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인생에서 이번이 4회차인가 아마 그럴 거다.
걍 대놓고 말해 굶고 있다. 운동 같은 건 못 한다. 걷기만 해도 고관절이 나가는 몸뚱이다.
하루 한 끼 일반식으로 식사를 한다. 토마토 죽만 먹거나 티스푼으로 고양이 밥 먹는 건 이 나이로는 무리다. 참을 수 있을 정도로만 굶는다. 그래서 믹스 커피도 한 잔 마신다. 평생 끊을 것도 아닌데 먹어줘야지.
살을 빼야겠다는 생각보다는 굶어서 뒈지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컸다.
베란다 밖으로 뛰어내리는 건 내겐 불가능했다. 겁이 났고 마지막 방아쇠가 안 당겨졌다.
그래서 곡기를 끊으면 죽는다는 옛 말을 떠올리고 밥을 안 먹었다.
신기한 일인데 공복 상태가 오래되니 조증 상태가 되더라. 약간의 흥분상태, 충동의 제어가 되지 않음, 신 나서 인터넷 쇼핑을 하고, 뭔가에 홀린 것처럼 안절부절 일어났다 앉았다 난리를 쳤다.
그렇게 5주차가 되자 살이 약간 빠졌고 꽉 끼던 브래지어가 헐렁해졌다.
집에 체중계가 없어 얼마나 체중이 내려갔는지 수치로 알 수는 없었다.
그래서 줄자로 허리둘레를 재보고... 꽥 기함했지. 열러분? 한국에서 여성의 비만 기준은 허리둘레 86cm랍니다. 난 당연히 100cm가 넘는다고. 86cm면 초 날씬이야. 그런 기록은 가져본 적이 없어. 정상까지 얼마나 줄어들어야 한다는 건가 줄자로 확인하고 집어 던졌음. 목표가 넘사벽이라 기가 죽었다.
20대 시절 단식으로 살을 뺐을 적에도 몸무게는 69kg 아래로 내려가지 않았다. 바지 사이즈는 30인치.
28 사이즈를 입고 싶었는데 머리카락이 왕창 빠지는 게 무서워 밥을 먹기 시작했더니 요요가 왔지비.
아무튼.
공복일 때 왜 조증 상태가 되는지 여전히 잘 모르겠는데 내 몸에는 긍정적인 거라 생각한다.
항상 아팠는데 통증 느끼는 것도 덜해. 이번 달 진통제를 정말 조금 먹었어.
신장이나 간의 컨디션은 왔다 갔다 하는 중이다. 몸이 붓고, 소변에 약간의 거품이 생겼다 없어지고, 그래서 이번 혈액검사 결과를 봐야할 거 같다. 최악은 넘긴 건 맞는데 몸의 장기들이 여전히 피켓 들고 태업을 하는 그런 느낌이다. 덜그덕 힘들게 돌아가는 낡은 선반 기계 닮았음...
Posted by 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