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요청으로 주문한 1,000피스짜리 퍼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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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즐 맞추는데 썩 재밌는 그림은 아니예요. 터치가 불분명하거나 색감이 흐트러져 있으면 "여기가 여긴가!" 이러면서 고민을 많이 하게 되지요.  헷갈린 나머지 조각이 제 위치를 벗어나는 일도 많습니다. 그럴 적엔 잘못 들어간 조각을 다시 빼내서 속칭 "대기자 명단" 에 넣어야 하는데 박힌 돌을 손톱으로 빼다 그림 코팅을 날려먹기도 하니까 달가운 일은 아니지요.

그래도 제가 주문한게 아니라서 (돈은 내가 지불하는데 이건 뭐야!) 여러 달 붙잡고 있었습니다.  변명하자면 지긋지긋한 초록이었고, 도중에 눈병이 심하게 났었습니다. 신품 액자에서 방부액이 스며나왔던 것 아닌가 추측만 하고 있습니다. 염증이 생겨서 얼마나 쓰라리고 쑤시던지 눈 감고 엉엉 울다가 병원에 갔더니 겨우 안약만 처방을 해주더군요. 아파 죽을 것 같은데 항생제 처방 끗. 썩을 돌팔이 같으니라구.

이후로 2달 가량을 방바닥에 팽개치고 나 몰라라 내비둬서 엄마가 화를 벌컥 냈었습니다.
- 딸! 저거 언제 해줄겨!
- 몰러.
- 확 버려뿐다!
- 그러시든지. 뿡!뿡!뿡! (막 나간다)

문제는 방바닥에 쏟아진 퍼즐 때문에 방청소가 어려웠다는 거듸요.
두 달동안 구석구석 쌓인 먼지가 장난이 아닌데 청소기 한 번 돌릴려면 행여나 조각 하나쯤 휩쓸려 사라질까봐 전전긍긍, 머리카락만 대충 집어들고 오늘은 청소 끗, 나중엔 몸이 가려워지더군요.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 이판사판이다 작정하고 놀토인 저번 주에 달겨들어 맞췄습니다.
토요일, 일요일 이틀을 방바닥에 엎드려 여섯 조각이 남았습니다.
제 위치를 벗어난 자식들이 많았나 봅니다. 남은 구멍에 안 들어갑니다.
게다가 남은 구멍이 일곱입니다. 조각 하나가 부족하군요.
청소기~!! 청소기가 하나를 먹어버렸다아~!!

월요일 어제 퇴근하자마자 생난리를 펴댔습니다.
당연히 청소기 분해가 1번. 먼지 봉투에 없습니다. 제기랄!
그렇다고 포기할 수 없습니다. 옷걸이를 펴서 책장 아래를 벅벅 긁어대고, 솜방망이 먼지 털이개로 서랍장 아래를 털고, 침대 밑 물건을 모조리 꺼내보고, 이불도 털었습니다.

안 나옵니다.
패닉에 빠집니다.
다시 조각을 세어봅니다.
하나, 둘, 서이, 너이...

그러다 깨닫습니다.
소풍 간 아기 돼지처럼 숫자를 잘못 센 겁니다. 모서리는 2가 아니라 1로 계산을 해야 하거든요.
그러니까 처음부터 없어진 조각은 존재하지 않았다는 거지요.
..........침착한 척하고.
쿨 하게 (그 난리를 친게 엉뚱한 착각 때문이라고 인정할 수는 없잖습니까) 완성한 퍼즐에 유액을 발랐습죠.

당분간은 초록색은 보기도 싫을 듯.

Posted by 미야

2010/04/27 10:04 2010/04/27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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