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우면 살인도 나는 것이다

날씨가 무더우니 차가운 차가 좋아진다.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차게 녹차를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두곤 하는데... 뒤돌아서면 없다. 누가 먹어대는 거야, 진짜!
먹는 거 갖고 짜증부리는게 가장 치사하다. 그치만 "가져다 바치는" 입장이 되면 꼭지 돈다. 냉커피 여섯 잔 분량을 타서 "빨리 차가워져라" 마법을 걸고 있는데 얄름 다 먹어버린다고 해봐라. 내가 다방 레지야? 진짜 이런 식으로 바닥까지 싹싹 비우고 "어, 땀 난다" 할 거야?
냉동실에 넣어둔 아이스크림을 "이거 나 먹어도 되지?" 하면서 슬그머니 가지고 나가버린다.
찐 옥수수를 봉투에 넣어 쟁겨뒀더니 다음 날 안 보인다.
초코렛 봉지를 선물받아 냉장고에 넣었는데 봉지 채 사라졌다.
최소한 세 번 먹었으면 한 번은 자기가 알아서 채워넣는 센스라는 걸 가져봐라.
너무들 뻔뻔하게 남의 걸 게걸스럽게 먹어치운다.
유혹을 떨쳐내기엔 날씨가 덥다는 건 안다.
그치만 진짜 정나미 떨어진다.
손님 접대용으로 만든 아이스티를 벌컥대는 걸 보고 두손 두발 다 들어버렸다.
그래. 이제부턴 이열치열, 뜨거운 차만 준비해주지.
한국 남자들, 뻔뻔하다. 결혼해서 챙겨주고픈 마음 절대 안 생긴다.

Posted by 미야

2006/08/09 22:49 2006/08/09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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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kr 2006/08/13 19:41 # M/D Reply Permalink

    헉헉헉 설마 누가 그랬는지 안드러난건 아니겠지요? 한두번이 아니잖아요. 글만 읽는데도 얄미움이 모니터밖까지 느껴집니다. 하나도 치사하지 않아요! 자기만 쏙 빼먹는게 얼마나 얄미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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