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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느끼는 거지만 계획은 창대하다. 으하하.
최근 약 5년간 책 구입을 거의 하지 않았기에 마음만 먹는다면 책장 정리가 가능하지 않을까 계산기를 두드려보고 있다. 2천권... 이면 제법 승부를 볼 만하지 않겠는가.
라고 생각했다가도 버리는 건 여전히 아깝다. 이사를 갈 적에도 모조리 가지고 가고 싶다.
한편으로는 그게 불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물욕을 내려놓는 건 어렵다.

가격에 비해 그다지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기 힘들다는 상품평도 있다.
사놓고... 엄청 후회할 거 같다. 일단 업체로 스캔 샘플을 보여달라 요청해놨다. 그치만 답변이 많이 늦는다...



왜 나는 주변정리를 시작한 시한부 환자처럼 굴고 있는 건가.
쓰레기가 넘쳐나고 있다. 쓰레기를 치워야 한다. 그런데 내가 쓰레기네? 아 어쩌지.
이대로 가다간 미칠 것 같다. 몸이고 마음이고 경종을 울려대고 있다.
뭔가... 박살난 파편을 내려다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다. 이건 아니다 싶지만 무엇부터 하면 좋을지 판단조차 안 된다.

방 정리하는 법, 방 정돈하는 법, 이러고 인터넷으로 검색해본다.
신박하다 싶은 건 안 나온다.
암튼 대형 플라스틱 멀티박스를 구입하는 건 해결책이 아니라고 그들은 조언한다.
동의는 하는데 말이지... 동의는 하는데.

오늘은 집에 가면 낡아서 쓰지 않는 가방들을 버려야겠다.

Posted by 미야

2023/03/28 15:40 2023/03/2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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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정리를 습관화 하라던데

에너지 부족으로 만신창이인 나날이다.
체력이 방전되는 나날이 계속되다 보니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질 지경인데 청소는 물론이거니와 벗은 옷 정리조차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불을 환하게 켜는 게 싫을지경. 방구석이 완벽한 쓰레기통이다.

정리정돈의 필요성이 목구멍까지 차올랐기에 버릇대로 대형 수납박스를 검색하다가 머리를 부여잡는다.
수납박스가 문제가 아니라... 버려야 한다.
못 입는 옷가지에 낡은 가방, 써본 적 없는 매니큐어 세트에 취미생활 한다고 쌓아둔 자수 세트까지. 지랄났다.
이대로라면 걍 새 집으로 이사를 가서 다시 쓰레기를 쌓아놓는게 더 쉽겠다.
허나 로또 1등에 당첨되지 않는 이상 헛된 망상이다.

하루에 하나씩 버리라는 전문가의 조언을 떠올리고 요즘 다시 버리기 챌린지를 시작했다.
그제는 낡은 티셔츠 하나를 버렸다.
어제는 오래된 화장품을 버렸다.
오늘은 음... 뭘 정리할까?

방안에 물건이 많으면 지나치게 많은 시각적 정보를 뇌에 보내게 되고, 이를 처리하면서 피로가 누적된다나 뭐라나.
그런데 진짜 수납박스 큰 거 하나 사서 전부 집어넣고 나 몰라라 하고 싶다.
정리하는 거 어렵다.

Posted by 미야

2023/03/23 14:41 2023/03/23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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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날에는 케이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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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비싸고 특별한 느낌이겠만 1970년대에는 케이크라는 것이 돈 주고도 먹기 힘든 음식이었다.
있기는 있었다. 버터 냄새는 거의 나지 않고 설탕으로 코팅된 마가린 느낌의... 설사가 예상되는 맛이었지만.
케이크는 오로지 생일에만 먹을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이었다.

그러다 생일에도 먹지 못하는 종류가 되었다. 아버지가 사기를 당해 집이 망했기 때문에 사치를 부릴 때가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철이 없었고 온실 속 공주님처럼 키워져 왜 케이크를 먹지 못하게 되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엄마는 자신의 뱃속에서 나온 딸이 눈치가 없다는 점에 절망하곤 했다.
그래도 자존심 때문이었는지 "우리집은 이제 그렇게 비싼 사치품을 살 여력이 없단다" 사실대로 알려주지 않았다.
나이 만큼의 초를 켜고 축하를 받으며 불을 끄는 일은 이후로 텔레비전에서나 보는 광경이 되었다.
난 그게 억울했던 것 같다. 그리고 머리 한 구석으로 내 생일은 그렇게 축하받지 못할 일이라는 생각이 남았다.

나는 지금도 케이크를 좋아한다. 엄청 좋아한다. 진심으로 좋아한다.
하지만 케이크를 사지는 않는다. 케이크는 특별한 날에만 먹는 음식이니까. 그건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음식이다.
크리스마스 케이크 또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역시 사지 않는다. 그러기에는 어찌된 일인지 부아가 치민다.

출근하기 바로 직전, 엄마가 말씀하신다.
절대로 케이크는 사지 말아.
안다. 이유가 있다. 나에게는 당뇨 증상이 있다. 건강을 생각하자면 먹어선 안 된다.
케이크를 좋아하는 딸이 크리스마스라는 이유로 제과점에 들릴까봐 미리 선수를 치는 거다.
하지만 엄마... 내가 케이크를 산 게 몇 년 전인지 기억해? 저 밑바닥으로부터 울증이 올라온다.

올해도 케이크는 사지 않는다.
당신의 태어남이 나의 기쁨이 되었던 적이 너무 먼 과거입니다.
여느 때의 주말이고 오늘은 영하 13도의 매우 추운 날이다. 옷깃을 여미고 성가신 잡념을 털어버린다.
메리 크리스마스.

Posted by 미야

2022/12/23 10:24 2022/12/23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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