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학교의 시간은 멈춘다, 아직 2권 중반부까지밖에 진도가 안 나갔습니다.
읽고 싶어요! 나에게 제발 시간을 달라!
다만 기대했던 호러물이라기 보다는 성장물처럼 보여서 그게 실망입니다. 무시무시한 요괴가 나와주어야「손안의책」출판물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뭐, 출판사 측에서는「저희는 결코 요괴 전문 출판사가 아닙니다」라고 주장을 하고 있지만. 믿으니까 출판사 이름만 보고 책을 덥썩 구입을 하죠.

어쨌거나 전 권을 다 읽지 않은 관계로 줄거리 파악조차 되지 않았으니 책의 느낌에 관한 자세한 이야긴 할 수 없고요. 요즘 생각하는 건 이겁니다.

한 건물에 갇혔습니다. 나를 가둔 것은 인간이 아닌, 어떤 초인적인 힘입니다. 2층 창문은 열리는데 1층 현관이나 창문은 죽었다 깨어나도 열리지 않습니다. 유리에 반사되는 건물의 외관을 살펴보니 예전엔 있지도 않은 4층과 5층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온 건물을 뒤져도 윗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이 보이지 않습니다. 급한 마음에 천장에 구멍을 뚫어보고자 합니다만, 의자로 내리쳐도 창문이 깨지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천장에 흠집 하나 낼 수가 없습니다.

이때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이곳으로 나를 불러온 사람이 다시 밖으로 내보내줄 때까지 기다린다」라는 소극적 태도가 가장 안전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책에서는 인물들이 비슷한 자세를 보입니다) 저는 무슨 수를 쓰더라도 밖으로 나가고 싶어서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해낸 방법은 이것입니다.
2층 창문은 열린단 말예요? 다만 아래로 뛰어내리면 다리 뼈가 부러지는 것으로는 안 끝나게끔 높이가 제법 됩니다. 그렇다면 저 아래로 임시 발판이라는 걸 만들면 어떨까요. 장소는 학교입니다. 각 교실에서 책상과 걸상을 모조리 끌고와 열려진 2층 창문에서 아래로 집어던지는 겁니다. 한 100개 정도 집어 던지면 △ 모양의 더미가 생길 것이고, 쌓여진 물건들이 어느 정도 높이가 되었다 싶으면 그걸 타고 아래로 내려가는 겁니다. 안전한 발판이 아닌 만큼 다칠 확률이 제법 되겠지만 맨땅에 헤딩하여 머리통이 박살나는 대형사고는 안 일어날 거라 생각됩니다. 해볼만 하잖아요?
그런데 이 책의 등장 인물들은 수상한 학교에서 하룻밤을 그냥 지낸다 이겁니다.

어차피 결계(이공간)이니 탈출을 시도해도 창조자(호스트)가 이를 막아낼 건 뻔합니다. 밖으로 의자를 던졌는데 아래를 내려다보니 흔적도 없다더라, 식의 내용은 가능합니다.
다만 실망인 건, 이들의 탈출 시도가 말이 안된다 싶을 정도로 소극적이라는 점에 있습니다.

누가 이런 공간을 만들었느냐를 밝히는게 먼저일까요.
아님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탈출할 것인가를 궁리하는 것이 먼저일까요.
저는 후자 쪽을 선택했는데요.
일단 닥치는대로 하고 본다는 제 평소 신념이 그대로 드러났다 싶어 웃음이 나오기도 합니다.


PS : 이가 변색된 모양이 아무래도 충치인 듯하여 아침에 의료보험 카드를 찾았더니만 엄마 안색이 싹 달라집니다. 죽을 적에나 병원에 간다고 주장하던 아이가 아침부터 병원에 간다고 하니 정말 죽을 병에 걸렸는가보다 생각하셨나 봅니다. 죽을 병은 아니라고 해도 죽을 맛의 병이긴 하죠. 충치...

Posted by 미야

2006/04/19 10:53 2006/04/19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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