓰지도 않은 2007년도 다이어리, 찌그러진 폼보드, 하드보드지, 금분와 안료, 굳어버린 매니큐어 30개, 냄새 지독한 인형 쿠션과 엄마가 징그럽다고 야단치는 곰돌이 인형, 만화책에서 뜯어낸 설정집, 인쇄를 하다 만 기록물, CD, 펜촉, 색 조약돌, 지점토로 완성시킨 인형의 머리, 정체가 짐작도 가지 않는 금붕어 모형.......... 칵 소리를 낸 뒤에 잡동사니 정리는 포기하고 책장으로 눈을 돌렸다. 이중 삼중으로 쌓였다. 버려? 못 버려.

그러면서 대형 책장을 추가로 더 구입하고 싶어 안달이 났다는 거듸.


안에서 적병의 침입에 대비한 성채를 쌓고 있는 거냐 주변에서 난리다. 공간박스 탓에 문이 절반밖에 안 열린다.

물건을 버리긴 버려야 하는데. 쓰레기봉투를 사다놓고 끙끙거리고만 있다.


그래, 결정했어. 오늘은 안 쓰는 펜촉을 버릴 거야. <- 그런다고 정리가 될 것 같진 않지만.

Posted by 미야

2009/05/12 16:02 2009/05/12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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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elsra 2009/05/18 01:31 # M/D Reply Permalink

    저하고 조금 비슷하시네요. 저도 뭘 못 버리고 쌓는 타입이라 금새 집이 엉망이 되요. 그렇다고 새로 사들이지를 않는가 하면 엄청 사들이기도 하고... 드래곤 라자 양장본 사고 싶다고 했더니 엄마가 지금 있는 책 중에서 그 권수만큼 버리면 허락해주겠다고... 나이 먹을만큼 먹었지만 둘 곳 없이 짐을 쌓아놓은 죄 때문에 뭐 하나 사려면 허락을 꼭 받아야 하네요. (눈에 잘 안 뜨이는 건 몰래 산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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